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
지하철을 탔다.
노약자 석에 두자리를 차지한 채 다리 꼬고 앉아서 침뱉으며 이어폰 끼고 뻐킹뻐킹 노래 따라부르는 희안한 놈을 만났다.
시비 걸고 싶지만 시청역에서 갈아타야 해서 참았다.
난 왜 항상 모지란 놈들을 지하철에서만 보고 시비가 붙거나 참거나 하게 될까....
9:51
1호선 청량리행 지하철 맨 뒷칸...
15명 정도 서 있으며 한산한 편
엠피3에 담아온 곡들을 감상하며 지하철은 청량리를 향해 감
내릴 때 쯤 되니 선 사람은 거의 없이 모두들 말 없이 무표정한채로 어디를 응시하는지 모를 사람들로 맨 마지막 공간은 그렇게 채워진채 갈길로 감
(가져간 노트에 시간대별 상황을 정리하면서) 운영자 회의 때 의논해야 할 안건들을 정리함.
내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고 있지? 란 생각이 들었다.
10:06
청량리 도착
10:20
춘천으로 출발 - 차비는 5400원
10:26
여행 가는 걸 미리 말하지 않았던 걸로 단단히 삐진 여자친구와 다툼
남자랑 여자는 역시 다른 동물이다.
잔소리에 너무 신경쓰지 말자.
오늘자 허영만의 '꼴'이란 만화에서 특정 관상을 가진 사람은
마누라의 잔소리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뭐 좀 의연해지면 되려나.
바깥 경치나 구경해보자. 뭐 제대로 보이는 건 하나도 없다만...
뭐 제대로 보인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00:15
남춘천 도착
춘천역으로는 당분간 운행을 하지 않아 남춘천이 막차다.
뭐 거기가 거기다만은...
하차후 지도에서 본 찜질방을 내 방향감각만 믿고 찾아가본다.
내 방향감각은 거의 틀린 적이 없으니까
중간에 만난 길냥이 한마리
소리를 내니 가던 길을 가다 말고 날 쳐다보는 듯 살짝 웅크리고 있다.
한 20여초를 쳐다보니 긴장이 풀린 듯 웅크린 채로 머리를 숙여 주위를 더듬는다.
남춘천역 근처엔 모텔들이 즐비하다. 한 커플이 모텔촌 거리로 사라진다...
GS25를 들러 하이네켄 하나와 졸병 스낵을 샀다. 출발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거였다.
하이네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목에 감기는 느낌과 맛이 좋다. 하이네켄이 이런 맛이구나.
하이네켄과 졸병 스낵 3400원
머리속에 넣어놓은 지도와 손에 들고 있는 지도를 번갈아 그려보며 그렇게 걸어걸어 목적하던 곳을 찾았다.
이런 제길... 야후는 찜질방과 목욕탕을 한 키워드에 넣어놓았다.
10시에 문을 닫아서 불빛조차 없던 목욕탕 주위를 환한 불빛 하나 믿고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야후 ㅅㅂㄹㅁ들이란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2부는 내일
첫댓글 밤에 가는 모양이구나..~~재미있게는데...글은 하나도 재미없다....~~~~~~~~~
훗. 빨리 지천명얘기해 주삼 ㅋㅋ
아..말로만 듣던 춘천이다... 일단 즐비한 모텔 인것만으로도 가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는 아주 감동적인 글이에요~
형~ 다음 글도 기대 할께요 ㅎㅎ 근데 왜 여자친구분께 안알리셨어요 ㅎㅎ;;; 그 부분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 ㅋㅋ
와~춘천!!! 명동 닭갈비랑 공지천 콧구멍 다리쪽 닭갈비구이 완젼 맛나는데......,나두 가구 싶땅......
춘천... 넘 멀다... ㅠ ㅁ ㅠ ...
ㅎㅎㅎ 여행하구 있구낭... 즐여행 하고 오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