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몰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중국이 그렇게 만만하게 몰락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중국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도 중국이 지금 당장 폭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할 듯 합니다. 그만큼 중국은 거대한 나라입니다. 인구면에서도 그렇고 경제적 측면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서서히 몰락해 가는 중임에 틀림없습니다. 얼마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몰락의 길로 접어든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미중간의 갈등으로 인한 무역전쟁이 시발점이였다면 미국과 유럽에 집중됐던 수출망이 좁아지고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함께 중국 부호들의 재산 해외 반출도 상당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중국 청년들의 실업률 급증이 중국이 내리막을 걷는데 가속페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 중국의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내놓은 정책 즉 일대일로의 실체를 해당 관련국들이 이미 파악해 버렸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현대판 실크로드입니다. 동서양을 잇는 무역로를 다시 만들어 중국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야심이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 주변국가들 그리고 중동지역을 거쳐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서 중국이 명실공히 세계의 중심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런 일대일로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시진핑 자신이 무리를 해서라도 3연임 4연임을 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대일로가 무엇입니까. 중국의 자본이 투입되고 중국인들이 공사를 담당해서 무역항이나 도로 그리고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자본을 투입하고 자국에서 인력이 공급돼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자본을 받는 국가의 경우 자국민들이 공사에 투입되어야 나라의 실업률도 해소하고 그 공사에서 받은 돈으로 그 나라의 경제가 숨통이 트이게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달랐습니다. 중국인들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단서를 반드시 달았습니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신 식민지 구축과 다르지 않습니다. 인프라시설을 깔아주고 일정액을 되갑지 않을 경우 중국에서 회수해 관리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런 속내를 간파하지 못한 국가들도 이제는 중국의 그같은 흑심을 파악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일대일로가 진행중인 국가가운데 상당수 국가에서 반중감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야심차게 내놓았던 일대일로가 무너질 경우 중국은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중국이 몰락의 길을 걷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지피지기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중국의 손자병법에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입니다. 중국을 다시 일으켰다는 덩샤오핑이 후대들에 남긴 말이있습니다. 앞으로 50년이내에 절대 미국에 저항해서는 안된다는 말 말입니다. 다시말해 아무리 미국을 능가할 힘을 가졌다고 판단되어도 상당시간동안 그 발톱을 숨기고 철저하게 미국에게 복종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실권자 시진핑은 그 말을 무시해 버렸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발톱을 꺼집어내어 미국에게 보여주며 중국이 이렇게 강대하니 까불지 말라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그런 행위속에 미국을 이길 유일한 인물은 시진핑 자신이니 정적들을 제거하면서까지 무리하게 3연임을 추진한 것 아닙니까. 중국인들은 그런 시진핑에게 엄청난 찬사를 보냈습니다. 특히 1980년 이후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은 그야말로 맹신적으로 시진핑의 추종자가 되었습니다. 신 문화혁명의 홍위병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은 원칙이 있습니다. 전세계 특정 국가가 미국의 60%정도 성장하면 경계하고 70%이상 성장할 경우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는 것입니다. 한때 중국은 70%를 훨씬 넘게 미국을 따라잡고 위협했습니다. 당연히 견제가 들어가고 상대국을 몰락시킬 방안을 구축하게 만든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거치면서 거만함이 더욱 높아진 중국에 대해 이제 손댈 시점이 됐다고 미국은 판단했고 드디어 트럼프에 이르러 본격적인 중국 죽이기에 들어갔으며 바이든 정권때 그 정점에 달했습니다. 오는 11월에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든 트럼프가 재집권하든간에 중국 죽이기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니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중국 시진핑은 그야말로 초비상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기대했던 일대일로가 곳곳에서 마찰음을 내면서 주저앉고 있습니다. 시진핑을 하늘처럼 받들던 중국의 청년들은 이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니 저항세력화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시진핑 지원세력의 두축이 무너지면서 시진핑의 야심찬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되돌아 갈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 실패를 자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세계 1등국가 되기위해 시진핑 자신이 권력을 계속 잡아야 한다는 당위성도 그 힘을 잃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지피지기의 정신을 망각한 대가를 톡톡하게 치르게 됐습니다.
2024년 9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