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사든지 아니면 얻어 먹든지.
물론 얻어 먹는 것이 더 좋다. 친구에게 밥 한번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니.
영어로 더치(Dutch)는 네델란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네델란드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더치'라고 부르는 걸 싫어한다.
사실 영어단어 dutch는 행상인의 아내를 뜻한다. 그 나라 사람들은 땅이 척박하여 라인강을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며 장사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니 그 땅에는 남정네는 없고 여인네들만 집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 건너 영국의 뱃사람들은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행상인의 아내에 대해서
그건 그렇고 네델란드 사람틀은 셈이 정확했다. 그들이 바로 유럽 최고의 장사꾼이 아니던가.
내가 먹은건 내가 네가 먹은 것은 네가.
밥값만이 아니었다.
장사덕에 네델란드 사람들도 좀 살게 되었다. 식의주가 해결되면 취미생활도 좀 하고 대인관계도 넓히는게 인간의 속성이다.
17세기 네델란드 사람들이 그랬다. 모임이 만들어지면 뭔가 증거를 남기고 싶어한다. 요즘이야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방 찍으면 그만이지만 그때는 그게 없었다. 필름 사진기도 생기기 전이니.
그래서 동원된게 그림 그리는 화가였다. 멤버들 모두가 그려진 단체 그림을 사무실 거실에 걸어두면 결속도 되고 품위도 있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쌌다. n빵하는 수밖에. 우리가 더치페이의 원조 네델란드 사람 아니던가.
암스테르담 자율방범대(야경꾼) 사람들이 그렇게 단체 그림을 의뢰하였다. 당대 최고의 화가 렘브란트에게.
렘브란트는 생각했다.
"아무리 n빵으로 의뢰받은 것이지만 저인간들을 똑같이 그릴 수는 없지 않은가. 명과 암도 있어야 하고 중심과 주변도 구별되어야 하지 않겠나. 내가 누군데."
그렇게 불후의 대작이 탄생하였다.
"야 경"
그런데 화가 렘브란트에게 손님이 끊겼다.
n빵 정신을 위반하였다는 소문이 퍼진 것인지.
그림 2는 n빵 정신에 입각한 단체 그림이다.
-펌글
그림 1: 렘브란트의 "야경"
그림 2: 무명 화가의 단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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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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