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 노원구 상계동에 32평 아파트를 1993년에 구입하여 지금까지 거기에 사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나만 만나면 늘 불만을 털어 놓는다.
이유인즉, 1993년 당시 32평 아파트 값이 상계동이나 강남구 대치동, 수서동 등의 같은 평수의 아파트와 별차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노원구는 2억 5천~3억, 대치동은 8억~9억원으로 3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러니 억울하고 배가 아파서 못살겠다는 것이다.
참 궁금한 일이다.
10년만에 엄청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이며, 또한 이것은 계속 진행될 것인가?
또 어떤 곳에서 일어나는 것인가?
모두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필자는 20년이상 감정평가업을 영위하면서 그동안 터득한 많은 부동산 이론과 경험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분석해 봤다.
1. 경제적 주체가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갔다.
1970년대초에 강남권 개발이 시작되어 1980~1990년에 성장기를 거쳐 1990년부터 성숙기로 접어들기 시작하더니
IMF를 벗어나고자 벤처기업에 정부가 집중투자하면서 강남은 새로운 산업에 의한 새로운 중심권으로 부각되어,
자금의 이동이 강북권에서 강남권으로 대거 이동하게 되었다.
자금의 이동이 있으면서 신진세력인 젊은세대 또한 강남권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형태의 강력한 중심지를 형성하게 되어
새로운 세력․ 새로운 문화에 의한 뉴타운이 형성되었다.
2. 사람은 사회적, 경제적 동물로서 지역성을 형성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태어나자마자 가정의 소속이고 학교를 거쳐 직장에서 또는 지역에서 함께 어울리며 살아간다.
따라서 사람도 본능적으로 서로 편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려 노력하게 될 것이고 이것을 행복으로 여길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생활을 하는데 서로 편하고 서로 도움이 되도록 모이게 될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따라서 사회적 수준, 문화적 수준, 경제적 수준이 서로 유사한 사람끼리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본능적인 것이고,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같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예를 들어, 강남구 대치동인 경우 1998년까지는 그다지 다른 강남권과 비교해서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타워팰리스와 아크로빌이 건축되면서 부자들이 집단적으로 이주하게 되어 새로운 부자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3. 부자들은 응집력이 대단히 강하다.
부자란 누구를 말하는가?
돈이 얼마나 많아야 부자라고 하는가?
서로 응집력이 생길정도면 도데체 얼마나 많은 재산이 있어야 부자라 할 수 있는가?
이는 특별한 이론이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필자는 가족일원이 생산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그 시대의 상류층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없고 또한 그렇게 돈을 쓰더라도 원금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라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시하면, 순자산이 100억원정도는 넘어야 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 부자들은 어떠한 특성을 갖는가?
첫째, 일단 부자가 되면 의심이 많아진다.
부자덕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다보니 진실되지 못하게 접근하는 사람이 많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고 의심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는 게 아닌가?
둘째, 교만해진다.
첫째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리만 하게 되고
회장님, 사장님하고 겉으로는 늘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하니 누구인들 교만해지지 않겠는가?
따라서, 돈 없는 사람은 한 수 아래로 보게 되고 쉽게 대하게 되는 것 아닌가.
셋째, 겁이 많아진다.
부자들은 손하나 까딱 안해도 주변에서 다해주고, 돈만주면 대체적으로 모든일이 다 되기 때문에
또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혼자서 스스로 하는 일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문득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또 돈번 과정이 사람은 대체적으로 어느 순간 많아진 것이기 때문에,
또 어느 순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에 다소 불안감이 들 것이고 이는 결국 겁쟁이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몇 가지를 들었지만 그 이외에도 사람이 쾌락적으로 변하여 성격이 조급해지고, 포악해지는 특성을 갖게 된다.
따라서 부자들은 이것을 이해할 수 있고 서로 돈쓰면서 같은 수준으로 지낼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고자하는 성질이
굉장히 강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대치동의 타워팰리스, 아크로빌 등도 IMF 이후 벤쳐기업이나 증권투자 등으로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발생하게 되어
이러한 집단을 수용할 수 있는 곳에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4. 사람은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성경말씀에 부자가 천국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부자가 되면 편하고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괴롭고 불한하고 온갖 겁에 질려 살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은 부자가 되려고 한다.
