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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가섭본경(佛說大迦葉本經) 해제
1. 개요
3세기 말 월지국 출신의 학승 축법호가 변역한 것으로, 총 1권으로 되어있다. 이 경은 부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인 대가섭이 처음으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을 통제하는 법에 대해 설법을 들은 이야기와 대가섭이 자기가 입고 간 좋은 옷을 부처님에게 선사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다.
2. 성립과 한역
서진(西晋)시대에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가 265년에서 313년 사이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약경명(略經名)은 『가섭본경(迦葉本經)』이다.
4. 구성과 내용
1권으로 되어 있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영취산에 머물 때였다.
성안의 부호 중에 한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그의 아들 이름이 가섭(迦葉)이었다. 가섭은 수많은 금은재보와 매우 뛰어난 미모의 아내마저 버리고 출가하여 수행을 하였다. 어느 날 가섭은 숲에서 뛰어난 용모의 부처님을 보고서 환희심을 내고 예를 올렸다. 부처님은 가섭에게 불교의 기본 가르침을 말해 준 뒤에 자신의 마음을 제어하는 수행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었다. 자신의 마음을 어느 곳에도 치우침이 없이 평등하게 유지하며 어떤 기쁨이나 어떤 근심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가섭은 부처님에게 귀의하여 그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수행하였으며, 기꺼이 좋은 옷을 벗고 누더기를 입고 지냈다. 이 말을 들은 부처님은 대가섭을 매우 칭찬하면서 불교 수행자 중에서 가장 높은 도를 얻었다고 찬탄하였다.
불설대가섭본경(佛說大迦葉本經)
佛說大迦葉本經
축법호(竺法護) 한역
권영대 번역
西晉三藏竺法護譯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 계셨다.
一時,佛遊王舍城靈鷲山。
그때 성안에는 니구류(尼拘類)진(晉)나라에서는 무에(無恚)라고 한다. 라는 세력 좋은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재산이 한량없이 많아 금은과 7보(寶)와 전택(田宅)과 소와 말이 헤아릴 수 없었으며,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은 필발학지(畢撥學志)였다. 그는 60거리(佉梨)의 금보(金寶)와 좋은 물건과 1천 마리의 얼룩소를 버렸고, 어질고 착하기가 천하제일이며 얼굴이 예쁘고 안색이 가장 고운 아내도 버리고는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세간의 아라한(阿羅漢)의 배움에 나아가서 깨끗이 범행을 닦자’ 하고, 다자신사(多子神祀)의 약(藥) 나무 밑에 가서 그 열매를 따먹었다. 이때 세존께서 크게 법바퀴를 굴리셨는데, 법바퀴를 다 굴리시고는 모든 비구들을 데리고 떠나와 다자신사에 오시어 그 절에 머무시었다.
爾時,城中有勢富梵志,名曰尼拘類晉 曰無恚,財富無數,金銀七寶,田宅牛馬,不可稱計。梵志有子,名曰畢撥學志,捨六十佉梨金寶好物及千具犂牛,捐仁賢妻,天下第一光顏微妙面色爲最,心自念言:“當趣世閒阿羅漢,學淨修梵行。”詣多子神祠藥樹之下,噉食其果。於是,世尊轉大法輪,轉法輪竟與比丘衆退,至多子神祠,止其精舍。
이때 필발학지가 새벽이 오려 할 때 서서 멀리 바라보니, 세존께서 숲속에 계시는데, 광명이 멀리 비치고 위엄의 빛이 크게 비치었다. 그는 곧 생각하기를, ‘지금 이 숲에 날이 밝으려 하는데 위신이 크게 비치고 광명이 한량없으며 특수하고 묘하고 으리으리하니, 이 숲속에 반드시 사슴 왕이나 큰 사자나 천신이나 신족으로 크게 변화하는 큰 신통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겠다. 내가 꼭 가서 보아야겠다’ 하였다.
