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도기행을 다녀 온지 2주만에 또 서울 나들이로 시골사람의 콧구
멍에 매캐하면서도 매력적인 도시의 바람을 넣으러 갔다. 오늘은 기름값도
아끼고, 여유로운 여행을 위하여 15,6킬로 떨어진 신창역(순천향대역)에
차를 세워 두고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나는 전철을 타면, 거의 항상 과
외로 비용이 더 나간다. 잡상인이 파는 물건을 사거나, 불우한 장애인이
내미는 손을 거절하거나 외면하지 못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번
째는 인삼으로 만든 파스. 전에도 사서 붙여 봐서 효과가 검증된 것이기에
25매 짜리를 거금 3000원에 구입을 하여 누가 보거나 말거나 한장을 꺼
내어 요즈음 계속 고통을 주는 왼 쪽 무릎에 붙이고 점잖게 스마트폰을 만지
고 있는데, 이 번에는 어김 없이 맹인 아저씨가 손에 쥔 조그만 바구니를
좌우로 흔들면서 흰 지팡이로 더듬거리며 지나 가는데 내가 탄 객실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거나 연민의 정이 담긴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 또 이런 숨막
힐 듯한 상황을 참지 못하는 내가 지갑에서 언제나 처럼 1000원 짜리 한장을 꺼내
건네 주고 조금 있으려니 오른 쪽 발목이 S자 처럼 접힌 청년이 지나가면
서 껌 몇 통을 손에 들고"껌 한 통만 도와 주세요." 한다. 청년이 저 쪽 끝까
지 갔다가 다시 돌아 와도 아무도 도와 주는 사람이 없는데, 내 가까이 오다
가 불편한 오른 발이 젖혀 지면서 넘어졌다가 일어 나는게 아닌가? 난 고군
분투하는 그 청년에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 밀지 않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여 평소에는 1000원 씩을 주던 것을 5000원
짜리 한장을 꺼내어 주었다. 내가 항상 의문을 품는 것은 우리나라에 기독교
인이 1000만 명이 넘고, 불교나 기타 종교를 합하면 몇 천만이 되는 걸로 알
고 있는데, 교회나 절에는 갖다 줘도 정작 도움이 필요하고, 신이나 부처가
말씀하신 자비의 대상에겐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는 거다. 아마 일생 풀지 못
할 의문일 것이다. 장순욱님이 얘기하는 반작용에너지가 제대로 작용하여,
그들이 건강하고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스케치하고, 모임의 장소인 보나베띠라는 이탈리안 레
스토랑에 들어 갔다.
내가 시골에서 논두렁 옆이나 들판의 또랑은 더러 가 봤지만, 레스또랑이란
데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 봤고, 고성(경남) 올리베따노 수도원에서 먹지 못해
가슴에 멍으로 남아 있던(ㅎㅎ) 피자(오징어 먹물피자)와 해물크림파스타도
먹어 보고 시골사람이 출세를 하고 왔다. 그 레스토랑 대표님이 새로 가입
하신 "산지기" 이림경님이라고 했다.
멀리 문경에서 도예가이신 청전님도 오시고 서현 이관희님, 정신세계사를 운
영하셨던 송순현님도오셨고, 소산 김은희님 그리고 인도에서 돌아 오신 뽀르
뚜까님, 길림사범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계시는데 방학에 일시 귀국하신
"맑은" 김가율님, 세종시에 근무하신다는 회원님, 홍정규님, 회장님의 제자인
길림사범대 3학년 까오펑하오(高鳳昊)양과 한국시조시인협회 부회장님과 감
사이신 김재황 시인님, 손원식 고문님,그리고 우리 카페의 음악담당 이사이신
음악가 편백나무님, 그리고 우리 카페를 지탱해 주시는 거목이시고,대모이신
박진서님 국가와 신대방동 주민을 위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식당(화풍정) 문을
열기 위하여 조금 일찍 가신 희모(백영자)님, 도봉구 어린이도서관장이신 사랑해
(이순임)님, 신학에 조예가 깊으신 솔님, 변함없이 개근을 하시는 들꽃님, 한국
기독교에 없어서는 안 될 학자이신 허형철목사님(정안) 풍수지리와 명상, 기공
등에 조예가 깊고 말을 잘 못하신다면서 말씀을 재미있게 하셔서 우리 행사에
사회를 보기도 하셨던 한우리님과. 단짝인 농업기상학박사이신 김홍현님 그리
고 회장님과 시골사람이란 분, 이렇게 많은 분이 참석하셨고, 뽀르뚜까님은 7시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시기 위해 일찍 일어 나셨고, 편백나무님의 공연과 송순현
님의 명상에 관한 강의 장순욱님의 시간과 균형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회장님
과 한우리님 김홍현님의 기체조 및 태극권 시연이 있었으며,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까오펑하오양의 얼후(二胡) 연주와, 김은희님의 자작시 낭송, 시조시인
협회 부회장님의 시조 낭독, 그리고 길림사범대에서 열렸던 시조백일장에서
장원을 한 까오펑하오양의 작품 족자와 차석 두 학생의 족자 전달식도 있었고
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풍부한 내용으로 나눔과 사귐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
된다. 그리고 일차만 마치고 몇 분이 가시고, 별 볼일 없는(비가 오는 관계로)
13명의 회원이 남아 건너 후암동 쪽에 있는 노래주점에서 2차 모임을 가졌다.
프로 음악가인 편백나무님의 기를 죽일까 봐 부르지 않고 참았던 노래를 두 곡
(모란동백, 너를 위해) 했는데, 알콜에 약한 내가 까오펑하오양이 가지고 온 길
림성의 명주 타오난샹(洮南香)이란 술을 한잔 한데다 또 맥주 작은 병 한 병을
마셔서 박자도 좀 틀리고 음정도 갈라지고, 특히 너를 위해를 부를 때 고음
부분이 잘 넘어 가지를 않아 내 노래 실력을 만방에 알리는데, 또 실패를 했다.
술값을 내기 싫어서 전철을 타고 돌아 오는 핑계로 먼저 빠져 나왔는데, 거룩하
신 도서관장님께서 지불하셨다는 뉴스가 노란신문에 실려 왔다. 집에 돌아 오니
12시가 거의 다 되었는데, 내일(사실은 오늘이지만) 근무라 따끈따끈한 소식과
그림을 썩히기가 아까워 키보드를 두드린다.


