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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요물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요물
"돛 달아라" 정약용 바람 탄 빠른 돛배 물을 뒤로 뿜어대니 하늘 빛 잠긴 물에 물결 무늬 일렁이네. 숲속의 누대 빛은 숨바꼭질 하는데 물결 저 쪽에선 놀라는 제비와 참새떼들 긴 노는 젓기 싫어 온통 쓰지 않고 새로 지은 피리 곡조 귀 기울여 들을 만해. 인생살이 활달한 뜻 얼마나 될거나 반쯤 취하여 푸른 구름만 바라보네 |
거기에 다산 정약용님의 '돛을 달아라'가 이정목에 달린 시를 옮겨 적어 보며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에 주먹떡을
먹는데 서파부터 왔다는 분이 이곳으로 내려와 사진을 찍는다.
그도 역시 이 시에 포인트를 찍고, 과라리로 내려 간다.
저녁 5시 4분, 다 산행을 마친 분도 있는데 나는 행차를 한다. 안달복달 한다고 되는 것 아니고 먹구름 몰 듯
가는 것 아니기에~
철마산의 전경을 보이며 산릉 따라 가는 넘었던 철마산의 사진이 이마에 솟는 넋두리 하소연에 비벼대며 간다.
지둔리 2.35km 갈림의 이정목을 지나
지는 홍색물감 담은 해넘이가 기똥차다. 산행에서 자주 보던 풍경인데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또 이 풍경에 사로잡혀
발길 멈추고 있다. 어서 가야지,
솟아 올린 조그만 바위를 남겨 떠나려니 가야할 산이 솟아 있고
바위와 골짜기의 나무 사이로 들어온 해는 아직도 나를 배웅하고
가야할 과라리봉의 높이를 더 높게 추게 세운다.
이 화려한 빛도 일직선으로 내려 앉으려 한다.
꿈의 대화
땅거미 내려 앉아 어두운 거리에 가만히 너에게 나의 꿈 들려주네, 너의 마음 나를 두고 나의 그것 너 받으리~의 노래가 생각
나 저 깊은 곳까지 꺼지는 듯 한다. 나만의 암호처럼 남은 햇살을 지우며 간다.
오름짓은 땅거미가 다가온다. 과라리봉 정상에 섰다.
[과라리봉]x676봉의 이정목이 있는 정상!
새는 자기 길을 안다 김종해 하늘에 길이 있다는 것을 새들이 먼저 안다 하늘에 길을 내며 날던 새는 길을 또한 지운다 새들이 하늘 높이 길을 내지 않는 것은 그 위에 별들이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
휘황한 바람소리 만이 쌓여 땅거미의 그물 땅거미가 내려앉고 내게로 온다. 어둠의 시작을 알리는 박모도 잠시 밝던 박명도
저녁 박명의 끝인가 보다.
이정목에 천마산 2.4km, 가곡리 4.8km의 갈림을 버리고 천마산으로 간다.
천마산을 향해 걷게 되는 산봉우리가 3개로 보이며 선을 보인다.
암릉에 맞닿은 향수 어둠이 어스럼히 넘게되고 암릉에 비친 달도 떠 온다. 남양주시 오남읍의 불빛이 켜져 살아 움직이는 용
같고 동풍 맞으며 걷는 바람에 팔이 시리도록 분다. x629봉의 안부에서 랜턴을 켜 나의 나침판에 기대여 간다.
쓰러진 나무 문으로 들어 내려서면 안부의 [배랭이고개]에 닿고
[X630.3봉]의 무명봉에 올라서니 네모불빛 하나 점처럼 보인다. 깊은 골짜기의 경사진 어둠속은 적막이 친친 온몸을 휘감고
내 안을 기어들어온다.
팔현리갈림을 지나
[괄아리고개]의 불빛이 네모였던 것. 국가지점번호의 불빛였던 것. 돌핀샘바위 3.0KM, 보구니바위 2.7KM의 이정목인
괄아리고개를 지나 오르고
암릉을 넘기를 반복하며
암릉의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서면 '대구드림산악회'팻말 위 보구니바위가 왼쪽으로 와 있다. 현위치철판에 보구니바위-삼각지점
이란 글씨와 그 옆 보구니바위목이 서 있다.
[보구니바위]
어두워 형체는 보이지 않고 그냥 암봉이라면 맞겠지 않겠나. '괄아리고개 0.9KM, 보광사 0.67KM, 정상'의 현위치목에 표기되고
천마산이 지척으로 다가와 있다.