於時,畢撥學志夜欲向明,住立遙見世尊在叢樹閒,光明遠照,威曜普達,志卽念言:“今此叢樹,天已向明,威神普照,光明無量,殊妙巍巍。於此樹閒,必有鹿王、大雄師子,若有天神及大神通神足大變,必爾不疑。我當往觀。”
이때 필발학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숲으로 가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니, 광명이 백천(百千)이요, 발바닥의 모양과 무늬가 온갖 상호를 구족하였다.
그때 그는 찬탄하였다.
‘우리들의 예전 신선이 남긴 경전에서말하기를, 서응(瑞應)인 32대인(大人)의 상(相)을 낱낱이 구족하면 마땅히 두 곳에 나아가나니, 곧 집에 있다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를 주관하여 요긴한 가르침을 골라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칼ㆍ몽둥이ㆍ병기ㆍ갑옷은 억제하여 베풀지 아니하며, 만약 출가한다면 나라는 버려 왕에게 주고, 마땅히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ㆍ위선서(爲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가 되며, 이름은 불세존(佛世尊)이라고 하리라 하였으니, 차라리 직접 뵙는 것이 옳겠다.’
時畢撥學志,卽從坐起,往詣叢樹,遙見世尊,光明百千,足底相文,衆好具足,卽時歎曰:“吾等先古神仙所遺經典,說有瑞應三十二大人之相,分別具足,當趣二處,設在家者,爲轉輪聖王,主四天下,選擇要教,治以正法,刀杖兵甲,制而不施;假使出家,棄國捐王,當爲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寧可親覲。”
필발학지는 부처님 처소에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나무 사이에 단정히 앉아 계셨는데, 마치 7보를 합하여 만든 큰 코끼리같이 위덕(威德)이 으리으리하고 모든 감관[根]이 적정하였으며, 도의 마음이 고요하여 가장 고요하였으며, 황홀하고 청정하여 피안을 건넜는데 금산(金山) 같고 수미산(須彌山) 같았으며, 마치 캄캄한 곳에 앉았는데 큰 횃불을 태우는 것 같았으며, 비유하면 용이 깊은 못에 있는데 그 물이 맑고 서늘한 것 같았으며, 서른두 가지 상호가 그 몸을 장엄했으며, 큰 산꼭대기에 큰 불이 타는 것 같았으며, 산에 해가 돋아 빛이 널리 비추는 것 같았으며, 둥근 달이 뭇 별 가운데 홀로 밝은 것 같았으며, 전륜왕이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것 같았으며, 80종호(種好)가 그 몸에 두루하여 마치 1천 꽃들이 각기 핀 것처럼 억백천 광명이 거룩한 몸에서 나왔다.
필발학지는 부처님의 이러함을 보고 마음에 기쁘기가 어둠에 빛을 본 듯이 곧 세존께 나아가 읍하고 자기의 성명을 말씀드리고서 한쪽에 앉았다.
畢撥學志,往詣佛所,睹世尊在於樹閒端嚴而坐,猶大形象,七寶合成,威德巍巍,諸根寂定,道心靜然,逮最憺怕,忽然淸淨,度于彼岸。猶若金山、若須彌王,猶如夜分坐於幽冥然大炬火,譬龍在深淵其水淸涼;相三十二莊嚴其身,如大山王頂有大火然、如日出山岡光曜普照、如月盛滿衆星獨明、如轉輪王眷屬圍繞;八十種好遍布其體,猶若干華,各各開擺億百千光,從聖體出。畢撥學志見佛如是,心懷欣然,如冥見光,尋趣世尊,揖讓談語,自達姓名,卻坐一面。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경을 설하시어 약간의 뜻을 풀어 주시었고, 그 혜론(慧論)을 분별하시었다. 불세존께서는 부드러운 말씀[悅辭]으로 보시ㆍ지계(持戒)와 애욕의 병과 번뇌를 이끌면 마음을 수고롭힌다는 것과 출가가 최상이라는 것과 어지러운 모든 품[慣擾諸品]에 대하여 병에 맞게 약을 주시었다.