그야말로 모순이지만 이것은 본능 아니겠는가?
먹을 것이 많은 곳으로 동물이 모여드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따라서 일단 대치동의 타워팰리스에 부자들이 군집해서 살게 되니까
그 주변에 우선 부자들의 아들, 딸 등을 위한 고급과외, 질좋은 학원이 생기게 되고
또한 고급음식점 고급병․의원 등 모든 것이 고 급으로 장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주변이 변하니까 다른 곳에 있던 또 다른 부자들이 이곳에 오기를 원하게 되고
나중에는 가짜 부자까지 북새통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강력한 응집력에 의한 지역이 형성된다.
5. 집 값은 지불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집도 그 사람의 신분의 표시이고 경제적 수준을 나타내는 표시로 간주되기도 한다.
사람이 돈을 벌면 먼저 먹고, 입고, 기초 문화생활하고 그리고 집을 산다.
이렇게 집은 생활하는데 있어서 후순위로 밀린다.
하지만, 집은 의․식․주라고 하듯이, 필수품이라 집의 구입이 후순위인 것은 중요도가 낮은 것이 아니고
자금이 크고, 자금의 이동성이 적어서 그런 것이다.
따라서 집값은 한가정의 소득수준과 비례하게 되는데 소득수준이 낮으면 집값은 적고 소득 수준이 높으면 집값은 높아지는 것이다.
즉, 한가정의 지불능력이 집값을 결정하게 되는데
지불능력이란 한가정의 총소득에서 식비, 의류비, 기초문화생활비를 뺀 나머지 부분이 집에 지불할 수 있는 자금이 된다.
이를 잔여소득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지불능력이라 한다.
예를 들어, 한가정의 총소득이 년간 4,000만원이라면
① 식생활비 → 800만원 ② 의류비 → 400만원 ③ 학비,병원비 등 기초문화생활비 → 1,200만원 ④ 교통비등 생산활동비 → 600만원 합계 3,000만원
∴ 4,000만원-3,000만원 = 1,000만원*지불능력) 따라서 년간 1,000만원이 지불 능력인데, 집값은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현재 은행이 대출금이자가 평균 7%(년)에 해당 되므로,
1,000만원 ÷ 7% ≒ 142,000,000원 |
즉, 년간 가계 총소득이 4,000만원인 가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역의 집값은 142,000,000원이 되 는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소득이 점점 더 많아지면 어떻게 되는가?
먹고, 입는 것은 소득이 증가한다고 하여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는다.
문화생활비 등도 증가는 하지만 계속 비례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결국 남는 소득이 점점 많아진다.
즉, 잔여 소득은 점점 많아진다.
따라서 지불능력은 몇배씩 늘어나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람은 서로 유사한 사람끼리 모이게 되어있고,
사람은 또한 경제적 동물이기 때문에 경제적 수준이 유사한 사람끼리 모이게 되어있고,
이는 곧 마을을 형성하고 그 마을은 서로 폐쇄적 특성 즉 지역성을 나타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집값도 그 특성을 갖게되는데 집값은 그 집단의 지불능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부자 마을은 집값이 비싸고 가난한 마을은 집값이 쌀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부자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국민 모두가 그저 그렇게 비슷하게 살았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본격적인 시장주의 자본주의로 진입하면서,
또한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정책과도 맞아 떨어지면서 상당히 많은 부자들이 발생되게 되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부자마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급이 뒤를 잇게 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 수준에 맞게 살아야 행복하다.
부자는 부자마을에 살아야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끼리 서로 어울려 살아야한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지역이 나누어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부자들이 부자마을에 살면서 집값 비싸게 주고 학비, 의료비, 식비 등 생활비를 많이 쓰면서
최고의 대접을 받으며 살고 국가에 세금 많이 내면,
그 비싸게 지불한 모든 돈을 사회에 쓰면 이것이 사회 환원 아닌가!
미국의 비버리힐스타운 같이 부자마을을 만들 필요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강남구 대치동에 하나 생겼는데 저항이 너무 심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환영할 일 아닌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부자가 별로 없어 마을을 형성하지는 못했는데....
혹자에 의하면 우리나라 서울에 부자가 10만명 정도는 있다고 한다.
어느새 우리나라가 이렇게 국부가 성장했는가?
- 글 : 호종일 / 부동산써브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