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
살아온 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 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목필균 시, '붉은 연꽃'>
“세존께서 영산의 법상에 오르시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아무 말씀도 없이 연꽃 하나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자 다들 의아하게 좌우를 둘러보는데
오직 한 사람 가섭존자만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우리에게 ‘염화시중의 미소’로서 알려진 석가모니 부처의 최초 설법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 뿌리를 내려 살지만, 꽃이나 잎에는 진흙을 묻히지 않는다.
너희도 연꽃처럼 그렇게 살라는 석가모니의 큰 가르침 아니겠는가?
육신은 어쩔 수 없이 세속이란 흙탕물에 갇혀 있지만,
영혼만은 하늘에 닿아 고귀한 본성을 잃지 말라는 무언의 가르침에 미소로 화답한 가섭의 통찰력이 놀랍다.
연꽃은 고운 색깔과 그윽한 향기뿐 아니라 진흙 속에 살면서도
고귀하고 청정한 자태를 잃지 않고 깨끗한 꽃을 피운다 하여 예로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불교에서는 교리를 설명하는 귀중한 꽃으로 여기고 극락세계를 상징한다.
시흥 관곡지, 양평 세미원, 부여 서동공원 궁남지, 전주 덕진공원, 무안 회산백련지, 경주 안압지 등
국내 유명 연꽃 단지가 서로 앞다퉈 손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