세존께서 그의 마음을 보시니, 때에 알맞은 부드러운 마음, 의심하는 마음[孤疑蓋心], 기쁘게 믿는 마음[悅信之心], 죄와 복의 마음[罪福之心], 평등한 마음[若平等心]인지라. 그의 마음에 맞추어 설명하시되, 모든 부처님의 법대로 그 근원을 살피시고 고(苦)ㆍ집[習]ㆍ멸[盡]ㆍ도(道)를 분별하여 설하셨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번뇌를 멀리 여의었으며 모든 법 눈[法眼]이 생겼으므로 현재에서 득도하여 법의 근원을 보았으며, 경전을 분별하였고, 의심을 뽑았으며 과위[果]를 얻어 증득하였다.
그는 가르침[誨慧]을 받고 용맹한 법을 이룩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옷을 매만지고 오른 무릎을 꿇어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였다.
“제가 처음 올 때에 부처님의 발바닥을 보고 제 이름을 말씀드리고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보고는 마음에 어찌나 환희하였든지 예경(禮敬)할 것을 잊었습니다.”
佛爲說經,解若干義,分別其慧,論佛世尊有誨悅辭,布施持戒,愛欲之病,挑塵勞心,出家爲上,憒擾諸品,應病授藥;尊見其心,應時柔心,狐疑蓋心,悅信之心,罪福之心,若平等心,應心與合,而爲說法,如諸佛法,察其根源,而分別說苦習盡道。卽於坐上,遠塵離垢。諸法眼生,現在獲度;睹見法源,分別經典,拔于狐疑,得立果證。受教誨慧,致勇猛法,卽從坐起,更整衣服,右膝著地,稽首佛足:我初來時,觀尊足心,自說名字,觀佛相好,心懷踊躍,而失禮敬。
그때 세존께서 대가섭(大迦葉)에게 말씀하셨다.
“현자여, 그러니 이제부터 족성자(族姓子)가 이르는 곳에 마음 생각이 달 같으며 마치 달빛이 비친 듯 종성의 광명이 빛나리라. 이와 같이 족성자는 눈을 뜨고 다니어라. 이와 같이 가섭은 지금부터 시작하라. 만약 족성자가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면 마치 둥근 달이 허공에 노니는 것 같으니라. 그러므로 가섭은 오늘부터 시작하라. 족성자가 유행하며 이르는 곳에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면 마치 햇빛이 천하를 비추는 것 같으리라. 족성자는 일찍이 눈을 감은 적이 없이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였으니, 마치 햇빛처럼 또한 그와 같으리라.”
爾時,世尊告大迦葉:“是故賢者,從今以往,若族姓子!有所至到,心念猶月,如月光照,種姓光明威曜,如是族姓子,開目而行。如是,迦葉!從今日始,若族姓子!制心修行,如月盛滿遊行空時。是故迦葉!從今日始,族姓子所遊至處,制心修行,猶如日光照於天下,其族姓子,未曾閉目,制心修行,猶如日光,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마치 꿀벌이 이르는 곳마다 많이 일으키는 것같이, 마치 꿀벌이 맛과 빛깔과 향기가 시들지 않는 여러 꽃을 따는 것같이 하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오늘부터 시작하되, 그와 같이 행하라.”
佛告迦葉:“從今日始,制心修行,猶如蜜蜂,所至到處,多所發起,猶如蜜蜂採諸花味,不萎色香。若族姓子!制心修行,從今日始,造行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마땅히 땅ㆍ물ㆍ불ㆍ바람처럼 하여 깨끗함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온갖 깨끗지 못한 똥ㆍ오줌ㆍ고름ㆍ피와 죽은 뱀과 죽은 사람의 더러운 농[惡露]을 얻더라도 근심하지 말며, 꽃ㆍ향ㆍ금ㆍ은ㆍ7보와 다섯 가지 채색을 얻더라도 기뻐하지 말라.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마땅히 이와 같이 하라. 찬탄ㆍ칭찬ㆍ안락ㆍ기쁨으로 기쁨을 삼지 말고, 비방과 온갖 고통과 근심으로 근심을 삼지 말라.”
