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리더]
[1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어른에게도 감동 주는 동화 만들었죠
▲ 아름다운 창작동화를 쓴 안데르센 덕분에 동화도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어요. /위키피디아 |
'인어공주' '눈의 여왕' '미운 오리 새끼' 같은 동화를 여러분도 읽어봤지요? 우리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사한 사람은 덴마크 출신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이에요. 안데르센은 많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지만, 사실 그의 어린 시절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어요. 구두 수선공이던 아버지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데다, 꿈꾸던 배우의 길도 볼품없는 외모 탓에 좌절되고 말았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작가가 되었지만, 그 길도 순탄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엔 희곡, 시, 소설 등을 발표하던 안데르센은 글을 쓰면서 자신이 정말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동화'라는 사실을 깨달아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감동을 주는 동화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당시 동화는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대부분의 동화는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민담을 그대로 옮기거나 각색한 것이어서 내용이 엇비슷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것도 많았거든요. 주위 사람들은 동화를 쓰는 것은 작가로서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해 안데르센을 말렸다고 해요. 그래도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첫 번째 동화집 '동화, 아이들을 위한'을 펴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유치하다"는 혹평을 듣고 말아요.
안데르센은 언젠가 사람들이 자기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리라고 굳게 믿으며 글쓰기를 계속해요. 그 믿음처럼 두 번째 동화집에 수록된 '인어공주'는 출간되자 큰 인기를 끌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인어공주 이야기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사로잡습니다. 이후 못난 새끼 오리가 아름다운 백조로 성장하는 '미운 오리 새끼', 진실한 사랑의 힘으로 심장이 얼어붙은 친구를 구하는 '눈의 여왕' 같은 작품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가며 주목받아요. 사람들이 드디어 그의 작품 가치를 알아본 것이지요. 훗날 안데르센은 덴마크 국민으로서 최고 영예라는 단네브로 훈장을 받았어요.
이전까지의 동화가 짤막하고 단순한 이야기였다면, 안데르센은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고 교훈보다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대화체를 사용하여 등장인물들의 대화만 보고도 그 사람의 신분이나 성격을 알 수 있게 했지요. 무엇보다 안데르센의 작품에는 이전의 동화와 달리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따뜻한 감동이 담겨 있었어요. 동화를 '수준 낮은 글'로 여기던 사람들은 안데르센의 동화를 통해 동화에도 깊은 여운과 감동이 담길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안데르센 덕분에 마침내 동화도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 안데르센의 첫 동화집은 혹평받았지만, 이후 펴낸‘미운 오리 새끼’등의 작품은 유럽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어요. /위키피디아
|
그가 죽은 지 1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안데르센의 동화는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어요. 연극, 영화, 만화 등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하기도 하지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외롭고 힘든 길을 걸었던 동화의 개척자 안데르센. 그의 도전은 아름다운 동화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거예요.
[1분 상식] '민담(民譚)'이란 무엇인가요?
민담이란 예부터 민간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로, ‘민간설화’라고도 해요. 보통 ‘옛날 옛적에…’라는 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잘 아는 ‘곶감과 호랑이’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담이지요. 민담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이야기 구조가 쉽게 변하기 때문에 지방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야기가 만들어진 연대나 지은이도 알 수 없는 게 민담의 특징이에요. 독일의 그림(Grimm) 형제가 1812년부터 펴낸 ‘그림 동화’ 역시 독일과 유럽 각 지역의 민담을 수집한 것으로, ‘백설공주’ ‘빨간 모자’ 등이 수록됐어요.
김선영 | 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
헨델 음악 연속듣기, 해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