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포츠 웹진 후추 게시판에 쓴글입니다...심재학에 대한 곰대 가족들의 생각을 종합해서 한번 써봤습니다...글중간에 엘지를 다소 추겨세우는듯한(?) 표현이 마음에 걸리시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십시오...그래두 후추게시판에 쥐새끼라고 쓰기에는 조금 그렇더군요...
"위기의 남자 심재학"
야구팬이라면 적어도 (두산을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작년 가을 김인식사단이 보여준 감동의 플레이를 잊지 못합니다.
비록 챔피언쉽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괜찮아"를 연호하며 구장을 뜨지 않았던 베어스팬들은 마치 잠실을 수원으로 옮겨논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그들의 숨소리와 조그만한 몸동작하나에 울고 웃으며 함께 호흡합니다...
정수근이나 홍원기의 수훈선수 인터뷰에 중에서 "팬들에 대한 사랑에 보답하기위해, 한국프로야구에 두산베어스가 새로운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결승타를 쳤다" 라는 맨트는 팬들에게 마치 자신이 하얀색 곰돌이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고 있다는 환각속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준우승팀으로는 최초로 다음날 일간지 전면광고를 장식하는 구단의 감사문구를 보며 베어스팬으서 눈시울을 붉히며 올해를 기약했습니다...
그러나 가을잔치의 감동이 가시지도 않은 지난겨울 두산은 2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트레이드 시킵니다..
그 중 '우동수'트리오의 '수' 심정수...가을에는 엘지와의 포스트시즌 홈런3방으로 두산팬들의 오랜숙원인 엘지콤프렉스(?)를 단한방에 날려버린 영웅(물론 지금은 상황이 완전역전^^)이며 작년겨울 선수협사태이후로 가장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입니다.."아들에게 당당해지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에 지난 가을 이미 8개 구단 최고의 추진력과 단결력을 보여준 팬들은 불의에 맞서는 한명의 투사로서 더욱더 그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선수협사건 종결후 너무나도 유명한 "보복성트레이드"로 한명의 선수와 트레이드됩니다..
베어스팬들은 이성을 잃고 구단에 맹폭을 가하며 조직적인 활동과 함께 두산상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안티두산을 외칩니다..구단과 팬들의 감정대립이 극에 달하며 브레이크없는 질주가 계속될즘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꿈속에서도 홈런치는 모습이 나올정도라는 열성팬들의 우상 "가을의 영웅"심정수의 트레이드 맞상대인 죄 없는 한명의 선수에게 보기에 민망할정도의 비난의 화살이 날아옵니다...
심재학....심정수의 트레이드 맞상대입니다...아마시절 못치는 공이 없는 "타격의 신"에다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와 강견의 소유자....
전문가들은 그가 엘지에 입단하자 "94년 우승트로이카"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와 더불어 그의 가능성과 기대치를 끊없이 타진하며 80년대 해태의 아성은 엘지에 의해 다시금 재현될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향후 10년 동안 무적엘지의 전성시대를 예고합니다...실제로 한국 프로야구3대 메카 잠실, 부산, 대구의 야구붐조성과 함께 9시뉴스도중 화면을 1/3로잘라 야구장 2원중계를 해주던 다시없을 르네상스의 95년에 줄무늬유니폼(엘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며
그 인기의 중심에 심재학이 서있게 됩니다...
리그 최고 인기구단의 4번타자...그러나 그는 프로에 와서 허접이됩니다...
결국은 그저그런 선수생활을 하다가 구단으로 부터 투수로의 전향 협박(?)을 받아들여 마운드에 섰으나 역시 그저그런 볼을 뿌리며 구단의 눈밖에 나게 됩니다...
외국인 선수의 도입으로 설자리가 없어진 심재학은 결국 현대로 트레이드 되며 투수전향후 트레이드불가 약속을 저버린 구단에 대한 배신감에 야구배트를 놓고싶었다고 말할정도로 심한 좌절감을 맛보게됩니다..