佛告迦葉:“從今已往,制心修行,當如地水火風,得淨不喜,得諸不淨,屎、尿、膿血、死蛇、死人污露,不以愁憂;若得華香、金銀、七寶五種彩色,不以喜悅,無增無減。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嗟歎稱譽,安樂歡豫,不以爲悅;若遇誹謗、衆苦、惱患,不以愁憂。”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시작하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깨끗한 것을 털듯이, 또한 깨끗지 못한 것을 털듯이, 또한 똥ㆍ오줌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나 죽은 개ㆍ죽은 뱀ㆍ죽은 사람의 더러운 농을 털듯이 하라. 깨끗하다고 기뻐하지 말고 깨끗지 못하다고 근심하지 말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佛告迦葉:“從今日始,族姓子!制心修行,當如拂淨物,亦拂不淨,亦拂屎、尿、涕、唾、膿血、死狗、死蛇、死人污露,不以淨悅,不淨不憂。若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비로 쓸듯이 하여 깨끗해도 쓸고 더러워도 쓸어야 한다.”
佛告迦葉:“從今以往,制心修行,當如掃帚,淨亦掃。不淨亦掃。”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족성자는 마음을 잡고 수행하되 마땅히 흉축자(凶祝子)처럼 머리를 숙이고 다녀야 하며, 이르는 곳마다 항상 손을 안으로 하며, 벌거숭이처럼 몸을 가리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며, 세간에 있으면서 나아가 생명을 살리려고 하며, 본 성품을 말하지 아니하며, 옳 옳지 않든 스스로 설명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족성자야,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이와 같이 해야 한다.”
佛告迦葉:“從今以往,族姓子!制心修行,當如凶祝子,常低頭行,在所至到,常內其手。若裸形人,羞身不蔽,在於世閒,趣欲活命,不說本姓,若可不可,不以自宣。若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족성자는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소의 뿔을 끊듯 해야 하나니, 소는 뿔을 끊으면 어질고 착하고 부드럽고 순하다. 네 가지 일[四事]을 탐하지 아니하기를 마치 네거리에 가듯 해야 하나니, 네거리에는 문도 없어서 목숨이 위태롭다.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서 수행함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佛告迦葉:“從今以往,族姓子!制心修行,如截角牛,如牛截角,賢善柔順,不貪四事,詣於四衢,於四衢道,無有門戶,而危其命。若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는 마음을 잡아 수행하기를, 마땅히 쇠 가마솥처럼 또 모든 등(燈)처럼 하라. 가마솥과 등에 구멍을 많이 내면 기름이 가득 새나니, 밝은 눈을 가진 이는 한쪽에서 가마솥과 등의 여러 구멍에서 기름이 각각 흘러서 땅에 떨어지는 것을 관찰한다.
족성자여, 몸은 항상하지 아니함을 관찰하라. 그것은 4대(大)가 합성한 것이며, 아홉 구멍이 뚫어져 깨끗지 못한 것이 흐르니, 몸을 탐내거나 즐기지 말고 기이하다고 여기지 말라.”
佛告迦葉:“從今以往,制心修行,當如鐵釜,又如諸燈,如釜燈穿多有孔漏滿中油脂。如明眼人從一邊觀,釜燈諸孔脂油漏出,各各墮地。若族姓子!察身非常,四大合成,九孔穿漏,皆出不淨,不貪樂身,不以爲奇。”
이에 대가섭은 불세존으로부터 달[月]의 비유를 듣고 곧 풍송(諷誦)을 받았으며 8해탈문을 관하였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숲[光曜樹]으로 가자.”
가섭이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가섭은 곧 일어나서 부처님의 뒤에 섰다.
於是大迦葉,從佛世尊聞月喩行,卽受諷誦觀八脫門。佛告迦葉:“詣光曜樹。”迦葉應曰:“唯然世尊!”卽從坐起,在佛後住。
때에 부처님께서는 대가섭을 데리고 숲을 나와서 다른 숲으로 갔다가 다시 곧 나와서 다른 나무 밑에 앉으시고는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무 밑에 여래의 자리를 만들어라. 내 몸이 매우 지치었고 등이 매우 아프구나.”
