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정진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진지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모습이 있었다.
부모로부터 몸 받아 태어났다고 해서
자연이 주어진 대로 그대로 살 것인가.
한번 그 가치의 실체를 찾아서
그 궁극을 추구하며 여행을 떠나는 시간들을 가져보기로 했다.
부처님이 성불하셨다는 납월팔일(음력12월8일)
전문적인 수행에 들어가 보는 것은 아니어도
그 수행이라는 세계를 조금이라도 문틈사이로 구경하고 싶어서
12월 7일 신도들 몇몇이 저녁 9시에 법당으로 모여들었다.
혜종 주지스님 지도하에 앉는 법, 화두 지니는 법
모두 초심자로 간단한 주의들을 듣고 앉았다.
몇 십 년 살아오면서 밤잠 안 자본적 한두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의 진실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잠을 안자보기는 처음이다.
한 시간 두 시간 모두 진지했다.
지금까지는 밤이 되면 자야 된다는 생각이 전부였지
이렇게 수행을 위해서
인생의 참으로의 모습을 찾아서 쏟아지는 잠을 참으며
<나란 무엇이냐?>
를 되풀이 반복하면서 몰려오는 졸음과 싸우면서 밤을 새워본 적이 있었던가!
가끔 졸음이 몰려오면 주지스님이 어느새 닦아와 죽비로 어깨를 쳤다.
그 <딱-!> 하고 울러 퍼지는 죽비소리는 아플 것 같으면서도 아프지 않고 잠이 확-
달아나면서 정신이 바짝 드는 것이다..
새벽 3시
드디어 용맹정진이 끝났다.
끝날 땐 108배를 해서 마쳤다.
가슴으로부터 무엇인가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나도 수행을 하기 위해서 밤을 새웠다는 감격과 함께
환희의 충동이 내 가슴 속을 향해 메아리 쳤다.
갑오년 민중불교 관음사 법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