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때 동아리 카페에 있던 글이예요
좀 길지요
참`!오마이뉴스 게시판에서 퍼온 글이라는 군요
그대들은 축구를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순간이 언제인가?
97년 동경대첩? 93년 극적인 월드컵 본선진출? 아니면...멕시코 4강신화?
프로축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기에 포항이 우승했던 순간도 더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기억속에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위에 열거한 그 어느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별것도 아닌...
아니 수치스럽고,,부끄럽기까지 한 모습이지만...
난 그순간을 잊지못한다..
91년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를 기억하는가?
당시 우리는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다....
그 대회에서 우리는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를 누르면서 말이다...
그 대회...
지금의 피구가 이끄는 개최국이었던 포르투갈이 우승했던..
그 대회...
우리는 포르투갈과 경기를 했다..
비록, 결과는 1:0 패배..
심판의 말도 안되는 편파판정의 결과였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골키퍼가 공을 오래 끈다 황당한 이유로 페널티킥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프리킥을 줬음..)
그 경기...
후반 30여분경이었다..
화면에는 그라운드에 쓰러져있는 남한선수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선수에게 포르투갈의 골키퍼가 달려들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고의라고 말할 수 있는....
태클로 선수의 가슴을 걷어찼다..
그 순간이었다..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선수...
북한의 어느 선수는...
저 멀리서 달려오면서..
어찌보면 부끄러운..
정말 수치스런 모습으로..
그러나, 상기되어있는 얼굴로...
누구나 확연히 알수 있는..
고의성 태클로 또 다시 포르투갈의 골키퍼를 걷어찼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다른 포르투갈 선수가 남한의 선수를 폭행하려는 그런 상황에서..
남한 선수와 같이 얻어맞으면서 보였던...
외쳤던 입모양....
"우리형 ~~ 건드리지마!!"
난 화면에서 시선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북한의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 리. 형!!"
14살..
겨우 중학교 1학년 녀석의 기억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이 단어..
그 중학교 녀석이었던 이가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갔다와서 도 남아있는 이 느낌..
말할 수 없는 전율이 등을 타고 휘젖는 느낌...
감동에 젖어 아무말도 나오지 않은 그 느낌...
이 느낌을 아는가?
그랬다...
지구상에 모든 국가들 중에서..
대표팀 유니폼에 국기를 새기는 몇 나라되지 않는 두나라..
South, North of KOREA..
그때, 이 두나라의 선수는..
South도, North도 아니었다..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니었다..
한반도가 그려진 같은 문양을 가슴에 달고 있는...
그냥 KOREA였다...
그들은 "우리" 였으며..
그들은 "형제" 였다..
청소년 대표팀 해체 때..
이름이 같았던 남한의 강철과 북한의 최철의 멀쓱한 헤어짐...
그 뒤로 흐르던 두 선수의 눈물 짓던 장면....
거칠은 선수들과 몸싸움끝에 퇴장당하던 이임생의 서럽게 흘리던 눈물과
오버랩되는 북한 선수의 아리랑 구성진 가락소리...
신화를 만들어내고,,,
인간산을 쌓았던 19, 20살 청년들의 환한 모습들...
그 모든것이 다시금 새록새록 기억에 돋는 연유는무엇일까?
그 때부터 10년이 지났다..
25살 청년이 된 나...
통일.. 그리고, 북한
너무나 크고, 어려운 단어..
이 글을 쓰고 나선 곧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평소 운동권 애들이나...
위층 정치인 아저씨들이나 떠들어대는 말로 치부해버릴 지도 모르는 단어..
그러나,,,
그러나,,,
적어도
이때, 91년 포르투갈과 경기때..
우리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마주보며 서 있지 않았고..
"우리형"
이라고 외칠수 있던...
피와 말이 통하는...
아리랑의 서글픈 구성짐에 못내 아쉬워할줄 알았던..
그들은 우리가 잊고 있던..
"형제"
였던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
어제 보셨죠?
그 감동!
AGAIN 1966
우리가 하나라는 걸.....다 알고 있는것 같네요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줄 차례입니다
라디오(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들었어요
"빨갱이의 대변하던 색 빨간색을 온통 입고 우리 축구가 이기길 바라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
우리는 더 이상 빨간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하나다!"
당연한 이야기죠?^^
우리 북한선수들도 같이 뛰었다면...아니 일본과의 공동이 아닌 북한과 같이 하는 월드컵이였다면.....
더욱 감동적이고 기뻤겠죠?^^
그리고 아시아의 자존심과 일본에 대한 반감사이에서 일본의 승리를 바래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