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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원문보기 글쓴이: 전자윤
<마당토크콘서트> 봄밤, 동화를 즐기다.
일시: 2019년 5월 22일 오후 5시
장소: 감천2동 반딧불이 3호점
참여작가: 배익천, 안미란, 은영(김은영)
사회: 김나월
*수기를 옮겨서 잘못 표기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정할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작가의 말을 문장으로 옮기면서, 혹시라도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부분은
덜어냈습니다.
사회를 맡으신 김나월 선생님께서 세 분 작가님의 약력 소개
배익천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다.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다.
『꿀벌의 친구』,『내가 만난 꼬깨미』,『별을 키우는 아이』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한국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을 받았고,
현재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면서, 《열린아동문학》을 만들고 있다.
안미란
경북 금릉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96년 농민신문사 주최 농민문학상에 중편동화 당선
1998년 눈높이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에 <웅덩이> 당선
2001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대상 수상
『너만의 냄새』,『내가 지켜줄게』,『부산 소학생 영희, 경성행 기차를 타다』, 『투명한 아이』,
『뭉치와 만도씨』 『주보따리 한글을 지키다!』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은영
울산에서 태어났으며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숨은 신발 찾기』로 제1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김나월 선생님: (이하 호칭 생략) 세 분 작가님을 모신 귀한 자리라 떨린다.
특히 배익천 선생님이 이런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시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 영광으로 생각한다.
어려운 부탁을 단박에 허락해주신 세 분 작가님에게 감사드린다.
시간 제약이 있으니 바로 질문으로 들어가겠다.
Q. 어떻게 동화를 쓰게 되었나?
동화를 처음 쓰게 되었던 시절의 작가님들의 모습이 어땠는지?
배익천 선생님: (이하 호칭 생략)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시를 썼다. 동화를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필 <겨울 아이들>을 썼는데 전북대학교가 주최한 전국고등학생 문예 작품 현상 모집에서 입선했다.
심사를 본 이보영 교수, 천이두 교수(문학평론가)가
영국 작가 ‘찰스 램’의 작품에 비유해 글에 정감이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안동교육대학에 들어가 학보사 주최 현상 모집에서 동화<노래하는 병>으로 당선됐는데
이 작품이 내가 쓴 첫 동화인 셈이다.
그 시절에는 아동문학을 독학만으로 접할 방도가 없었다. 배울 곳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졸업 후 교직에 발령받고 1974년 동화 <달무리>로 신춘문예로 당선했다.
그것이 45년 전 일이다. 그러나 동화의 시작부터 말한다면 47년의 시간이 흘렀다.
김나월: 배익천 선생님은 <부산MBC 어린이문예> *편집주간으로도 오랫동안 활동하셨다.
부산동화작가들에게 작품을 발표 지면을 만들어주신 것도 선생님의 업적 중 하나이다.
작년에 다시 복간된 <부산MBC 어린이문예>도 선생님의 기여가 컸다고 한다.
*2018년 복간된 <부산MBC어린이문예>는 배익천 선생님을 편집주간으로 다시 모심
안미란 선생님: (이하 호칭 생략)
동화를 쓰게 된 계기는 많다. 어릴 적 서울 가리봉동에서 살았다.
옆집에 계몽사 전집이 있었다. 그 집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며 그 책들을 읽었다.
내가 국민학교 4학년쯤에는 학교에서도 선거를 통해 학급 임원을 뽑게 되었다.
학급이 19반까지 있었던 시절 이야기다. 나도 부회장에 선출됐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엄마가 학교에 올 수 없는 아이이기 때문에’라고 말할 수 없었던 선생님은 이유를 말해주는 대신
‘너라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내게 두꺼운 책 한 권을 건넸다.
미카엘 엔데의 『기관차 대여행』이라는 책이었다.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매일 수업 시작하기 전에 기도를 하고 동화를 한 편 읽어 주시던 분이었다.
대학에 가고 시를 썼다. 학습지 교사로 일했는데 가르치는 학생이 자기가 재밌게 읽은 책을 자꾸 내게 권했다.
그러면서 동화책을 많이 접했고 나도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은영(김은영) 선생님: (이하 호칭 생략)
먼저 부끄럽다. 이 자리에 친근한 얼굴(함께 동화를 공부한 문우들)이 많이 보인다.
나는 전형적으로 친구 따라 강남 간 케이스다. 친구가 도서관에서 하는 동화 쓰기 강좌에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안미란 작가님의 강좌였다. 거기서 안미란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좋은 인연을 만난 것이 도움이 되었다. 김재원 선생님과 문우님.
10년 가까이 끈을 놓지 않은 많은 인연 덕분인 것 같다.
