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구시대적 노사관 개혁촉구 및 강압적 연봉제 실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동석 기자
“회사가 계속 교섭을 거부한다면 다음 주부터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구시대적 노사관의 개혁촉구, 부실경영과 강압적 연봉제 실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과 관련, “지난 6개월 동안 5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지난 5일 최종제시안을 내놓고 더 이상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노조는 그동안 회사의 구시대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대등한 노사관계로의 변화를 촉구해왔지만, 회사는 변화된 현장 정서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노조 활동에 개입해 조합원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정 위원장은 “회사가 그동안 노조원들의 성향 분석을 문서로 작성해 관리해왔고, 노조가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며 이와 관련한 사진, 첨부자료를 공개했다.
노조는 또 적자로 말미암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회사는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천문학적인 적자 수치를 발표하며 이를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봉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회사에서 발표한 연봉제는 직원들을 개인성적, 조직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5등급으로 나눠 평가하는 것”이라며 “연봉제는 경쟁구도를 심화시켜 전체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회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오는 19일 상경투쟁(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에 이어 20일 오후 5시 이후 잔업거부를 실시한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주 투쟁 일정은 20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조합원 성향 분석 문서 작성은 개인이 임의로 작성한 것이며, 투표 방해 부분도 노조가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현재로써는 최종안이 최선”이라며 “임금인상을 해 줄 여력이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구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