모임 장소가 있는 서울시티타워





자작곡 -연가-를 열창 아닌 연창을 하시는 편백나무님

바스트 샷 기능을 이용하여 한 컷, 누군지 꽤 잘 생겼구만, ㅋㅋㅋ

열심히 취재를 하시는 종군기자 박진서 대모님


기체조와 태극권을 시연중인 세 분

눈으로만 마신 와인들

까오펑하오양의 얼후 연주 모습




자신의 책인 "시간과 균형"에 싸인을 하여 주신 장순욱님(이 기회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봄날 송순현님의 명상에 관한 강의




장원을 하였던 까오펑하오양의 작품을 유명 서예가의 글씨로 만든 족자

김재황 시인님께서 까오펑하오 양에게 시집과 한국문화체험에 대한 책자를 선물 해 주시고



샐러드와 오징어먹물 피자

해물크림 파스타

김은희님의 시 낭송

시조시인협회 부회장님의 시낭송

마지막으로 남아 계셨던 모든 분들의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한 사진 한다고 했던 나였지만, 사진기가 싸구려이고,
조명이 좀 거시기하여 선명하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KTX 서울역사와 주변 풍경

오른 쪽은 STX건물

남대문 경찰서가 보인다.

구 서울역사의 모습


4호선 10번 출입구 모습





전철을 타기위해 기다리던 승강장의 시
아- 잠이 고프구나! 이제 지구를 짊어 지러 가야지.
첫댓글 밤 늦게 작성하느라 레스토랑 이름을 잘 못 적었습니다."보나베띠"가 맞습니다. 근무중이라 스마트폰으로는 수정이 안됩니다. 감안하여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보나베띠나 보나뻬띠나 발음상의 차이겠지요 잘 봤습니다
매력적인 도시의 바람을 많이 넣으셨는지요ㅎㅎ 비 오는 늦은시간 예산까지 먼길 가시는 뒷모습도 님의 글 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더운 여름 더욱 힘내시고 기쁨가득하시길 ~.~**
매력적인 도시의 바람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들꽃 항기가 내내 따라 오더이다. 감사합니다. 들꽃님의 선플에 또 내일을 기다릴 힘을 얻습니다.
시골사람님의 글과 사진 언제나 처럼 곰삭은 필력이십니다. 참석못해 죄송합니다. 멋진 한여름밤 코아의 축제입니다.. 건강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
소반님의 발을 묶은 태풍이 미워라! 소반님의 빈 자리가 너무 넓게 보였고 아쉬움은 태산보다 더 컸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뵙기를 소망해 봅니다.감사합니다
아름다웠던 한여름 꿈의 향연을 장면 장면 소중히 담아 우리들의 가슴에 되새길 수 있게 해 주신 님에게 다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박진서님에 이어 아쉬람 특임기자가 또 한분 탄생한 듯 합니다. ^^
행사를 기획하시고 주관하신 회장님의 노고에 비하면 너무 보잘것 없는 일인데 좋게 보아주시니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저는 이 모임에 끼워 주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에고~ 살뜰하기도 해라. 그 단새 글 올리셨네.^^
어제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언제쯤 퍼팩트한 임재범 노래 들을 수 있을지...ㅠㅠ ㅎㅎㅎ
감사합니다. 정안님도 모임을 위해 항상 앞장 서시고 정열을 불태우시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돈 있으시면 박카스 한 병 사 드시길! 돈 없으시면 말고.
서둘러나와서 죄송했는데..막상 비행기가 한시간 늦게 떴다는...^^; 다들 반가왔습니다
비행소녀(혹은 슥녀) 가 되셨군요. 무사히 도착하신 것 같아 기쁩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아름다운 시간...... 아름다운 추억이 되신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이 이어 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