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대접같은 넙적한 그릇에 붓고 거실바닥에 놓는다
내 방에서부터 난 터덜터덜 걸으며
지금 이 곳은 사막이고 난 뙤약볕을 쬐며 탈수증세에 이른
동공이 풀린 상태의 사람으로 연기한다
"흐억...허억..물...물..오아시스...헉.." 하며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휘청거리다
거실 바닥의 물을 보자마자
"옹달샘이다!!!!!!!!오아시스다!!!!!!!!!!!" 라고 소리지르며
바닥에 개처럼 엎드려 대접에 얼굴을 묻을듯이 물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엄마에게 드디어 니가 미쳤냐고 한대쳐맞는다.
먼저 허름한 잠바를 입고 찐감자를 주머니속에 두어개 정도 넣은뒤
집안이 마치 전쟁터가 된듯 피융피융 날아오는 총알들을 피하며 식탁 뒤든 방문뒤든 숨어 쭈구려 앉는다
그리고 다급하게 주머니에서 찐감자를 꺼내 껍질도 벗기지 않은채 우걱우걱 가슴을 치며 먹는다
"우물..우물...어머니가 싸주신 찐감자...어머니..보고싶습니다"
먹으면서 계속 사방을 쳐다보며 총알이 날아오진 않을지 우려해야 된다
방문을 쾅 열어제끼며 "주모 여기 국밥 한그릇 말아주소!"
라고 걸걸한 목소리로 외치며 상 앞에 털썩 앉는다
따끈따끈한 국밥이 나오면 기다렸다는듯 후루루룩 쩝쩝 소리를 내며 조선시대 백정 연기를 하며 급하게 먹는다.
얌전히 있다가 갑자기 흐억.!!!하면서 발작을 일으킨다
드라마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자일리통 통을 놓은 곳까지 기어가서
자일리통 뚜껑을 열고 입안에 우수수 쏟아붓는다
그리고 가슴을 치며 억지로 씹는 연기를 한다
다 씹은후 "하...언제쯤 이 약 없이 살 수 있을까.."라고 중얼대다 엄마한테 쳐맞는다
포도주스를 술잔에 미리 따라놓는다
식탁 의자에 털썩 앉으며 허공을 보고 마치 바텐더와 눈을 마주친듯 눈인사를 건성으로 한다
그리고 "늘 마시는 걸로" 라고 삶에 찌든 커리어우먼의 여성 연기를 한다
포도주스를 음미하며 조금씩 마신다
백숙 맛있게 먹는법
백숙에서 다리가 실한 부위를 집어 양손으로 잡고 쩝쩝대며 뜯어먹는다
이상한 아프리카 어를 지어내서 신나게 떠들면서 우걱우걱 닭다리를 뜯어먹는다
입가에 다 묻히면서 먹야아한다
그 말의 뜻은 '족장님 오늘 사냥감 최곤데요 정말 맛있습니다' 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