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농사 시작, 멀칭작업과 그물망 설치
2022년 5월 4일 수요일
음력 壬寅年 사월 초나흗날
오늘부터는 날씨가 조금 나아지려는지 모르겠다.
아침 기온은 여전하 차갑다. 한 사나흘 영하였는데
다행히 오늘 아침은 영상으로 회복하여 영상 1도,
그래도 서리는 하얗게 내렸다. 한새벽에는 영하의
기온이었나? 장기예보에는 일교차가 15도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 기온이 회복되어야만
농사에 지장이 없을 텐데... 아무래도 채소 모종은
20일쯤에나 밭으로 나가야 하지않을까 싶다.
어제는 전날에 아우가 트랙터로 밭갈이와 로타리를
쳐주어 그 다음 순서인 멀칭작업을 해야겠구나 싶어
아침나절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사이에 혼자 슬며시
나가서 멀칭비닐과 삽을 챙겨들고 작업을 시작했다.
작은 밭은 다섯 이랑인데 그 중에 한 이랑은 멀칭을
하지않고 대파를 심을 생각이라서 해야하는 이랑은
네 이랑이다. 아내와 둘이서 하게되면 앞에서 끌고
나가면 뒤에서 삽으로 양옆을 흙으로 덮으면 된다.
혼자서 하려니까 멀칭비닐을 조금씩 끌고나가다가
놓고 삽으로 흙을 퍼서 양옆을 덮다보니 일이 약간
더디다. 두 이랑 반쯤 하고있을 무렵 아내가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장에 묻으러 간다며 나왔다가 혼자서
멀칭을 하고있는 걸 보고는 한 소리하는 것이었다.
"둘이 하면 편하게 하는 것을 혼자하느라 고생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환상의 복식조라며 뭐하는겨?"
그렇게 원망스런 잔소리와 함께 마지막 이랑을 둘이
호흡을 맞춰가며 멀칭비닐을 씌웠다. 확실히 편하긴
하다. 내 딴에는 아내의 수고를 덜어줄 생각이었다.
언젠가 한 해 한낮 더위에 멀칭작업을 하던 아내가
어지럽다고 하여 들어가 쉬라고 했던 기억이 나서
혼자 슬슬 하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 아직은 모종을
심을 시기가 아니라서 급히 해야하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쉬엄쉬엄 혼자 하려고 했던 것인데 아내가
오히려 촌부 걱정을 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큰밭은
꼭 아내와 함께 환상의 복식조 호흡을 맞춰야겠다.
올해부터 야생동물 침입방지용으로 밭가에 쳐놓는
그물망의 위치를 조금 바꿨다. 해마다 쳐놓았다가
늦가을에는 걷어놓곤 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어서
그물망이 조금 많이 들기는 하지만 큰밭, 작은밭을
구분없이 밭전체의 둘레에 고정적으로 쳐놓은 다음
봄, 가을에 출입문이 있는 부분만 그물망을 쳤다가
걷으면 일이 엄청 줄어들고 힘도 덜 들 것 같았다.
그렇게 하면 아우의 트랙터 작업도 쉬우며, 철따라
치고걷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우리의 수고로움
또한 훨씬 덜게 된다. 가능한 모든 일을 손쉽게 할
수 있게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은 꽤 발전적이라서
좋은 것이다. 출입문을 제외한 상당히 길게 쳐놓은
그물망은 이따금씩 점검과 보수를 하면 될 것이다.
첫댓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셨군요.
2022년의 농사가 대풍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촌부님의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 가득하세요.
이제 슬슬 농사를 시작합니다.
모종을 밭에 심는 시기는 아직 한 보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아침으로 내리는 서리가 완전히 그쳐야 하니까요. 그래도 멀칭까지 해놓으면 농사 절반은 한 느낌이랍니다. 감사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풍경 속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촌부님~건강 잘 챙기시며
오늘도 파이팅 하세요
아직 아침으론 쌀쌀하긴 하지만 분명 봄은 왔습니다. 나름 풍경이 글이 되고, 글이 풍경이 되는 그런 일기를 쓰는 촌부가 되려고 노력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