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빵카페 / 나는 너를 사랑한다.
룩엣헤어로스 민티치노 딥쿨링 샴푸액
500미리에 지금 할인해서 7710원에 샀다.
19년도의 일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벽에 일어나 출근레이드를 뛰던 시절
내 머리는 하루에 두번 머리를 감는 것이 권장될 정도였다.
출근때 머리를 감고,
집에 돌아오는 퇴근길에 버스에서 가르마가 갈라지는걸 느끼며 생각했다.
아, 또 머리 감아야겠다. 안감고 자면 백방 밤에 머리 가르마 아프다.
그렇게 새벽마다 일어나 머리를 감고
무심결에 거울을 보았을 때,
젖은 머리칼 사이로 비듬 알갱이가 보였다.
분명 1분 전까지 머리를 헹구고 감았는데 비듬이 보였단 말이다.
떡지는 걸로도 모자라 이젠 감아도 소용이 없게 생겼다.
그날 일 마치고 미용실에 뛰어갔다.
미용실 디자이너님께 조언을 들었다.
고객님은 머리가 지성 두피예요.
고객님 샴푸 어떤거 쓰세요?
그때 난 대답했다.
추석 선물세트로 쌓여 종류별로 쟁여놓은
퍼퓸샴푸 엘라스틴 케라시스 도브 려 웅앵웅앵....
샴푸 걱정 없다며 깨춤을 추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고객님 같은 지성 두피는
그런 유분 많고 향기 좋고 부드러운 샴푸 쓰시면
더 이렇게 비듬지고 떡져요"
지성 두피는 쿨링 샴푸 쓰세요.
아니면 지성용 샴푸.
고객님 머리는 가뜩이나 숱이 많고 굵어서
머리에 열도 잘 안빠져요.
지금 이상태에서 숱 많다고 그냥 뒀다가는
탈모까지 와요. 열이 안 빠져서.
헹구는 것도 잘 헹구시구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나는 똑똑하고 가성비 있는 소비를 하고 싶었고,
부츠에서
프레시 팅글리 민트 티트리 샴푸를 샀다.
이걸 꽤 유용하게 썼다.
그리고 4병 정도 쟁여놨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물건에 갯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곧 끝이 보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4병을 다 썼고,
나는 그제야 알았다.
부츠가 망했다.
SIBAL...
인간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살 길을 찾기 마련이다.
돈밖에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답게 청결은 유지해야지.
샴푸를 샀다.
(샴푸의 외관)
룩엣헤어로스 민티치노 딥쿨링 샴푸액
500미리에 지금 할인해서 7710원에 샀다.
다른 보통 샴푸들처럼 펌핑형이 아니라
뚜껑을 따고 쭉쭉 짜서 쓰는 치약튜브 같은 형태다.
(샴푸의 내용물)
샴푸액은 투명하고,
아주 찐한 민트의 향기가 폭발한다. 멘톨향이라고 하는데
정말정말 시원하다.
그리고 거품이 풍성하게 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한여름에 찬물로 샤워하기 클럽에 가입한 사람이라도
샴푸칠을 할때는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먼저 잘 헹궈주어야 한다.
이게 중요하다. 먼저 물에 머리를 잘 불려주는 것이다.
뿌릿속까지 물을 잘 적셔주고
샴푸를 짜서 비벼서 거품을 내 주고
신나게 와랄라ㅏ라라라랄라ㅏ라라랄 거품을 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잘 났다.
이렇게만 해주면 내가 좋아하는
머리카락으로 만드는 트리케라톱스 놀이나
장수풍뎅이 놀이를 할 만큼의 쫀쫀한 거품이 생겨난다.
오늘도 했다.
그리고 물로 헹궈줄 때,
정말정말정말 시원하다.
여름에 진짜 행복하지는 작은 기쁨이다.
찬물로 헹궈도 좋지만
뜨거운 물로 헹궈준다?
박하사탕을 뜨거운 차를 한모금 마시고 얌얌 했을 때
목구멍에 퍼지는 그 시원함처럼
그저 미친듯한 시원함을 준다.
최고
(샴푸를 쓰고 난 다음의 상황들)
그리고 나서 머리를 말리면 시원한 민트향이
진동을 하다가 한시간 뒤엔 적절하게 사라진다.
하루종일 민트 인간이 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고 나서 출근을 했고,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한다.
마스크를 끼니 얼굴에 열이 오르고
버스는 코로나 때문에 에어컨을 틀어도 환기를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매연 가스를 마시게 되긴 하지만
그 전만큼 머리가 떡지지 않았다.
이게 중요하다.
버스에서 머리칼이 눌려서 가르마가 아프지 않다.
잘 떡지지 않는다.
