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서른 다섯번째, 시래기나물입니다.
한겨울부터는 묵나물을 겨울찬으로 내어놓습니다. 올해는 그 첫번째로 시래기를 선택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무청달린 무를 사다가 무말랭이도 만들고 무청으로 시래기도 만들었습니다. 그덕을 겨울에 봅니다.
짬짬이 말리기를 해놨더니, 한겨울이 정말 두둑합니다.
그간 봄부터 말려왔던 나물들을 하나씩 꺼내 찬을 마련하면서 하나씩 소개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작년에 이미 여러번 소개했기에 최대한 중복을 피하면서 소개하도록 하려고 하고 있고 혹여, 중복된다면 다른내용으로 보강할 참입니다. 한겨울은 묵나물과 가장 친숙해져야 하는 계절인만큼, 그에 맞게 친숙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철찾기여정을 하면서, 제철식재료를 잘 챙겨먹자면 겨울식단을 잘 짜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건, 겨울이 철어기는 식재료를 가장 많이 접하기때문이기 때문에, 이시기에 '묵나물'을 비롯한 저장찬'장아찌'로 찬거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더이다. 그러자면, 후다닥 사와서 준비할수 있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한해를 사는 일상에서 겨울찬을 꾸준히 마련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버릇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철음식을 잘 챙겨먹고 즐기자면, 한해동안 꾸준히 자기식생활을 들여보면서 삶이되게 만드는 것이였습니다.
계절마다 계절식재료를 즐겨먹으면서도 겨울날 먹을양도 미리 미리 준비해 두면, 겨울철이 든든해질뿐만아니라 겨울철 철모르는 식재료에 눈돌리지않고 알차게 겨울밥상을 차릴수 있습니다.
그런차원에서, 단순히 묵나물이 건강하다느니 하는 요란한 소리보다는 다른계절에 계절식재료를 즉, 제철식재료를 더 알차게 챙기기위해 먹는다는 것을 더 많이 느끼고 체험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겨울이 오기전까지 겨울식재료를 아름아름 부지런떨며 준비하는 습관, 버릇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가고 그럴수 있는 의지가 넘쳐나는 겨울이 되길 바래봅니다.
시래기는 한해 중 가장 늦게 말리기를 한것인데,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무청은 무와 함께 말리기를 잘해놓으면 겨울철이 무척 든든합니다. 길게는 봄철까지도 든든해집니다.
워낙 쓰임새가 많은터라 말리기만 해놓으면, 겨울부터 초봄까지 구수한 시래기맛을 한껏 채울수 있습니다.
매년 늦가을이면, 무청달린 무를 사다가 김치거리로도 즐기고, 말리기를 해놓습니다.
말리는 공간이 넉넉치 못한터라 아름아름 말려두기를 한것인데, 여러말린나물들이 있으니 번갈아 챙겨먹으면 봄철까지 끄떡 없을듯 합니다. 시래기를 만드는 것을 아주 어려운일이라 덥썩 생각치않으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적은양으로도 충분히 마련할수 있습니다. 작년에 못했다문, 올 가을에는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만 잘 간직해도 남는 장사입니다.
그러니, 맘 편히 가지고 글을 찬찬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부들부들야들야들함이 한가득이죠?
충분히 불리고 충분히 삶았기때문에 그러합니다.
말린나물은 말려지는 채소 특성에따라 '말리는 방법'과 '손질법'이 각각 있습니다.
그것만 능숙해지면, 말린나물이 얼마나 손쉽고 간편하고 그러면서도 쓰임새많고 겨울철 든든한 식재료인지를 더 절실하게 배우게됩니다. 차근히 배워가며 채워가며 말린나물이 몸에 배이고 손에 익을수 있도록 하면 좋을듯 합니다.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 잎을 말린 것의 총칭인데요. 주로 무청말린것을 시래기라고 합니다. 혼동하여 쓰이는 '우거지'는 무청이나 배추잎의 겉잎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래기는 무의 줄기를 말리는 것이라 '줄기채소'말리기 방법으로 하면 되지만, 단순히 줄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잎'도 붙어있는지라 푸른색감을 살려주면서 말려야 하고, 여기에 기초해서 손질을 하면 됩니다.
