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재명 정부 인선 논란과 YS·문재인 정부의 교훈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민정수석과 적십자회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단순히 잘했다, 잘못했다의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문득 정권 초반 이혜훈 전 의원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을 당시 내가 가졌던 생각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명은 곧 임명이 아니다. 지명은 시작일 뿐, 임명은 국회의 검증이라는 절차를 통과해야 가능한 결과다." 그리고 이 인사를 단순한 인사권 행사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보수 정당 출신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통합과 협치의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야당을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세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이 지명이 결국 국민의힘을 향한 질문이라고 보았다.
"당신들의 선택은 무엇인가?"
그때는 인사 자체보다 그 인사가 만들어낼 정치적 파장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돌아보면 한 가지를 더 배우게 되었다.
정치는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혜훈 후보자는 결국 낙마했고, 이후 후임으로 박홍근 의원이 지명되어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당시 주목했던 통합과 협치의 상징성보다 국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결국 지명의 의미가 아니라 결과였다. 이 과정은 정치에서 상징과 메시지가 중요하지만, 결국 역사는 결과를 중심으로 기록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물론 국민은 정부를 비판할 권리가 있고 대통령의 인선 역시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시장이나 야당 대표와는 전혀 다르다.
야당 대표는 비판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책임져야 한다. 특정 지지층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개혁과 안정, 통합이라는 서로 다른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때로는 지지자들조차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우리 현대 정치사가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3당 합당 당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정치인이 군사정권 세력과 손을 잡았다며 정치적 배신자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누구도 쉽게 손대지 못했던 하나회를 해체했다. 당시에는 비판받던 선택이 훗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반면 검찰개혁은 또 다른 교훈을 남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권력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혁을 완성하지 못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했고, 당시에는 검찰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기대 속에서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그 인사를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정치적 오판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김영삼의 사례와 문재인의 사례는 정치가 얼마나 어려운 영역인지를 보여준다. 어떤 선택은 당시에는 비난받지만 훗날 성공한 개혁으로 평가받는다. 반대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택이 시간이 지나 실패한 판단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결국 정치는 의도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나는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역시 단순히 인사 한 건만 놓고 평가하기보다 더 큰 국정 운영과 개혁의 흐름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실패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성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를 생산하고 전달해야 하는 속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치 뉴스는 정책의 성과나 장기적인 방향보다 이슈 만들고, 그 속에서 갈등과 충돌, 논란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언론을 무조건 신뢰하거나 무조건 불신할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하나의 기사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정치는 하루하루의 뉴스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오늘 비판받는 결정이 훗날 성공한 개혁의 출발점으로 평가될 수도 있고, 오늘 박수받는 결정이 몇 년 뒤 실패한 선택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결국 국민은 지도자를 감시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다.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지도자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평가할 책임도 있다. 지금의 인선이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하루하루 쏟아지는 정치적 논란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조금 더 긴 시선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영삼의 성공도, 문재인의 실패도, 그리고 지금의 이재명 정부 역시 결국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정치는 의도가 아닌 결과로, 역사는 과정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다는 생각을 전하며 글을 맺을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주관일 뿐이니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과거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을 돌아보며 정리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이 게시판에서 통찰력있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공감합니다
대리기사는 취객 모시는거에만 전념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