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임종 후 밀양에서 시간을 보냈다. 임종 다음 날은 행정 절차를 처리하느라 밀양시청에 다녀왔고, 오늘은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인사 하는 날이다. 거창에서 소장님, 국장님, 신은혜 선생님이 오셨고, 목사님과 사모님도 오셨다. 김민정 씨는 아는 얼굴을 보자마자 커피 얘기부터 꺼냈다. 그리고 종종 생각이 나는지 “아빠.”와 하늘을 가리켰다.
입관과 장례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과 사모님을 배웅했다. 그리고 곧바로 화장장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김민정 씨께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되는지 설명했다. 김민정 씨는 진지하게 들었다.
화장장에 도착해 삼십 분쯤 지났을까? 아버지를 화장한다는 말에 김민정 씨와 서둘러 이동했다.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하라는 말에 김민정 씨가 “안녕.”이라고 했다.
“복지사님, 이리 와 보이소.”
대기실에서 화장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실장님께서 찾으셨다.
“이거 갖고 가서 병원에 반납하이소. 그러면 아마 육만 원 줄 겁니다.”
“네.”
“한 시간쯤 걸리니까 지금 가서 반납하시면 됩니다. 화장 끝나면 바로 납골당 갈 건데, 여기서 머니까 나중에 갈라면 번거로워요. 지금 가이소.”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입고 계시던 환의를 주셨다. 환의 반납하면서 감사한 곳에 김민정 씨 대신 인사도 전하고 와야겠다. 김민정 씨께 가서 설명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환의는 반납했지만, 아버지는 환의 비용을 내지 않아 돌려받을 금액이 없었다.
반납 후 바로 아버지가 계시던 병동 간호사님께 인사를 전하러 갔다. 첫날 김민정 씨께 설명하느라 애쓰신 간호사님께는 또 따로 선물을 전했다. 병원에서 나와 장례식장 실장님께 대접할 물과 선물을 사고 다시 화장장으로 향했다. 김민정 씨는 잠시를 못 참고 또 커피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침에 마셨는데…, 아는 얼굴이 많으니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커피 대신 물을 마시며 기다리다 보니 ‘다 됐다’는 실장님의 말씀이 들린다. 문이 열리고, 아버지의 뼈가 보였다. 김민정 씨는 아버지의 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장장 직원이 정성스럽게 모아 유골함에 담아 주셨다. 이제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었다.
아버지를 모실 곳은 화장장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산을 몇 개 넘었는지도 모르겠다. 계속해서 산을 오르고 올라 산꼭대기에 도착하니 밀양 추모공원이 나왔다. 실장님께서 들어가 대화를 나누더니, 추모공원 직원이 밖으로 나왔다. 밀양 추모공원에는 5년간 아버지를 모실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시청에 요청해 아버지를 모셔갈 수 있다고 했다.
무연고자는 따로 모시는 곳이 있다고 했다. 아마 따로 개인단에 모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서 다른 곳에 모셔야겠다고 하니 직원이 명함을 주셨다. 시청에 연락한 후 자신에게 연락을 주면 이후 절차를 도와주겠다고 했다. 아버지를 모시는 것은 볼 수 없었다.
김민정 씨께 아까 준비한 선물을 실장님께 전해달라고 했다. 김민정 씨는 쭈뼛거리며 쇼핑백을 들고 실장님께 향했다.
“이게 뭐예요?”
실장님 말씀에 김민정 씨가 직원을 보고 있었다.
“선물이에요. 감사하다고 따님께서 준비하셨어요.”
“아, 하하. 고맙습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네. 고맙습니다.”
“안녕.”
실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후 잠시 아버지가 계실 곳에 머물렀다. 화장실도 갔다가, 주변에서 묘원을 정리하는 모습도 보며….
“김민정 씨, 아버지 모실 곳 마음에 들어요?”
“네.”
“이제 아빠 집에 가면 아빠 안 계시니까 여기로 오면 돼요. 명절에도, 아버지 생신에도 여기 와서 인사해요.”
“예.”
2026년 4월 16일 목요일, 구주영
덕분에 김민정 씨가 아버지 뵙고 싶을 때 어디로 가야할지 알게 되었네요. 장례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김민정 씨가 관여하도록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지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가 요양보호사와 김민정 씨 번호 딱 두 개였다고요. 아버지도 딸 배웅 받으며 떠나니 외롭지만은 않으셨을 겁니다. 김민정 씨 같은 딸이 있어 참 고마우셨을 겁니다. 신은혜
잘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민정 씨, 잘 감당해 줘서 고마워요. 신아름
민정 씨가 상주 노릇을 잘 하더군요. 선생님 말씀처럼 '의연'하게 아버지의 죽음과 주검을 마주하고요. 민정 씨 표정과 손짓에서 아버지를 잘 배웅한다고 느꼈습니다. 잘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첫댓글 김민정 씨, 구주영 선생님,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 배웅하고 돕느라 애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