빗질도 끈적하게 달라붙는게 아니라 사르르 내려간다.
여기서 나는 점수를 더 줬다.
머리를 감고 나서 말린 직후에 푸석해지면
빗질도 안될까봐 무서웠는데
머릿결은 나름대로 차분해지면서
빗질이 잘 된다.
그 대신에 다짜고짜 참빗으로 빗지 말고
도끼빗으로 살살 빗어보면 좋겠다. 부드럽게 슥 내려간다.
그 뒤로는 머 엔젤빗으로 빗던지 뭔 탱글인가 팅글 빗으로 빗어도 괜찮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세정력이 좋다.
젖은 머리칼을 이리저리 뒤적여도 비듬 알갱이가 보이지 않는다
잘 씻겼다는 뜻이다.
물론 샴푸 자체로 씻을때 대충 문대고 씻지 말고
신경을 더 써줘야 하긴 한다.
(샴푸에 대한 나의 결론)
하여튼 내 생각으로는
이번에도 부츠처럼 망하지 않는 이상
이 샴푸를 계속 쓸 것이다.
+
지성 샴푸에는 참고해야 할 사항이 여러 개 있는데,
1.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
근데 여기서 좀더 말을 하자면 원래 지성샴푸가 아닌
그냥 샴푸도 액을 짜서 머리칼에 생으로 문대면
잘 거품이 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샴푸 액을 머리에 더 들이붓는다.
이러면 미용실에 가서 혼나게 된다.(내가 그랬음)
"고객님 머리 거품 잘 안날텐데 힘드시죠"
라는 유도심문에 넘어갔던 나는,
"그래서 샴푸 액을 두번 빵빵하게 발라요!"
했고,
그러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손에 덜어서 거품을 내고 바르세요. 로 시작된 말의 요지는 결국,
두피에 액이 그대로 묻으면 두피의 머리카락 구멍이 막혀서
또 트러블이 나고, 그 주변에 염증이 생기거나 각질이 생겨서
또 딱쟁이가 생기고, 그럼 비들의 형태로 올라오면서
심하면 빨갛게 붓기도 하고, 머리에 열이 올라서 탈모가 온다고 했다.
2. 머릿결이 지성샴푸를 쓰면 푸석푸석해진다.
이건 트루다.
왜냐하면 보통 시판되는 샴푸는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고,
지성 샴푸는 그 성분을 줄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두피를 케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대신에 머리결도 관리를 해주는게 좋으니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발라주는데,
샴푸를 머리 끝에 일부러 바르지는 말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트리케라톱스 놀이를 한다고
머리칼에 샴푸를 묻히는데?
(액을 묻히는건 아닌데 거품이 저절로... 끝에 가는데요?)
차마 트리케라톱스 놀이를 한다고는 말 못하고
거품이 머리끝에 바르긴 한다고 하니
미용실 디자이너는 말했다. 샴푸 자체가 세정하는 용도이니
머리끝이 상하기 쉬워서
차라리 머리 두피에는 거품을 내서 잘 발라서 헹궈주고
그동안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머리끝에 발라주라고 했다.
+
참고로 우리 집엔 아베다 민트 샴푸가 있었다.
궁금해서 이것도 써 보기로 했다.
하루 써 본 결과,
액의 형태도 투명하고, 향기도 거의 비슷했다.
그대신 아베다는 좀더 향긋한 약초와 꽃으 향기가 더 강하고
룩앳헤어로스는 그저 찐-한 민트박하박하의 향기였다.
세정력도 비슷했고, 민트의 찌릿하고 시원한 향도 그대로였다.
그대신 아베다는 거품이 조금 더 잘 난다.
그게 차이다.
아베다가 한 열배 더 비싸니까 좀 더 신경써서 향을 넣은 거 같긴 한데
그냥 나는 소시민이므로 머리 트러블도 잘 잡히고
가성비 괜찮은 룩엣헤어로스를 좀더 쓰기로 했다.
결론은 그랬다.
문제시 도망
구매내역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맨다리에 저 젤을 듬뿍 바르고 십분 정도 주물주물 해 준다.
그러면 부종기가 가라앉는다.
다리 관리 잘 해줬으면 좋겠다.
저번주부터 써봤는데 진짜 좋은거같음 그냥 속는셈치고 산건데 밤에 머리 진짜 안간지러워 고마워진희야
이거 글올라오고 바로 시켜서 써봤는 민트 냄새 정말 좋고 머리도 덜 간지러움 ㅠㅠ 나 너무 만족하고 있어 글쓴아.... 복받아라... 심지어 나 오늘 이걸로 샴푸 하다가 민트초코 먹고 싶어서 베라 다녀옴 (구라 아님)
고마워 이거보고 바로 결제했다!
앗 과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