어릴 때 아버지가 책장에 두꺼운 사전과 단편집을 빽빽하게 꽂아두셨다.
그 책을 읽을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은 너무 심심해서, 별생각 없이
책장에서 그 책들을 하나씩 빼서 읽고 있더라. 글쓰기와는 관련 없다고 생각했던 지난 일들이
글을 쓰면서 모두 글쓰기와 관련 있었음을 깨달았다. 글쓰기의 좋은 밑천이 되었다.
김나월: Q. 이 질문은 사전에 세 분 작가님들께 드렸다.
본인이 쓰신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안미란: 아동문학 주 독자층인 아이들은 작가를 보고 책을 고르지 않는다.
어떤 주인공이 나오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
예전에 창비에서 상을 받고 서울 작가모임 행사에 아기를 업고 갔었다. 작가들이 본인이 쓴 작품 캐릭터로 자신을 소개하더라.
‘벌렁코 하영이’ 조성잡니다, ‘까막눈 삼디기’ 원유순입니다.
그런데 나는 내 작품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로 캐릭터를 소개하기 어려웠다. ‘씨앗’ 안미란이다, 할 수도 없고. (웃음)
‘기억나는 주인공’, ‘기억에 남는 캐릭터’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피노키오』처럼 200년 후에도 살아남은 캐릭터, 『빨간 머리 앤』도 그렇고...<중략>
주인공은 아니지만 내 작품에 항상 조연으로 등장하는 ‘보람’이라는 여자아이 캐릭터에 애정이 있다.
착하고 순한 것 보다는 당차고 자기 밥그릇 챙길 줄 아는, 제 몫을 해내는 것이 좋다.
성격이 못됐고 앙칼지지만 야무진 만큼 그 이면에 상처가 안쓰러워서 마음 깊이 애정을 갖고 있다.
김나월: 안미란 선생님의 작품 *<서울 아이>가 생각난다.
등장 캐릭터의 또 하나 특징이 ‘놀이를 잘 만든다.’ 놀이로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너만의 냄새』에 수록된 단편
은영: 단편 *<시간을 묻는 아이> 주인공인 ‘마리’가 애착이 간다.
내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내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마리’는 구상을 오랫동안 한 캐릭터이다. 외롭고 힘들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소통하려는 모습이
짠하고 갸륵하고 이뻐 보인다. 어른들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표시 내지 않는다.
약점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마리’는 어리지만, 적극적으로 공원에 나와 시간을 묻고 소통하려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는다.
*『숨은 신발 찾기』에 수록된 단편
배익천: 방금 안미란 선생의 말을 듣고 캐릭터에 더 관심을 두고 신경을 써야겠구나, 생각했다.
98년에 쓰고 2001년에 나온 『내가 만난 꼬깨미』에 애착이 있다. 그 무렵 어머니께서 치매를 앓으셨다.
안타까운 마음에 어머니를 위해서 쓴 작품이다. 고향과 어린 시절이 담겨있다.
이 책 그림작가가 전라도 분인데 신기하게도 내가 떠올린 장면들을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글을 쓴 작가와 그림작가가 만나 이야기의 배경이 된 장소를 같이 돌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에 신경 썼고 역할을 잘 만들었다. 귀엽다. ‘내 친구’이면서 ‘내가 주인공’인...<중략>
책이 나오고 2004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내 마음속에 항상 어머니가 살아계신다.
김나월: 『내가 만난 꼬깨미』을 보면 존 버닝햄의 『알도』 작품이 떠오른다.
나만의 비밀 친구가 등장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배익천 선생님의 작품이 훨씬 앞선다. (웃음)
Q. 어른인 작가님들이 현재 아이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안미란: 현재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그것을 알려고 쫓아가면 늘 늦다.
아이들은 현재를 살아간다. 미리 보험들 듯 대비하지 않는다. 낙담하지 않고 흥겹게 논다.
시대를 초월하는, 관통하는 마음, ‘동심’은 뭘까? 라는 화두를 갖고, ‘동심’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평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신인 때에는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하나 문방구 앞에 앉아있기도 했다.
하지만 ‘동심’, ‘동심’에 가까워지려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포착할 수 없을 것이다.
은영: 안미란 선생님과 비슷한 의견이다.
아이들과 나이 차이도 나고 나 또한 나이가 들었다.
아이들과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정 테두리 안에서 아이들을 더이상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진행해야 한다. 간극을 좁히는 것은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김나월: 배익천 선생님의 문장은 아름답다. Q. 글을 쓰실 때 어떤 노력을 하는지?
