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단심´인가 ´허우단심´인가
애처롭고 안따까운 일이 세상에 많고 많지만, 사람을 찾아 헤매는 것만큼 애처로운 것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몽매에 그리던 부모형제나 자식이라면 그 애절함은 더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산가족 찾기의 이모저모가 방송에 비칠 때면 부지불식간에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지기 예사입니다. 예 있다는 소식 듣고 허위단심 찾아가면 딴 사람이고, 졔 있다고 찾아가도 딴 사람이거나, 혹은 이미 그곳을 떠나 버려서 다시 만나기 어렵게 되었을 때의 허탈과 상심은 표현키 어려울 것입니다.
방금 ´허위단심´이란 말을 했습니다만, 그 뜻은 문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정한 목적지까지 가려고 허우적거리며 무척 애를 쓰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 찾아가는 길이 험하고 난삽하면 할수록 허위단심하는 모습은 더욱 고통스럽고 애처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 ´허위단심´을 흔히 ´허우단심´이라고 발음합니다. ´허위적허위적´이 ´허우적허우적´으로, ´허위적거리다´가 ´허우적거리다´로 표준어가 바뀌었습니다만, ´허위단심´은 ´허우단심´으로 아직 그 표준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는 그렇게 바뀔 가능성이 많긴 합니다만 그때까지는 ´허위단심´으로 발음하여야 할 것입니다. ´허위단숨´이나 ´허우단숨´ 역시 바른 말이 아닙니다.
* 대화(부부간) *
(여) : ˝상헌네가 오늘 서울을 떠난다기에 차를 몇 번씩 갈아타고 허위단심 공항엘 갔더니, 벌써 떠나 버렸지 뭐에요.˝
(남) : ˝요즘 교통 사정이 좋지 않아서 충분한 여유를 두지 않으면, 허위단심 노력한 게 허사되기 일쑤라오.˝
(여) : ˝문제는 교통 사정에 있었던 게 아니라, 제 착각 때문이어서 더 화가 났어요.˝
(남) : ˝착각이라니? 오라, 14시를 오후 네 시로 착각했던 게로구려. 허위단심 찾아갔던 일보다 당신의 멍청함에 더 화가 났겠구먼.˝
* 여러분 잠깐만! *
´괴퍅하다´가 ´괴팍하다´로 바뀐 것처럼 ´강퍅하다´도 ´강팍하다´로 표준어가 바뀌었을까요?
고집이 세고 까다롭다는 뜻의 ´강퍅하다´나,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고 걸핏하면 성을 잘 내는 것을 나타내는 ´퍅하다´, 등은 표준어 고시에서 빠졌기 때문에 종래의 어형이 그대로 표준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퍅하다´를 ´팩하다´라고 잘못 쓰거나 발음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