보통 줄기채소라 하면, 고사리, 고구마줄기, 토란대가 여기에 속하는데요. 푸른잎이 없는 것이라 한번 데쳐서 볕에 바싹 말리면 되고, 손질할때는 충분히 불려서 다시한번 삶아주면 됩니다.
근데, 무청을 말린 시래기는 푸른잎도 붙은 줄기라서 소금물에 데쳐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말려야 푸른색감이 그대로 삽니다. 볕에 말리면 누래져 볼품도 없어지고 엽록소가 가진 영양도 못챙기게 됩니다. 손질법은 시래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데 신경쓰는 것만 하면 나머지는 충분히 불려 잘 삶아주면 되고, 줄기에서 겉껍질을 벗겨내는 번거로움을 해내면 부들부들한 식감을 만끽할수 있습니다.
어쨌든, 시래기는 가을날(늦가을 무청달린 무를 사다가) 마련해, 겨울부터 봄철까지 두둑한 식재료로 자리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이 버릇이 되면, 무를 맛있게 알뜰하게 챙겨먹는 좋은 버릇과 습관을 가지게 됩니다.
바로 이런 습관과 버릇이 제철찾기를 제대로 해나가는 소중한 밑천이고 자산이됩니다.
그런 의지들이 꿈틀꿈틀, 꼬물꼬물 거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래봅니다.
1. 시래기 손질법
재료: 시래기 적당량
준비물: 쌀뜨물 (없으면 밀가루1-2큰술)
시래기 손질법은요,
우선, 시래기 만드는 것부터 확인합니다.
늦가을 무청을 소금물에 살짝 데쳐준후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바짝 말려줍니다.
잘 말려져야 오래보관할수 있습니다.
손질법은 '충분히 불리기', '충분히 삶기', 그리고, '줄기껍질 벗겨내기'를 잘해내면 됩니다.
㈎충분히 불리기
- 잘 말려진 시래기 적당량을 물에 잠기도록 담가둔후 오동통해질때까지 불려줍니다.
- 시간으로 계산하지 말고, 불려진 시래기 상태를 보고 잘 불려졌다 싶을때까지 불려줍니다.
- 이래야 삶는시간도 단축됩니다.
㈏충분히 삶기
㉠ 오동통하게 잘 불려졌으면, 삶을 냄비에 담고 쌀뜨물에 푹 삶아줍니다.
- 쌀뜨물이 없다면, 밀가루1-2큰술을 풀어서 삶아주면 됩니다.
-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시래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기위함입니다.
㉡ 충분히 불렸다면 삶는시간은 오래걸리지않으니, 시래기상태를 확인해 삶기를 조절합니다.
-시래기 줄기를 잡았을때 껍질이 밀려나오면 아주 잘 삶아진 것입니다.
㉢ 잘 삶아진 것이 확인되면 불끄고 그대로 뚜껑덮어 식혀둡니다.
㈐ 줄기껍질 벗겨내기
- 어느정도 식었으면, 줄기를 엄지검지로 잡아 쓰윽 밀면 겉껍질이 밀려나옵니다.
- 이것을 벗겨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식감 차이가 상당합니다.
-번거롭더라도 꼭 벗겨내줍니다.
※ 보관법
손질이 다 끝나면, 깨끗하게 헹궈냅니다.
당장 사용하지않는다면, 밀폐용기에 담고 물을 부어준후 냉장보관합니다.
일주일안에 챙겨먹도록 합니다.
잘 말린 시래기는 종이가방에 담아 보관하면 좋습니다. 꺼내기도 수월하고 보관하기도 좋기때문입니다.
적당히 꺼내 물에 담가 불려주었습니다. 워낙 바싹 말려진터라 잠겨지질않아서 줄기아래쪽으로 세워두었다가 수분이 어느정도 머금을때쯤 푹 담가 불렸습니다.
말린지 그다지 오래되지않아서인지 (11월중순경) 말리기할때 상태처럼 잘 불려졌습니다.
