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독립투사 후손 고려인 3세인 한알리나(67세)씨의 장례식이 고려인마을 주관으로 광주시 북구 광주역장례식장에서
열렸다.
한일리나씨는 새로운 이주지를 찾아 국내 귀환한 딸을 따라 지난 2016년 한국에 온 후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했다.
이후 평안한 삶에 안도하며 '자녀와 함께 근심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는 행복감'에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안도감도 오래가지 못했다.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결과 간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치료를 위해 애썼지만 차도가 없어 결국 요양병원 말기암 호스피스병동에 머물다 지난 3일 한많은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 세상을 떠난 한일리나씨의 장례식은 조촐하기 그지 없었다. 국내 귀환한 일가 친척과 고려인마을 주민 등 겨우
10여명이었다.
지난 7일 오전 입관식자리에서 오열하는 딸의 안타까움을 뒤로한 체 한씨는 친지들이 가져온 장미꽃을 가슴에 안고
장지인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다행스러움도 있었다. 한씨의 유일한 소망은 죽기 전 외동딸 안토니나양이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간절한 바램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랑하는 딸 안토니나가 지난달 20일 사랑하는 남편 김니콜라이를
만나 결혼식을 가졌던 것이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가 병원을 찾아 인사를 하자 사랑하는 딸의 손을 꼭잡고 행복을 기원했다. 그리고
한알리나씨는 "고려인선조들이 가슴에 안고 살아온 유랑의 삶이 조상의 땅에서 끝나기를 바란다" 는 소망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유족들은 화장을 마친 유해를 고인의 소망을 담아 선조들이 떠나왔던 연해주를 향해 흘러 갈 수 있도록 동해 바닷가를 찾아 뿌려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나눔방송: 덴마리나(고려인마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