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선재도, 그리고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발도행 섬시리즈 5차로 영흥도 선재도로 간다고 했을 때 가까워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 앞이라 하니 지리적으로 가까움을 느낀 것이죠. 그런데 다리로 연결, 섬 아닌 섬이란 말에 약간은 실망했습니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야 맛이라서가 아닌, 인간의 손때가 덜 묻은 섬을 원했기 때문이죠. 연륙교로 편하게 가는 섬, 굳이 발도행에서 가 볼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섬은 섬이더군요. 버스로 선재대교 영흥대교 두 개의 다리를 건너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에 내리니 바닷내음이 짠하게 풍겨오더군요. 자그마한 섬, 영흥도는 인간의 손때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 그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더군요. 내려서 섬에서 제일 높다는 국사봉 가는 길, 길도사 즐비한 발도행에서 헤맸습니다. 작은 섬이라고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친 꼴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떤가요? 오히려 이곳 저곳 찬찬히 들어다 볼 기회, 섬에 오니 마음이 푸근해지나 봅니다. 그 어느 분도 길을 재촉하는 분 없이 차분하게 걸으면서 나무내음과 바닷내음을 번갈아 가며 음미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국사봉 대신 숲길을 걷고 장경리해수욕장으로 갑니다. 섬은 항상 그렇듯이 여행객을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그 조그만 섬에서 천변만화를 일으킨 곳으로 초대를 해주더군요. 입구 섬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해변 길이 험하다고 겁을 주시는 바람에 일부 분들은 숲길로 가시고 일부 분들은 기암괴석이 즐비한 곳으로 갑니다. 길을 가다보니 지난번 삽시도 길이 떠오르더군요. 여기 해변길도 좋았습니다만 삽시도에 비할 바는 안되더군요. 섬주민 아주머니가 우리 발도행 여성회원분들의 저력을 몰랐나 봅니다. 그렇지만 아쉬운대로 해변 풍경이 좋았습니다.
여유있는 일정이라 천천히 유유자적 하게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점심, 배가 출출합니다. 버스에 타면 항상 떡과 함께 방글이님이 정성들여 준비한 계란을 먹지만, 이날은 쉬엄쉬엄 간식을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영흥도 제일 맛집이라는 해돋이집에서 준비한 간재미묵은지찌개와 간장게장을 맛나게 들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보니 다들 밥을 추가로 드시더군요.

이어 십리포해수욕장으로 갑니다. 십리포는 백사장 길이가 명사십리처럼 십리가 아닌 영흥도선착장에서 10리라서 십리포해수욕장이라고 하더군요. 철지난 이곳에는 한반도 유일의 소사나무 300여 그루 군락지가 반겨줍니다. 소사나무는 해안 산지에서 잘 자라는데 목재로서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많이 심지는 않는데 여기 군락지는 좀 특이하네요.
십리포해수욕장을 나와 선재도로 넘어가는 다리 직전, 목섬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여기는 썰물시 바닷물이 갈라지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 서해안판인데, 당연히 규모도 작고 목섬도 엄지만한 크기입니다. 그러면 어떤가요? 영흥도와 목섬이 거리가 아닌 드넓은 갯벌이 끝간데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해도 뉘엿뉘엿 지면서 낙조를 띄자 내친 김에 일몰, 낙조까지 보자고 아우성입니다.
드넓은 갯벌에 발도행이 전세냈습니다. 맑은 하늘 따듯한 바람 속 마치 소풍 나온 것처럼 삼삼오오, 부부끼리 친구끼리,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 친구가 된 분들끼리 무슨 얘기가 그리 많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르더군요.

목섬 하이라이트는 새박님과 시월애님. 아침 도보부터 닭살 애정행각을 보여주시더니 그 넓은 갯벌에서 ‘나 잡아바라’ 컨셉을 연출, 주위의 눈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진한 애정행각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사방에서 갑자기 ‘나 잡아바라’가 속출, 사진찍기에 급급했습니다. 모처럼 편안하고 넉넉한 섬여행...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섬이었습니다.
영흥도와 선재도를 나와 시화방조제에서 차가 많이 막히더군요. 막히는 길에서 김승희의 그래도라는 섬이 떠오르더군요.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시산문집,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마음산책, 2007)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중략...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정현종 시인은 ‘섬’이란 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라고 했는데, 저는 시는 모르지만 여기서 (고립된) 섬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이 아닌지요? 이제 섬이 하나 둘 다리로 연결, 오히려 사람을 이어주면서도 끊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발도행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길, 여정을 통해 사람을 이어주는 곳, 여기가 발도행이 아닌지요?
항상 좋은 길을 열어주신 진행자님들과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다음 좋은 길에서 뵙겠습니다. 다음에는 당신의 섬에 가고 싶습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영흥(도)와 버스터미날... 약간은 어색한 조합이네요.

헬멧님이 오늘의 일정을 다시 보내요.

도보 전 몸풀기 과정

유연하신 마리야님이 수고하시네요,

출발을 앞두고 로따님이 주의사항 설명중

산뜻한 출발

어느 분 배낭에 붙은 강릉바우길 기념 걸개. 하나 둘 기념품이 늘어가네요.

배 대신 자동차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보이네요.

휴대폰 편집의 달인 산산님이 작품을 만드시네요. 모델은 나비님과 자유로이님

헬멧님과 풀순님이 선두와 후미 무전기 점검중.

2001년 연륙교가 생기고 난 이후의 변화겠죠~~






산산님 루시아님 길벗님 무슨 얘기가 재미있으시다고 파안대소도 터트리고






여기도 관광지화 진행이 빠르더군요.


