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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브스의 미래를 짊어진 한국인들. 사진 우로부터 성민규 코치,허재혁 트레이너, 포수 하재훈, 투수 정수민, 외야수 김동엽, 유격수 이학주, 투수 이대은 ⓒ민기자닷컴 |
시카고 커브스 미래의 라인업이 이렇게 짜일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가을 교육리그에서 이런 라인업으로
시카고 커브스가 경기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만약 정수민(20)이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면 그날 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수민도 이대은(21)의 뒤를 이어 커브스가 선발로 기대를 거는 유망주입니다.
이중에 김동엽(19)은
미래의 중심 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하재훈(20)은 포수로 다시 변신해 안방마님을 꿈꿉니다. 이학주(20)는 구단
전체에서 가장 기대가 큰 선수 중의 하나로 부동의 유격수이자 톱타자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대은은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어 놓은
지 오랩니다. 나경민(19)은 프로야구 1라운드 지명이 확실히 되던 공수를 겸비한 외야수 기대주입니다.
지난주 애리조나 주 메사에 있는 커브스 마이너리그 훈련장에는 아직 캠프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선수들이 나와서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커브스가 자체 유망주들만 초청해 차린 미니 캠프였습니다.
이 캠프에 초청된 선수는 모든 경비를 구단에서 부담해서 훈련을 시킵니다. 간혹 초청받지 못한 선수도 훈련을 함께 하기는 하지만 그런 선수는 자비로 경비를 내야 합니다.
그 중에 나경민을 제외한 5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나경민은 아직 미국에서 시즌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초청될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커브스 마이너리그에는 풀타임 트레이너인 허재혁(29)씨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 시즌 커브스 마이너리그에는 한국인 선수
6명과 코치, 트레이너 각각 1명 등 8명이 몸담게 됩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들 중에 팀이 갈리는 선수도 나오겠지만 스프링
캠프 훈련도 함께 하고 또 코치와 트레이너까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들은 다른 빅리그 팀으로 간 한국 선수들보다는 확실히 유리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운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훈련이 끝나고 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이들은 소위 G세대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에 태어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자식들로 글로벌 마인드(Global Mind)를 가지고 있는 신세대입니다.
아직 캠프에 도착하지 않은 나경민을 제외한 5명과 벤치에 마주 앉았습니다. 톡톡 튀기도 하고 조용한 가운데 은근한 힘을 내 비추는 등 개성도 각각이었고 저마다 뚜렷한 목표와 소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들을 보살피고 있는 성민규 코치는 “팀에서 참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누가 먼저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2,3년 안에 메이저에 올라갈 선수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모두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허재혁 트레이너도 “모두들 건강하고 몸 상태가 좋다. 동엽이가 몸살이 좀 있었지만 다 나았다. 자질도 좋은데다 모두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구단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니 캠프에 초청된 ‘커브스의 미래’ 5명의 코리언 선수에 대한 구단의 기대와 평가, 그리고 자신들의 2K10 시즌 각오를 들어봅니다.
커브스가 진작에 에이스감으로 점찍은 이대은은 팔꿈치 수술을 딛고 본격적으로 선발 수업을 쌓게됩니다.ⓒ민기자닷컴
★이대은(선발 투수)-작
년 후반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복귀했지만 구속이나 구위는 괜찮았던 반면에 컨트롤이 흔들려 고전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처음
커브스에 합류해 승승장구하면서 약간 자만할 수도 있었던 점에 비추어 약이 됐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겨울 동안 혹독한 훈련을 거쳐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대은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일단은 아프지 않고 풀 시즌을 마치고 싶습니다.
더블A까지 진출해서 가을에 유망주들이 가는 폴 리그에서 뛰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이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단은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학주는 유격수 수비와 송구 능력은 이미 수준급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동의 톱타자를 노립니다. ⓒ민기자닷컴
★이학주(유격수)-미국식 타격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팀에서 가장 빠른 빅리그 승격을 기대할 정도가 됐습니다. 좌타석에서 몸이 빠지면서 치는 타격 스타일로는 강속구와 체인지업에 대처할 수 없는데 힘을 받혀놓고 치는 타격에 눈을 떴습니다.
우투좌타로 190에 가까운 장신이지만 톱타자로 이치로 못지않은 스피드를 지녔고 수비와 어깨는 이미 빅리그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정신적으로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것이 보강점입니다.
이학주는 “올해 더블A까지는 진출하고 싶습니다. 커브스 부동의 톱타자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싱글A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 진출 후 구속이 유독 빨라진 정수민은 올해 97마일을 찍고 싶다는 포부입니다. ⓒ민기자닷컴 |
★정수민(선발 투수)-작년에 95마일을 찍었을 정도로 미국에 와서 공의 스피드도 빨라지고
파워 커브를 지녔습니다. 그리고 체인지업을 부지런히 연마하고 있고, 투심 패스트볼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경기 운영 능력은
더 배워야하지만 구위가 워낙 좋고 대단히 열심히 하는 노력파라서 구단의 기대가 큽니다.
정수민은 “어디를 가든 안 아프고 풀 시즌을 다 뛰고 싶습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스피드를 끌어올려 97마일을 찍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싱글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포수로 변신한 하재훈은 탄탄한 기본기를 인정받아 빠른 성장을 기대합니다. ⓒ민기자닷컴 |
★하재훈(포수)-외야수로 영입했지만 작년 가을부터 포수로 보직을 변경했습니다. 용마교 시절
포수를 맡기도 했던 하재훈은 어깨도 강하고 기본기가 좋아 구단에서는 포수로 성공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블로킹이나
송구 등 기본기는 또래 마이너 선수보다 이미 앞섭니다. 그러나 경기 운영과 투수 리드, 언어 소통은 아직 부족합니다.
하재훈은 “포수로 바꿨지만 자신 있습니다. 올해 3할대 타율에 홈런 10개는 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의 중심 타자로 기대를 모으는 김동엽은 장거리 타자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민기자닷컴
★김동엽(외야수)-고
교 야구 최대 거포로 인정받던 김동엽의 펀치력은 커브스에서도 인정하고 기대가 큽니다. 어리지만 홈런 치는 법을 아는 선수라는
평가인데 요즘 고생 좀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어깨가 아파서 왼팔로 송구를 하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아직은 송구력이
떨어지지만 충분히 좋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거포인데다 스피드도 대단히 빨라 추신수(29ㆍ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이어 20홈런-20도루는 물론 장래에는 30-30도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김동엽은 “첫 시즌이라 아직 잘 모르지만 홈런 15개는 치고 싶습니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 25홈런도 노리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타격은 이미 싱글A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지만 루키리그부터 밟아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한국의 유망주들이 MLB에 도전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중에 꽤 많은
선수들이 좋은 재능에도 불구하고 실패했습니다. 너무도 다른 환경과 문화 차이와 언어 장벽에 따른 오해와 외로움, 은근한 차별
등등의 경기 외적인 요인이 더 심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커브스 마이너에서 뛰는 선수들은 분명히 유리합니다. 덜 외롭고 구단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합니다. 그래서 구단의 기대도 더 큽니다. 그들에게 큰 기대가 쏠리는 이유입니다. <애리조나 주 메사에서 민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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