時,佛與大迦葉,出其叢樹,詣異叢樹。尋復出去,坐異樹下,告大迦葉:“於此樹下,爲如來敷座,吾身疲弊,其背甚痛。”
가섭은 서둘러서 여래의 자리를 네모 반듯하게 만들었으며, 자리를 다 편 뒤에 나아가 부처님[大聖]께 아뢰었다.
“자리펴기를 마쳤사오니, 자리에 나아가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앉으시자 곧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땅이 부드럽고 연하고 미끄럽고 묘하고 좋구나.”
迦葉受教,促疾促疾,爲佛敷座,令其方正。敷座已竟,前白大聖:“敷座已訖,唯願就席。”佛尋坐竟,告迦葉曰:“是地柔軟,細滑妙好。”
가섭이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땅이 이 땅이옵니다. 이제 사람의 몸뚱이는 이 땅으로 돌아가나이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진멸(盡滅)에 돌아가니 인욕(忍辱)의 마음가짐을 이 땅처럼 해야 합니다. 지금 저의 가사[法衣] 또한 부드럽고 좋으니, 부처님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받으시옵소서.”
迦葉曰:“唯然世尊,彼地此地,今者人身,會歸此地。唯然世尊,歸於盡滅,持心忍辱,當如是地。今我法衣,亦猶柔好,願佛愍傷,加哀受之。”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만약 부드러운 옷을 받는다면 너는 무엇을 입느냐?”
가섭은 아뢰었다.
“옛적의 모든 세존께서 찬탄하시기를, ‘족성자라면 무덤 사이 송장의 떨어진 옷과 다섯 가지 누더기를 입고 모든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을 위한다’고 하셨습니다.”
佛告迦葉:“假使我受柔軟絳衣,汝服何等?”迦葉白佛:“往古諸世尊讚譽。若族姓子,著塚閒死人弊衣及五納衣,爲安諸天及世閒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많이 자비[哀愍]하고 많이도 안온하다. 떨어진 옷을 입는 것은 옛적 모든 부처님들이 찬탄한 바다.
가섭이여, 너는 일어나서 빨리 물을 떠 오너라.내가 몹시 목이 말라서 물이 켜이는구나.”
佛言:“善哉,善哉!迦葉!多所哀愍,多所安隱,著弊納衣,往古諸佛,所稱歎者。迦葉!汝起促取水來,吾甚飢渴,意欲飮水。”
“예, 세존이시여.”
가섭은 곧 지시를 받들고 일어나서 발밑에 절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물을 가지러 빨리 갔다.
“唯然,世尊!”卽受教起,稽首足下,繞佛三帀,促疾促疾,欲行取水。
모든 비구들은 보고 물었다.
“당신은 노인으로서 잘난 체하지도 않고 또한 근심하지도 않으며, 흉함과 욕망을 버리고 처소가 없는 곳[無所處]에 들려고 하니, 무슨 인연으로 사문이 되어 구족계를 받고서 지금 여기에 왔소?”
가섭은 대답하였다.
“당신들은 부처님께 가서 그 일을 여쭈어 보시오. 부처님께서 당신들을 위해 분별하여 설명하실 것입니다.”
諸比丘見,尋時問之:“仁爲耆年,不以貢高,亦不憂慼,寂除凶欲入無所處,何因爲沙門欲受具戒,今所至?”迦葉報曰:“汝等詣佛,以持此事,自問大聖,悉當爲汝分別說之。”
이때 현자 대가섭은 곧 물을 떠와서 부처님께 바쳤으며 부처님께서는 곧 받아서 잡수시고 남은 물을 주시었다. 가섭은 곧 받고 한쪽에 길게 꿇어앉아 손을 모으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다시 옷을 바로하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물을 가지러 가는데 모든 제자들과 비구들이 보고 묻기를, ‘당신은 노인으로서 잘난 체도 아니하고 근심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어리석고 망령되지도 않으며, 모든 네 가지 일[四事]과 갖가지 욕망의 흉악함을 고요히 하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60가리의 금과 묘하고 값진 보배와 천 마리의 얼룩소를 버렸으며, 천하제일의 옥녀(玉女)인 아내도 버리고, 혹 세간에 나한(羅漢)을 이룩한 이가 있다면 마땅히 따르겠다고 하였사온데, 이제 제자들과 여러 비구들이 다 와서 제게 묻더이다.