장경리 해변에서 일차 기념샷








해변 풍경인데 삽시도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집니다.

바지락 군락지라고 합니다.

드넓은 갯벌


여성회원들만

햇살 가득할 때 타이밍 맞춰서 찍었습니다.

간재미묵은지찌개에 간장게장..소박하면서 담백합니다.

맛있게 드십니다.

신발도 가지런히 정리해 주셨네요.

넉넉한 인심의 사장 내외분. 김은숙 사장님에게 전화하고 가면 써비스 좋을 것입니다.

십리포해수욕장 소사나무 군락지입니다.


영흥대교

선재대교입니다.

발도행은 현지 물건 구매하는 착한여행

썰물에는 목섬과 연결. 오늘은 발도행의 날이더군요.



만세와 함께 팔짝 뛰는데 맨 오른쪽 길벗님은 공중부양 수준이네요.

오늘 어땠어요? 최고~~ 꺼벙이님 범경님 낮잠님


두분도 참 재미난 대화를~~



나비님과 함께 처음 나오신 자유로이님

유쾌 상쾌 새박님


항상 후미담당이신 길벗님

수고 많으신 빛과 사랑님


아이디가 꺼벙이(?) 겸손하시네요.




중후하신 나길님

헬멧님

로따님

오늘 하루 정말 즐거웠습니다~`~
여성회원들 사진은 잠시 후에~~
첫댓글 사진과 함께 잔잔한 음악 들으며 자세한 설명 읽고 나니 복습
실히 되네요...
언제나, 항상 사진 찍으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1탄의 하이라이트는 하늘을 나는 길벗님과 마지막 석양을 바라보며 한줄로 늘어선 실루엣 사진이 아닐까 싶네요. 무리속에 내가 어디있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
로따님 주문대로 소원을 빌었는데...석양님이 꼭 들어주셨음 좋겠네요!
게다가 담번엔 미스터코리아 경연대회 했더니... 여기 남자분들 사진이 모두 있었네요.
누가 젤루 멋지실까요?????
님이 잘 잡아서 찍어 주셨습니다
제가 사실 그날 코스모스꽃 하나를 모자에 꼽고 정신줄 놨더랬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나 자바바라]는 님이 시키신겁니다
입은 ???되도 말은 바로 할랍니다
가지 못한 아쉬움~ 그래도 낙화유수님의 후기가 있어 참 다행입니다~
하~하~하~ 길벗님~ 공중부양 사진 정말 재밌네요~ 참 순진하시기는 ~ ㅎㅎ
뛰라하니~ 이렇듯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
다시한번 웃어봅니다~하~하~하
저기... 바우길 팬던트 달고 있던 사람입니다... ㅋㅎ 아름다운 뒷모습 감솨해요~~ 그리고 멋진 사진 찍으시느라 2kg은 빠지셨을듯... 고생 많으셨어요^^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코스모스 바람을 친구라고 부르네
가을은 참 예쁘다~파란하늘이 너도나도 하늘에 구름같이 흐르네....
예쁜 노랫말처럼 해맑은 회원님들이 표정이 눈부시네요!
우리가 간직하고 가야할 섬" 그 그래도섬"속에 여러분이 있습니다!!
낙화유수님 촬영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구요~ 후기 잘보고 갑니다~^^*
즐거웠던 여행 또다시 하며 즐거웠습니다.펄쩍 펄쩍 뛰면서~ㅎㅎ
남자분들 모두 멋지십니다.~~~ 우리 옆지기도 아주 잘 나왔네요.
여자분들도 멋진 사진 기대 만땅입니다.~~~
우리도 그래도에서 저마다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또 다른 기억을 만들어 가며...
영흥도의 하루는 즐거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같이 걸은 벗 ~~들 때문에....^^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꼭 읽어봐야겠습니다~^^
후기글도 멋지시네요^^
모두에게 있는 섬 말고 나만의 섬은 어떤 '~도'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로따님의 성화로 찍은 뒷모습들!!!!!
한가지의 소원들을 말해보는 시간 아마 모두 이루어 지리라 믿습니다`~
좋게 어울리는 사진
감칠나는 여행 소감
멋진 글쓰기 낙화유수님!
항시 멋진 해설과 사진을 보면 그곳에 다시와 있는 기분입니다.
이번에는 남자 들도 많이 찍혔네요 ㅎㅎㅎ 항시 수고 해주심 감사 합니다.
이날 영흥도의 목섬은 발도행을 회원님들을위해 문을 열어준것 같습니다.
뒤의 백사장은 갯벌생물과 발도행의 향연이었구요.
이모두를 사진으로 담아주신 낙화유수님의 수고에 감사 드립니다.
그래도섬... 그섬에 가고싶다!
낙화유수님 멋진후기글에 멋진님들에 웃음소리에 멋진사진속에 영흥도 목섬에 푹~ 빠지다 갑니다.
와우~ 멋진 ~~~말로 표현 못할 추억이였네요~^^ 항상 추억을 가슴 속 깊게 물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질녁의 뒷모습도 보기 좋네요. 낙조를 못보는 아쉬움 같기도 하고....
그 날의 하이라이트 목섬... 그 감동은 오래도록 가슴 속에 기억될 것 같아요. 멋진 사진으로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려던길이 아니면 어떻겠습니까
벗님들 발닿는곳이 바로 행복을 주는 길이지요.
기회 삼아 두루 볼수있어 저는 더 좋았답니다.
역시나 이날도 어김없이 수고 많으셨던 낙화유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