다 불려졌으면, 냄비에 담고 물을 새로 잠길만큼 부은후, 앉은뱅이 우리밀가루1-2큰술을 휘저어 잘 풀어준후 불을 켜고 삶아줍니다. 쌀뜨물이 좋습니다. 없다면, 밀가루로 대신하면 되고, 밀가루가 뭉치지않게 잘 풀어주는것만 신경써주세요!
찬물에 풀어주세요!
잘 불려져서인지 삶은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부드럽게 잘 삶아졌습니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한쪽에 내비두고 한김 식혀둡니다.
어느정도 식으면 줄기를 하나씩 잡고 엄지검지로 밀면 겉껍질이 밀려집니다.
그것을 쭉 당겨서 제거해줍니다.
요거이 조금 번거로운데요. 해낸만큼 부들부들함이 안겨옵니다. 꼭! 해주세요!
그리곤, 깨끗한 물에 씻어주고 물기 꽉 짜서 준비합니다.
2. 시래기 나물
재료: 손질해 적당히 썰어놓은 시래기 크게 두줌반, 대파약간
밑간: 된장1큰술반. 다진마늘1큰술, 새우가루1/2작은술, 멸치가루1/2작은술, 들기름1큰술반
양념: 헛개수열매 끓인물 1컵, 통깨약간
시래기나물은요,
손질한 시래기에 밑간을 해준후 육수적당량 붓고 한소끔 조려듯 볶아내면 됩니다.
㉠ 손질한 시래기에 밑간을 해줍니다.
-된장과 들기름은 꼭! 빼먹지 말고 넣어줍니다.
여기에, 취향따라 천연조미가루(멸치나 새우가루)등을 넣어주면 좋습니다.
-손가락에 힘을 주고 조물조물 버무려 줍니다.
㉡ 팬에 담고 적당량의 물이나 육수를 넣고 수분이 바특할때까지 조리듯 볶아냅니다.
-육수는 사정껏! 취향껏! 챙겨서 넣으면 됩니다.
-수분은 촉촉함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적당히 조절하면 됩니다.
- 취향따라 들깨가루를 마지막에 넣고 뒤섞어주어도 아주 좋습니다.
시래기나물은 기본손질만 끝내놓으면 나물만드는건 정말 식은죽 먹기보다 더 쉽습니다.
그러니, 손질은 전날에 해놓고 다음날 후다닥 만들어 찬으로 즐기면 너무 좋습니다.
천연조미가루는 있으면 넣고 없으면 통과~
넣을때는 너무 욕심내지말고 살짝만 넣어주세요!
된장, 마늘, 멸치가루, 새우가루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밑간을 해놓습니다.
밑간한 시래기를 팬에 담고 헛개수열매끓인물1컵을 부어주었습니다.
(마침 끓여놓은 물이 있어서 사용했습니다. 다시마우려끓인물, 채소육수, 고기육수 다 잘 어울립니다.)
촉촉하게 수분이 스며들면 대파약간 넣고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이거 부들부들 입에 착참 감기는 것이 끝내주는구만요.
구수한 맛이 한껏 기분 좋아지는 맛입니다.
보기에는 정말 투박하지만, 어찌나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후루룩 면을 먹듯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한겨울찬으로 너무 좋습니다. 요즘 장보러 안나가도 묵나물이 있어서 별 걱정없고, 딱히 철모르는 식재료 가격상승에 민감하지도 않기때문에 맘편히 찬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묵나물'은 든든한 겨울식재료가 맞습니다.
시래기를 그 어느날 건강식재료로 부각되기 시작했는데요. 영양분석적 효능에 딱히 들썩거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늦가을 무가 넉넉하게 잘 성장해야 시래기도 만들고, 무말랭이도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는 것이고, 더불어, 한해동안 겨울나기를 위한 '묵나물 만들기' 하나 하나가 두둑한 겨울밥상을 채워낸다는 것을 삶으로 하나씩 채워내는일 입니다.
보잘 것 없어 보이고 마냥 투박한 시래기도 참 많은 여정이 필요합니다. 그 여정이 삶으로 잘 자리잡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맛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