於時,賢者大迦葉,卽取水來,往奉上佛。佛尋受之,飮水竟,便殘水持與。迦葉卽受,以著一面,長跪叉手,右膝著地,更整衣服,白世尊曰:“我行取水,見諸弟子及諸比丘,問我曰:‘仁爲耆年,不以貢高,不以憂慼,亦不癡妄,寂諸四事衆欲之凶。’我自捨六十佉犂金妙珍寶犂牛千具,棄妻玉女天下第一。其有世閒能成羅漢,吾當從受。今者弟子,諸比丘衆,悉來問吾。
저는 옛적에 다자신사(多子神祀)의 약 나무 밑에서 그 열매를 먹었사온데, 그때엔 세존께서 아직 구족계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에서 유행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대나무 숲 사이의 가란(迦蘭) 동산에서 있었는데,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보니, 해 궁전[日大殿]에서 1천의 광명이 나왔습니다. 그때 불세존께서는 왕사성의 가란 대나무 숲 사이에 계셨는데, 그때 세존을 보고 저는 혼자 생각하기를, ‘크기가 천신만한 해가 다시 떠서밤이 갑자기 낮 같구나’ 하였사온데, 때에 부처님께서는 일몰 때[晡時]에 자리에서 일어나셨는데 마치 달 궁전이 큰 광명을 떨치니, 곧 햇빛과 달빛을 가리운 듯, 큰 횃불을 어둠에 비춘 듯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 속에 계시니 위신과 광명이 이와 같았사오며,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경법을 강설하시니, 전륜왕처럼 모든 제자와 권속들을 데리고 계셨으며, 한없는 비구들을 데리고 계셨습니다.
我時前在多子神祠,在藥樹下,噉其果蓏,於是世尊未受具戒。爾時世尊,遊於王舍城,我時在竹樹閒迦蘭園,明旦著衣,持鉢入城分衛,見日大殿有千光出。時佛世尊,在王舍城迦蘭竹樹間。時見世尊,吾自憶念,謂日更。若大天神,夜忽如晝。時佛晡時從宴坐起,如月宮殿振大光明,則以覆蔽諸日月光,譬如大炬照於暗冥,佛在弟子衆中,威神光明,亦復如是,爲諸比丘,講說經法,如轉輪王,與諸子眷屬俱,與無央數衆比丘俱。
저는 그때 관하기를, ‘모든 비구들은 흔히 받을 이가 없었고 스승 삼을 이가 없었사온데, 오직 여래만이 특히 세간에 뛰어나셔서 도의 교화를 일으키시고 열반하시겠다’고 하였사온데, 이제 여러 비구들이 그 때문에 와서 제게 물었습니다.”
吾爾時觀死不睹見諸比丘衆,無能受者,無能爲師,唯獨如來,將出世閒,興隆道化,而取滅度,今諸比丘,故來問我。”
그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많은 비구들이 선(善)인지 악(惡)인지 각(覺)인지 불각(不覺)인지 알지 못하며, 복밭을 이해하지 못한다. 온갖 법 속엔 뜻[義理]도 많다. 이 말이 제일이며, 가섭은 가장 높으면서도 잘난 체하지 않고 평등하고 근심이 없으며, 모든 네 가지 일과 모든 욕망의 흉함을 고요히 하여 제일을 성취하고 구족계를 받았느니라.”
爾時,世尊告迦葉曰:“多有比丘,不了善惡,覺與不覺,不解福田。諸法之處多有義理,是說第一,迦葉最尊;不以貢高,平等無憂,寂諸四事諸欲之凶,弟一成就,受具足戒。”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현자 가섭과 모든 비구들은 환희하였다.
佛說如是,賢者迦葉,及諸比丘莫不歡喜。
佛說大迦葉本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불설대가섭본경』 1권(ABC, K0831 v20, p.1162a01-p.1164a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