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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 만들지 마라.
보살님.().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지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또다시 가을이 왔습니다.
숲속에서 열심히 울던 매미가 짧고 굵게 여름 한 철 살다가 미련 없이 사라졌습니다. 매미가 떠나간 허공은 풀벌레 귀뚜라미 차지가 되었습니다.
눈이 큰 부엉이는 “후엉 후엉”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가을이 오면 추운 겨울이 금방 뒤따라온다고 밤새워 슬프게 웁니다.
들녘에 흰 억새꽃 바람에 춤을 추고, 찔레꽃 빨간 열매가 고향 집을 그립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사는 모습이 고만고만했던 60~70년대에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어린 자식들의 마음은 한껏 부풀어진 풍선 같았습니다. 노랗게 물든 논밭을 종횡무진 누비며 벼메뚜기를 잡고 콩서리도 하며, 친구들과 놀면서도 마음엔 추석 선물 생각뿐이었습니다.
고작 양말이나 검정 고무신 한 켤레 줄무늬 내복이 대부분이지만, 마음은 더없이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풍족하지 못했던 시대였지만, 따뜻한 정이 넘치던 그때가 떠오른다는 것은,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겠지요. 지금 그 생각하며 돌아보면 입가에 웃음이 나오는 추억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어디 기쁜 일만 있었나요.
가슴 한구석에 옹이처럼 박혀있는 아픔과 슬픈 일들은 또 얼마나 많았습니까?
특히 집집마다 어머니들이 고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글로는 표현을 다 못할 정도입니다.
층층시하 시댁 어른들과 아버지 형제, 시누이들….
그 속에서 내 새끼들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말을 듣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추억이 되었지요.
비석거리 돌에 새겨진 아픈 사연들도, 세월이 흐르니 모두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사라진 것은 여름 한 철 살다 간 매미 소리 뿐만 아닙니다.
우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젊은 시절은 떠나갔습니다.
훈장처럼 여기저기 파스를 붙이고, 약봉지는 줄줄이 사탕처럼 상자에 가득하고, 텔레비전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건강식품 광고에 귀가 솔깃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온몸이 여기저기 아프니 만사가 괴롭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만들지 마라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 만들지 마라 자주 만나서 괴로우니….”
인생사 따지고 보면 내 몸 모두가 괴로움 덩어리입니다.
모닥불에 너무 가까우면 뜨겁고, 너무 멀면 춥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듯,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중도의 길, 바른길(正道)을 걸으며 지나친 욕망을 버려야 합니다.
탐내고 애착하는 마음이 깊으면 필연적으로 괴로움이 따라옵니다.
성숙한 세월을 살았으니 이제는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옷장 속에 철 지난 옷을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지만, 막상 외출하려면 입을 만한 옷이 없다고들 말을 합니다.
탐내고 애착하는 마음을 버리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청자 빛 높은 하늘과 뭉게구름처럼 마음이 맑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버리는 마음 기도에 함께하세요.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서기 2023(불기 2567)년 10월 15일. 효심사 (담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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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