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합동분향소 참배를 마치고
하느님도 통곡할 참으로 애석한 참사가 4월 16일 오전 8시 30분에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서 발생한지 18일째가 되는 날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 다녀왔다. 과천과학관에서 해설봉사를 하는 과우봉사단원 여러분과 점심시간을 이용하였다. 4호선 초지역에 도착하니 자원봉사자가 길 양쪽에 서서 길을 안내하고 있었고 길에는 분향소 안내표지를 곳곳에 배치하여 두었다. 분향소 근처에는 수많은 단체에서 애도를 표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근조 또는 애도라 쓴 현수막과 검정 리본위에 노란 리본을 겹쳐단 리본들이 빽빽이 줄을 지어 분향소로 향하여 펄럭이고 있었다. 많은 조문객들 대열에 끼어 한참을 기다린 후 방명록에 “이 세상 모든 일 잊고 편안히 영민하시길” 이라 적고 조문을 마친 후 분향소를 빠져 나오니 대한적십자 봉사단이 운영하고 있는 급식소가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 곳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 왔다.
석가 탄신일인 5월 6일에 합동분향소와 단원고등학교를 다시 찾았다. 분향소는 석가탄신일이라서 인지 전보다 조문객이 훨씬 더 많았다. 분향소에는 현재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193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24명 등 221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고 학부모의 요구로 학생 2명의 위패는 모셔지지 않았다 한다.
오늘도 국화 한 송이를 영정 앞에 헌화하고 조문을 마쳤다. 분향소 주변에는 여러 단체에서 나온 봉사자들이 수없이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슬픔속에서도 희망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였다. 자원봉사는 길 안내, 추도식 리본제작, 청소, 식사제공, 각종음료수제공, 주차 등 전반에 걸쳐 손색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어 단원고등학교로 향했다. 합동분향소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같은 위치에 담 하나를 두고 나뉘어져 있었다. 학교는 공휴일임에도 많은 조문객들이 정문 앞에 차려진 위령제물과 생환을 기원하는 글들로 가득 매워져 있는 곳에서 침통한 분위기로 발 거름을 옮기고 있었다. 위령제물은 과자, 콜라, 요구르트, 과일, 케이크 등 평소 학생들이 즐겨 먹든 음식과 성모마리아 상, 애완용품, 동전 등이 있었다.
담벼락에는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메모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무너무 미안하다’…하늘에서 편히 쉬어…’ ‘얘들아, 내가 같은 동네 살면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어른들 잘못으로 너희들이 희생되었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엄마와 아빠, 그리고 친구들 곁으로 돌아와야해~ ‘학생들아~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소리치며 구해달라 했을까? ‘너무도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아! 사랑한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른들이 미안하다. 잘못했다. 부디 용서해주렴. 수도 없는 애도와 구원의 글들도 가득하였다.
교내 진입은 통제되어 있기에 주위만을 둘러 볼 수밖에 없었다. 단원고 앞에는 공원이 있고 공원 입구에는 작은 동산이 있다. 정자가 하나 있고 나무 그늘 아래 벤치가 여러 개 놓여 있다. 나 이외에도 주민 몇 사람들은 이곳에 앉아 멍하니 단원고 정문을 바라다보며 오지 않을 아이들을 기다리는 듯하였다. 학교는 공휴일이라 텅 비어 있겠지만 어쩐지 쓸쓸하게만 느껴졌다.
안산단원고등학교는 2005년 설립된 학교로서 전체 학생수는 1,376명이고 2학년 10개반 학생은 338명이며 천체 교원수는 80명이다. 지난달 16일 침몰사고로 단원고등학교 탑승인원은 학생 325영, 교사 14명인데 5월 6일 현재 학생 217명과 교사 7명이 사망했으며 학생 33명과 교사 5명은 아직 실종 상태란다. 그러니 2학년 338명 가운데 250명이 사망했거나 실종된 상태이다. 그 학생들 중에는 과학관을 다녀간 학생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애처롭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들의 명복을 머리 숙여 빕니다.
첫댓글 잘 하셨습니다.
조문을 2번씩이나! 잘 다녀 오셨습니다. 통한의 눈물 많이 흘리셨겠네요, 감사합니다.
슬픔의 현장을 잘 소개해 주셨습니다. 눈물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곳을 두 번씩이나 !
이 박사님의 조문기를 읽으며 또한번 울어봅니다. "아들 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잘 다녀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