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 11일 월요일
아이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십대 남자아이들이 모인 보금자리 센터에는 유달리 외모에 신경쓰는 세 너셕이 있다. 항상 센터에 앉아 수업 분위기를 주도하는 놈들이다. 오늘 따라 세 녀석 모두 같은 미장원에 간 것 같다. 모두 멋드러지게 가르마를 타고 머리에 뭔가를 발라 자연스레 넘겼다. 스스로도 마음에 드는지 계속 거울을 본다. 웃긴다.
이런 아이들에게 영화 '원더'는 어땠을까? 원더는 병으로 얼굴이 무너져버린 아이가 학교에 가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괴물이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이내 절친도 생기고 자신의 오타쿠적인 과학 지식으로 아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영화를 인상갚게 보고 좋은 글을 쓰리라는 나의 기대는 항상 다 충족되지는 않는다. 무려 3녀석이나 글 내용이 똑같다. 마지막으로 발표하던 녀석을 보고 아이들이 야유를 보냈다. 이외에도 몇몇 녀석들이 인터넷을 보고 그대로 썼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글을 사랑해주라고 했다. 내가 고민하고 힘들게 쓴 글을 너무나 발표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으로 궁금해 하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나의 소망을 고백했다. 원더의 주인공은 겉모습으로 다가간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매력으로 친구를 사귀고 인정받았던 것처럼 아이들도 비행청소년이라는 모습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모습, 능력으로 사회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지루하게 볼 줄 알았지만 다들 재밌게 보았고, 그 중에 글 솜씨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녀석들이 있어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