암릉을 넘고 암릉 사이를 비집어 내려
[돌핀샘바위]에 닿고
천마산의 새우등 같은 까만봉우리가 자꾸 내게로 온다. 언뜻 보아도 바윗덩어리로 보여 위험을 암시한다. 올라야 할 산이기에
저 길을 가는가 보다.
암릉을 비집고 경사도를 높혀 오르고 또 오르며 까만길의 오름짓은 오로시 안전만을 되짚으며 간다.
암릉에 붙은 이정목을 그래도 잡겠다고
산에서 본 꽃 오광수 산에 오른다 꽃 한 송이를 보았네 나를 보고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산에서 내려와 다시 그 꽃을 보았네 하늘을 보고 피어있는 누님 닮은 꽃 |
사진 찍어 남겨 눈이 얼어 붙은 미끄러운길을 기어 오르기를 반복하여 바위에 붙어 씨름하며
삼각지점과 정상의 철판에 붙어 오른다. X795봉에 붙은 지도에 없는 멸도봉이란 암릉을 꼴딱 넘어 바위사이를 기어내린다.
내려야 할 산릉이 보이지 않아 무서움 안고 엉금엉금 기어내려
암릉의 밧줄지대로 사면으로 돌아 간다.
눈길이 미끄러워 높은지대의 위험이 더 가중되고 갈 시간이 늦어져도 안전만이 최고일 뿐,
암릉에 붙은 팔현리갈림의 이정목에 서고
목책계단을 올라서면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 한그루 제멋 자랑하며 화도읍 불빛의 사열을 받는다. 두 번째 목책계단으로
고도를 높혀 천마지맥의 최고봉 천마산의 정상에 섰다.
[천마산 정상]의 두 번째 서게 되는 산, 태극기가 지금도 있다.
[천마산 삼각점]도 불판독되고
이
남양주시 화도읍 불빛과 천마산 스키장의 불빛이 연못같아 보인다. 큰금덩이 산자락에 던져 놓은 듯 찬란한 불빛 수놓아
있어 그곳 향해 가면 되지 않을까.
세찬 바람에 얼굴이 따갑다. 처음 이 산에 섰을 때도 밤이었는데 오늘도 밤, 난 천마산을 밤에만 서 있었다.
목책계단을 내려
안부에 있는 이정목의 천마산역 2.88KM의 방향키를 맞추어 간다. 천마산역으로 가는 이정목은 2.82KM와 2.80KM 연달아
2개가 나란이 붙는다.
밧줄지대에서 보이는 서울시내의 롯데타워 불빛이 반짝반짝 똑딱이 시계를 달고 조금은 무섭고 두려운 천마산의 밤길을 내려
왔다.
마치고개와 백봉산으로 가는 이정목을 만나 반가운듯 안부에 앉아 있으려니 눈꺼풀이 쏟아져 내린다. 전화기 걸려 온 울애
'조금만 가면 된다며~' 천마산역의 이정목도 끝난다.
스키장의 불빛이 용광로처럼 살아 움직이는 산릉으로 가까이 오며 이 풍경은 밤에만 보여주는 풍광을 찍으며 또 찍으며
햐얀눈송이 같은 단풍나무를 담아 간다.
암릉에 붙은 밧줄을 잡고 현위치번호 호평 C-18가 길을 안내하여 간다. 이제서야 V자 나무도 보이고 꼬아진 나무도 보이고
무명봉우리에 올라서면 선답자분의 띠지가 불 밝혀 주고 내림막에 서울시내가 불빛바다로 내려다 보인다.
천마산 불빛 따라 가면 된다.~ 之자 경사로 이어져 가며
현위치 번호판 따라 가면 되나 보다. 현위치 번호판 호평C-15 에서 호평 C-13의 평지같은 오랫만에 편안 언덕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이곳에도 스키장 불빛이 붙어 반짝이며 X386.4봉을 지나
[X405봉]을 사면으로 돌아 올라서면
백봉산의 가야할 산이 조망되고 고도를 낮추어 내려서면
스키장리프트가 앞으로 와 있다. 밤 11시까지만 운행한다는 방송이 들려오고
스키너들의 소리와 함께 쇄액~쇄액~소리가 적막을 뚫어 퍼져 갔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
무명봉우리에 보면 왼쪽으로 스키장, 오른쪽으로 속세의 불빛, 마치고개로 오는 차와 수라넘어고개로 오는 차의 불빛 모두 보인다.
