위산선사가 생반(生飯:스님들이 공양전에 밥알 몇개를 떠두었다가 공양후 날짐승에게 주는밥알)을 까막까치들에게 주다가 고개를 돌려 앙산을보고 선사가 이르기를
"내가 오늘 저들을 위하여 한차례 상당 설법을 하였노라" 하자
앙산스님이 이르기를
"저도 예(例)를 따라 들었나이다"하니
선사가 이르기를
"들은 것이 무엇이고?" 하자
앙산스님이 이르기를
"까마귀는 까마귀소리를 하고 까치는 까치소리를 하더이다"
선사가 이르기를
"그대는 어째서 빛과 소리를 쫓는고?" 하자
앙산이 이르기를
"화상께서는 요즈음 어째서 빛과 소리를 쫓나이까?" 하였다.
문)서로가 "빛과 소리를 쫓지 않았다"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일러보시지오.
에뜨랑제: 물은 물에 젖지 않으며, 불은 불을 뜨거워 하지 않는다는 것이옵니다.
장군죽비: 가깝기는 하나 정확하게 격외구를 이르지는 못하였소이다.
에뜨랑제: 쪽빛 바닷물은 쪽빛을 품지 않았으며 빗소리 들리나 비(雨)는 토해낼 소리를 머금지 않았습니다.
장군죽비: 하하...그렇기는 참으로 그렇구려. 공안의 理事에 근접한 답이 아쉽구려.
에뜨랑제: 까마귀가 까치소리를 냈다한들 까치가 까악까악 울었다 한들 무슨 상관 있겠습니까.
장군죽비: 까치 까마귀 소리는 그만두고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이 주고 받은 말에서 그 뜻을 일러야 하리다.
에뜨랑제: 좇고 빠질 빛도 소리도 있지 않다 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