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수돗물이 검정색입니다. 사람 입은 커녕 짐승 입에도 넣기 어렵습니다”
2년간 침전물이 섞여 나오는 수돗물에 대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때마다 미봉책으로 상황을 무마코자 하는 시청과 상수도과의 무성의한 대응에 지쳐버렸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포항시 오천읍의 이 모(남.29세)씨는 지난 2007년부터 수돗물에서 나오는 새까만 침전물 때문에 포항시청과 상수도과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 왔다. 물에 검은 침전물이 섞여 있어 음용은 커녕 생활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였다. 2~3리터의 수돗물을 받아두면 얼마 안 있어 바닥에 까만 침전물이 가라앉아 너무 불결했다.
하지만 민원을 내면 그때마다 시청과 상수도과 담당자는 “수도관에 있는 침전물이 떨어져 수돗물에 섞여 나오는 것이다”면서 꾀꼬리 응대와 함께 미봉책인 드레인 작업만 실시했다.
드레인이란 배관 등에 고여 있는 물이나 기름등을 배출하는 작업이다.
이 씨는 “수돗물이 먹기는 커녕 생활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침전물이 많이 나오는데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시청은 단순한 드레인 작업만 실시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몇번의 드레인 작업에도 불구 침전물이 여전히 섞여 나온다. 다만 양이 조금 줄어들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포항시청에 수차례 반복적인 동일 민원을 제기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열불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포항시 상수도과 관계자는 “여름철 한꺼번에 물을 많이 쓰거나 수도관 주변에 공사가 있으면 배관이 흔들려 침전물이 섞인 흐린 물이 나올 수 있다”면서 “오천읍은 이 씨 이외에도 동일 민원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 지역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가물어 물이 부족한 관계로 여러 정수장들로부터 물을 끌어오다 보니 물길이 자주 바뀌어 배관의 침전물이 섞인 흐린 물이 공급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오천읍 뿐 아니라 포항 전체 지역의 문제라고 밝혔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오래된 배관을 전 지역에서 동시에 교체할 순 없다. 현재로서는 침전물이 섞인 물을 방출해 버리는 드레인 작업만이 유일하게 방책”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