현대에서 다시 타자로 전향했으나 이번에는 두산의 심정수의 트레이드 맞상대카드로 두산유니폼을 입게됩니다...심정수의 트레이드에 분노한 팬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맞으면서..아무 죄도 없이 욕을 먹으며 눈물을 꼽씹게됩니다...사장단 회동때 현대의 구단주가 심정수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두산구단주에게 농담조로 "재학이줄께..정수주라""어, 그래" "진짜 줄거야..이거 횡재했네.." 라는 트레이드 비하인드 스토리가 그대로 기사화 된것을 보면 당시 심재학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인식과 성난베어스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그대로 반영하는듯 합니다...
대학4학년때까지 적어도 한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로 인정받던 사람...
최고의 위치에서 추락을 거듭하는 자신의 모습에 자신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는 두려움....
선수로서 활용가치를 포기한 구단의 배신과 트레이드...
그리고 보복성 트레이드 맞상대....허무개그와도 같은 트레이드의 성사와함께 자신도 모를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이유없는 미움을 함께 받아야 했던 시간....
어렸을때 가장 듣기 싫은 말중에 "옆집에 누구는 공부잘한다..너는 머냐?" "엄마친구 아들은...."이런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생각해보십시요...하물며 세상사람들 모두의 입에서 비교대상의 약자로 취급당하는 것도 모자라 본의아닌 욕까지 먹는다면 과연 견딜수 있을까요? 저라면 쪼팔림을 떠나 자존심에 죽기보다 싫을 것 같습니다..
최고와 최하를 오르락거리며 많지 않은 나이에 너무도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선수...
보복성 트레이드의 가장 큰 피해자임에도 손가락질 당하던 선수...
세상모든 이에게 평가절하받던 그 선수가 2001시즌 리그 리딩히터로 전반기를 마감합니다...
그는 이제 시즌의 반을 타격폼수정으로 보내던 엘지시절의 허접4번도, 고교야구에서나 있을듯한 강견인 외야수의 마운드세우기의 희생양도, 현대시절 좌투수가나오면 박찬호가 번트대듯 작전의 고민을 덜어주는 반쪽선수도 아닙니다..."신 해결사"라는 칭호와 함께 올스타 투표 동군 외야수 부문 부동의 1위자리를 차지하면서 서울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두산의 간판스타가 되었습니다...
성격좋기로 소문난 심재학...다른 이였다면 벌써 야구공을 놓을지도 모를 수많은 시련을 이겨낼수 있었던 건, 오기와 독기만으로 가능했으리라 보지는 않습니다...심정수와 트레이드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말합니다..
"오히려 정수같은 훌륭한 선수랑 1:1트레이드 된게 영광입니다.."
성난 베어스 팬들은 한편으로는 심재학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기도 하며 그를 자신들의 식구로 인정해주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사는 기막힌 처세술인지, 아님 원래 성격이 긍정적인 사고를 지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에게 다가온 세상사람들의 비난에 그렇게 맞서갑니다...겨울동안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며 끊임없이 배트를 돌리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갑니다...
인생을 살다보니 (개인적으로 얼마 안살았지만) 밥을 먹는 것처럼 자주 오는게 시련과 좌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세상의 벽에 부딪혀 포기하기도 하고 세상이 자기중심이 아니란걸 처음 안날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슬픈날로 기억될 정도로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하고 힘들어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 집니다..)
심재학....자신에게 찾아온 시련을 의연히 대처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그러면서도 자신을 진가를 믿는 당당함으로... 모든것이 낯선 새로운 집에서 불과 6개월사이에 세상모든이의 시선을 한방에 돌려버린.. 위기를 기회로 바꾼 남자에게 끝없는 박수와 화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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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나라 심판들 수준이 높아져서
보다 공정한 경기가 펼쳐지기를 8개구단 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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