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해설] 병 속에 고양이를 키우세요
병 속에 고양이를 키우세요 강인한
수박 맛있지요 열매가 둥글다는 상식을 넘어 네모 난 수박은 상식보다 맛있을 거야 정사각형 틀 안에 가두고 키운 멋진 수박 처럼 네모 난 유리병 안에 새끼 고양이를 키워 보실래요 부드럽게 부드럽게 새끼 고양이를 병 속으로 유인하세요 얼른 병마개를 닫은 다음 두 개의 빨대를 끼우세요 하나는 먹이를 또 하나는 배설을 위한 장치 들어가면 나온다는 철학을 위한 장치 사랑도 정기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듯 가끔씩 뼈를 유연하게 하는 약물을 투입하기도 하면 귀여운 고양이는 병에 맞춰 자라지요 자라면서 끝내는 유리병 모양이 된다나요 사뿐한 도약 호기심 많은 질주는 거세된 채 적응한다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미덕인지 고양이는 잘 알지요 분재 고양이 아니 본사이 키튼 네모 난 고양이를 보세요 얼마나 정직하고 우아한지요 죽을 때까지 유리병에 갇혀서 동그란 눈을 깜박이는 본사이 키튼 당신의 맨션에 살아서 빛나는 소품 본사이 키튼.
《시선》 2010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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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이 키튼에 대한 은밀한 유혹
처음엔 2002년 6월 11일 초고(草稿)를 썼습니다. 「병 속의 고양이를 아세요」라고 넌지시 묻는 의문형의 문장 제목. 퇴고를 한 다음 제목을 고쳤습니다. 은밀한 유혹의 표정을 실어 「병 속의 고양이를 키우세요」. 다음에 보이는 글들은 제가 쓴 것이 아닙니다. <하나>와 <셋>은 현영님의 친구가, <둘>은 '몰라'아줌마(소설가)가 쓴 글인데 한데 모아놓아 본 것입니다. (2002.11.14 강인한) <하나>
여러분 「본사이 키튼」 이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미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며 판매되고 있는 소위 '고양이 분재' 라는 것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것이 미국에서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양이를 작은 유리병 속에 유인한 후 옴짝달싹도 못하게 마개를 막아버린 다음 아주 가는 빨대 두 개로 고양이를 키우는 것입니다. 하나의 빨대로는 먹이를 주고, 나머지 빨대 하나로는 배설물을 처리한다고 합니다. 이 야만적이고 끔찍한 짓은 고양이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습니다. 한번 병 속에 들어간 고양이를 끄집어내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커 가는 고양이를 유리병 속에 계속 가둬놓기 위해 고양이 뼈를 유연하게 만드는 약을 정기적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고양이는 점점 커져 가는 몸을 유리병에 맞추어 결국은 유리병 모양 그대로의 모습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마치 일본인들이 얼마 전에 만들어낸 정사각형 수박과 같은 이치지요. 하지만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이며 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만일 이런 일들이 계속 미국인들에게 하나하나 방치된다면 그들의 이 끔찍한 만행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세계대전에서 생겨났던 마루타와 같은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려고 한다는 생각이 단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여러분…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들 나름의 생활을 영위할 자유가 있습니다. 이 자유를 끔찍한 방법으로 박탈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벌이수단으로 쓰고 있는 미국인들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둘>
고양이 분재, 즉 Bonsai kitten이라는 페이지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Bonsai kitten은 사실이 아닙니다. 아무도 Bonsai kitten을 만들지 않으며 그것을 만들 도구를 팔지도 않습니다. 이 사이트는 농담이고 장난이지 실제 존재하는 것이나 Bonsai kitten의 제작을 돕는 사이트가 아닙니다. FBI에 의해 조사된 후 그들은 어떤 고양이도 Bonsai kitten이 되지 않았으며 사이트에 있는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Bonsai kitten이 된 고양이들은 굳기 이전에 죽기 때문에 이 Bonsai kitten이라는 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에서는 Bonsai kitten을 살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왜? 그런 건 없으니까.. 