아테나가 있는 [삼각점 358봉 '양수 450, 표고 356.6m]의 삼각점을 지나
속세의 불빛 사열 받으며 목책계단을 내려섰다. 2차선도로의 [마치고개]였다. 마치터널을 지나는 경춘선과 46번국도가 가르는
경계의 마치고개는 남양주시 호평동과 화도읍의 고갯길이다.
[마치고개]를 건너
산악회 전단지가 가득붙은 안내판이 사진첩같고
백봉산으로 가는 새이정목이 붙어 천마산역으로 가는 갈림을 버리고 백봉산으로 오름짓을 한다. 나무에 붙은 '3분대-1번'의
코팅지는 군부대이정표 일 것이며
철책에 붙은 '자연보호'현수막이 있는 산릉을 오른다.
위험판이 붙은 이곳이 천마산만 하랴는 혼잣말을 하며
'백봉산누리길'의 표지기가 붙고 속세의 불빛이 밤을 밝혀준다.
백봉산 정상을 향해 간다.
남양주시 불빛과 긴의자에 누워 이 밤 지새우며 이름모를 산새 소리도 잠을 자는지 고요하다. 바람 불어 날리고 바윗덩이 씨
름하며 새우다 끝 바닥에 누어 보는 하늘이 이제사 보인다. 별 가끔 떠 있다.
스키장뒤 밧줄지대아 나무계단을 오르면 [돌탑봉]에 올라서고 '출입금지(등산로아님)'의 팻말이 붙고 X572.5봉을 사면으로 반
바퀴쯤 돌아간다.
암릉과 암릉사이 걷고 사진기의 동력도 다 떨어져 가던 길 휴대폰으로 남겨 간다.
[백봉산 정상석]과 삼각점은 정자 아래 어데 있을텐데 못찾아 아쉬움을 뒤로하며
백봉산栢峯山의 다른 이름 '잣봉산'이라 불린 산봉우리의 정자에 누웠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발길도 이 백봉산에 새로운
별빛이 비추니 걷던 등짝에 맺힌 땀방울 씻고 나 다시 그 자리 앉아 본다.
산길을 지치도록 올라야만 하늘 아래 겨우 닿은 별이 가끔 더 있는 하늘이 여기도 있었나 보다. 창현청구아파트 3.98KM의 이
정목을 따라 백봉산을 내려서며
창현청구아파트 3.85KM갈림, 묘적사 1.3KM의 이정목을 지나 빨간불이 켜진 철탑 아래로 X410.2봉 못가 좌회전하여 동진하게 된
다.
홀대모의 소슬바람님 표지기가 안내하며 참소리님, 무한도전 등등 표지기가 붙는 길 따라 간다.
녹촌리 0.8KM의 갈림, 창현청구아파트 2.9KM의 가야할 길, 백봉산정상 2.1KM의 온길의 이정목을 지나 오르막에 붙은 '고래산
누리길'의 표지기가 수시로 붙는다. 즉 본 지맥은 다산길이며 백봉산누리길이며 고래산누리길과 겹치는 산길이다.
외줄 로프줄 따라 오르자 빼곡한 잣나무숲이 열리 반기며
[X341봉]의 원두막 시계는 밤 1시 35분을 가르키고 있으며 운동기구가 있는 산정의 봉우리는 넓다. 어두운 밤중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잣나무에 표딱지가 붙은 밤길을 간다.
창현청구아파트를 버리고 수리넘어고개로 가는 이정목은 이곳부터 남진하게 된다. 내려가면 끝나는 수리넘어고개이기에
편히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천천히 간다. 철탑아래를 걷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2차선도로의 수리넘어고개로 내려섰다.
[수리넘어고개]의 불빛이 환하게 비쳤다.
등에 업고 보따리에 머리를 이고 꼬박 밤길을 걸어 내려선 수리넘어고개의 구불어 내리는 경사도도 급하게 떨어져 월문리로
갔다. 반짝이는 호텔을 바라보며 걷다 지나는 차소리에 손 들어 보아도 허사되고 모텔 한군데는 불이 꺼져있고 모텔 한군
데는 공사중으로 붙어 있다.
한식부페집도 자고 갈비집도 자는 가 보다.
월문리의 한술집 포장마차에 불이 켜져 노크하니 부부가 환영해 준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화답하여 미역국과 밥을 주니
이 고마움으로 남은밤을 지낼 수 있었다.
새벽 첫차의 6시 30분 60번 버스에 올라 덕소역에서 전철로 환승하여 귀가~ 바윗길 등걸어 뭉기던 얼어붙은 산그림자도 잠
못이루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