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엽 화섬연맹울산지부 KG케미칼 지회장. ⓒ용석록 기자
올해 민주노총울산본부 87노동자 상을 받은 정희엽 지회장(47)은 1994년 2월에 KG케미칼(당시 경기화학)에 입사했다.
정 지회장은 KG케미칼에서 일하기 전에 현대강관 하청으로 일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때 미포와 중공업 노동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는 그때 가두투쟁에 함께 했다. 울산전문대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그는 졸업도 안 하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동구에서 일했지만 노동운동의 불모지와도 같은 남구에서 일하고 싶었다.
정희엽 지회장이 경기화학에 입사한지 1년이 채 안 돼 노조는 파업을 했다. 95년 파업이 마무리되자 당시 위원장만 남고 집행부는 사퇴했다. 문화패를 하던 그는 차기집행부 사무국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부위원장을 거치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두 차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 뒤에 화학섬유연맹 울산본부장을 맡았다가 전국섬유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2년 맡았다. 그는 2009년에 현장에 다시 복귀했다.
KG케미칼노조 조합원은 80여명이다. 관리자까지 다 해봐야 130명 가량 된다. 공무부서 10명과 포장반에 일하는 비정규직이 몇 명 더 있다. 대기업에 비해 하청노동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 회사는 신규채용을 하지 않고 정년퇴직한 사람을 촉탁직으로 쓴다. 조합원 가운데 40~50대가 가장 많고 30대는 3명이다. 평균나이는 48세.
정 지회장은 비정규직 투쟁이 노동운동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KG케미칼도 언제든 특정 부서를 외주화 할 가능성이 있다. 정 지회장은 통합진보당과 함께 비정규직투쟁을 고민하기도 했다. 세진중공업 앞에서 선전전도 하고 피켓시위도 해 봤다. 온산공단 입구인 덕신에 상담소도 차렸지만 상담 오는 이는 많지 않았다. 건설일용직노동자가 임금관련 몇 건 상담해 왔다. 신분을 밝히지 않아 조직화도 안 됐다. 정 지회장은 남구 노동운동의 문제를 새로운 일꾼이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활동가를 키워내는 일이 중요하지만 현장으로 들어가 활동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음도 알고 있다. 정 지회장은 쉽지 않지만 남구지역 노동자를 엮어내고 활동가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정 지회장은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비정규직운동이 답인데 대기업 중심 아니면 표 얻기 힘들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평소 노동조합이나 상급단체 간부를 맡았던 사람을 집회현장에서 투쟁하는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