이는 일본의 분재문화를 비꼬면서 인간이 자신의 이득이나 즐거움을 위해 자연을 인공화 하는 것에 대한 아주 시니컬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onsai Kitten은 2000년 말 몇 명의 MIT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연을 인간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재화의 일종으로 보는 것을 풍자하고 이런 위선자들을 화나게 함으로써 그들을 벌주기 위해, 그리고 이러한 풍자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유머를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유머조차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상업인터넷 호스팅을 하는 회사에서 이 사이트를 폐쇄시켰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mirror site라고 한 5개 정도 주소가 나와 있는데 이들을 다 클릭해 보시면 똑같은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는 우리 사회의 아주 어둡고 불온한 사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는 동물학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싫을 때 그 사람이 말을 못하게 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고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이트는 농담이구요, 사이트에 있는 사진들은 조작된 것입니다. 다음의 글은 FBI가 이 사이트에 대해 조사를 했을 때 나온 글입니다. 2001년 2월에 미국 보스턴에 있는 FBI가 이 사이트에 대해 조사를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MIT대학에 이 사이트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MIT대학 기숙사에서 호스팅하는 사이트였습니다. MIT가 이 사이트의 웹마스터인 Michael Wong Chang 박사(가명)에게 보낸 편지에는 일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웹마스터의 실명과 기록들을 FBI에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Chang 박사는 놀랐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는 FBI가 이런 일보다는 더 나은 일을 할 줄 알았는데 이런 것에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MIT 학생들로 구성된 농담 엽기 사이트입니다. MIT학생들이라면 고양이 몸을 구겨서 직선으로 된 통에 넣자는 생각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그만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얘기입니다, 오해 마시길...) 이 사이트에 보면 방문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모양의 병에 고양이를 넣어 판다고 하였으며 기다리는 시간은 3-4달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어디로 돈을 부쳐야 하는지 그 주소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에 반대하는 사이트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야후에는 안티 본사이키튼이라는 클럽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미국 Humane society(한국으로 따지면 동물학대방지협회 정도 되겠죠)에서 많은 항의도 받았습니다. 이 사이트의 팬들은 이 사이트에 오는 이메일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메세지는 "이 사이트는 정말 너무한 거 아냐? 정신병원에 가야겠군, 이 xx놈아.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사이트를 폐쇄하고 말 거야" 입니다. 무장한 메사추세츠 동물학대방지 협회원들이 MIT에 가서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 사람들(동물학대 방지협회원들)은 주법(州法)에 따라 경찰관과 같은 지위와 권력을 갖게 되며 범인을 체포할 수 있습니다.
<셋>
친구야, 「본사이 키튼」에 대한 것 정말 충격적이었나 보다. FBI가 조사할 정도라면. 하지만 난 무엇이든 내 눈으로 본 게 아니면 조용히 기다려본단다. 그러면 결국은 진실이란 밝혀지게 되므로. 우리 카페의 지나간 내용에도 있지만 미국은 20cm 초소형 비행기를 개발하여 우리 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투입하여 첩보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나라야. 위의 내용은 우리 장남이 다니는 서울공대 기계항공 교수가 수업시간에 한 강의 중에 들어있는 말이란다, 그러니까 정확성이 있다는 거지. 그 학과에서는 무기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기 때문에 항간에서는 모르는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있어. 그래서 우리 나라는 15cm 초소형 비행기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믿을 수 없는 미국의 발표보다는 난 기다려보는 쪽을 택할란다. 그리고 스타워즈가 첨엔 영화였는데 나중엔 현실로 나타났듯이 지금은 없는데 누군가 실현을 시도해 볼까봐 걱정도 되는구나. 그러나 일단은 마음이 아픈 게 없어지도록 「본사이 키튼」은 없다고 생각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