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설움]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 가 고동 소리 옛 임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번지 없는 주막', '대지의 항구'와 함께 백년설의 3대 명곡으로 꼽히고 있는 ‘나그네 설움’의 가사로,
고향인 경북 성주군에 건립된 그의 노래비에 이 노랫말(작사 조경환)이 새겨져 있다.
1930년대 후반에 새로운 유행사조로 등장한 이른바 ‘장조 트로트’의 대표곡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광복 이전 대중가요 중 음반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 지배를 받는 민족의 상황을 나그네에 비유하여 피압박민족의 설움을 표현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나그네라 함은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으로
정처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물결 따라 흘러가는 부평초(浮萍草)와 같은 인생을 말한다
안동국시를 아시는가
국수 한 그릇을 내놓더라도 안동에서는 정갈한 반찬 몇 가지와 조밥 한 그릇을 같이 내놓는다.
안동국시의 법도다.
국수는 아무리 양을 많이 먹더라도 한나절이 지나면 배가 꺼지게 마련인데,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 심정을 헤아린 배려라는 것이다.
내세를 믿는 종교계에서는 인생이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삶'을 말하는데
'인생은 잠시 살다 가는 나그네'라고 정의한다.
인생은 나그넷길이라는 말은 이 세상의 무대에 올라와
한순간 정처 없이 맴돌다가 죽을 때는 지니고 있던 모든 걸 두고 사라지는,
즉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인 '빈손으로 태어나서 빈손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나그네’는 위 노래 외에도 대중가요 소재와 시어로 많이 등장하는데,
최희준의 히트곡 ‘인생은 나그넷길’로 시작하는 ‘하숙생’과
박목월의 시 ‘나그네’에 나오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가 백미일 것 같다.
성경에서도 나그네처럼 방랑자 생활을 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예언자 모세, 세례자 요한, 사도 바울 등 많은 등장인물이 나그네 생활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앞으로 더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강력하게 갖게 된다.
살아 있을 동안 기세등등하던 부귀영화도 바람이 불어와 한바탕 휘젓고 나면
이리저리 흩날려 나딩구는 벚꽃과도 같은 덧없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