배익천: 컴퓨터에 원고를 쓰지 않는다. 대학 노트에 원고지 형식으로 쓴다.
한 페이지 대략 5~6줄 정도 들어간다. 끝없이 읽고, 한 문장씩 다듬는다. 예전에도 시류에 맞추진 않았고
나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원고지에 써도 계속 다듬었다. 그러나 동화의 문장은 절대 아름답게 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추천하지 않는다. 앞으로 얼마나 계속 쓸 수 있을지 모른다.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중략>
변하고 있는 큰 강물에서 요만한 바위가 안간힘 쓰면 안 떠내려갈까?
동화를 다른 스타일로 ‘어른도 읽는 동화’를 써보자 하는 생각이다.
동화야말로 문학 장르의 최종 단계이다. 동화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 노인에게도 꼭 필요하다.
노인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다. 그분들이 동화를 읽고 남은 나날들을 보람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글을 쓰고 싶다.
김나월: 배익천 선생님은 거의 모든 문학상을 휩쓸었다. 그러면서 사람 부자로도 유명하다.
많은 작가와도 교류하고 계신다. 개인적으로 소중애 선생님과 송재찬 선생님과의 인연을 들었다.
Q.기억에 남은 초기 문우들과의 일화와 후배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배익천: <상략> 나 혼자 글을 쓴다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다른 작가와 교류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문단 경력 있는 원로 작가와 직접 만날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책이 나오면 그분들께도 보내드리고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략>
내가 신춘에 당선되었을 때 송재찬 작가가 축하 엽서를 보내왔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편지로 교류하며 가까워졌다.
그 당시 송재찬 작가는 제주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경북 김천에 발령받아 왔다.
단지 내가 근무하는 곳과 가깝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젊은 시절 송재찬 작가와 서로 주고받았던 편지가 좋은 문장 수업이 되었고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그 때문에 등단한 해 동기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대의 아픔을 겪어서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 채널를 통해 전국작가와 교류하면 좋겠다. ‘패거리’ 지어 다니라는 뜻은 아니다.
내 마음부터 열고 사람을 가까이하고 진실되게 대하고 다가갔으면 한다.
*김나월: *위 답변과 관련 배익천 선생님께 덧붙이는 추가 질문 있었으나,
다소 개인적인 답변이기에-옮긴 이의 소심한 판단하에- 비공개
안미란 선생님은 다작 작가이시다. 1년에 2권 이상을 출판하는 것 같다.
Q. 출판사의 기획 원고와 동화작가로서 쓰는 싶은 이야기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지?
안미란: 먼저 지명도가 있다고 해서 책을 쉽게 내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싶다.
나 또한 원고 거절을 많이 받는다. 등단 초기에는 아이를 키우느라 10년 동안 세 권의 책을 냈다.
장편 쓸 여건이 안 됐다. 『너만의 냄새』는 아이를 업고 썼다. <중략>
대학원을 다닐 때는 논문과 전집 원고, 창작원고를 같이 진행했다.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려니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엄마니까’ 다 했다.
지식 정보책 작가로서의 커리어가 역사 동화를 쓰게 한 발판이 되어주었다.
변명이나 자기합리화로 보일지 모르나 작가로서 내 글을 쓰는 자긍심을 못 지켰기 때문에
살아남는 방법을 택했다. ‘기회가 오면, 누군가 기회를 주면 내 성이 차지 않더라도 하자. 엄마니까.’ 그랬다.
<중략>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지런히 출판사 문을 두드렸으면 한다. 중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
김나월: 작가로서의 정체성, 엄마로서 역할, 꾸준한 작품활동 등등. 올곧게 걸어가는 모습이...
<중략>
안미란: 매몰되지 않으려 한다. 때로는 처방전이 필요하다. 영양 수액을 맞는 것처럼
전혀 다른 곳에서, 봉사를 통해 재충전하기도 한다.
은영: 이 자리에 있는 동안 문득문득 소름 끼쳤다.
두 분의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 책임감과 두려움이 있다.
등단하고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고 고민만 계속한다.
딸과 다투고, 치사하고, 유치하고, 때로는 키우는 아이보다 못한 내가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내가 글을 계속 쓴다면, 아이들이 내가 쓴 글을 보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같은 방향에 서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하략>
김나월: 『별을 키우는 아이』 관련 추가 질문 외
Q. 세 분 작가가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과 혹은 계획이 있다면?
배익천: 『별을 키우는 아이』는 가정사가 녹아있다. 고종사촌의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앓던 병으로
5학년에 죽고 말았다. 마음 아파서 쓴 글이다.
*<영양 가는 길> 늙은 아버지를 다룬 동화, 아버지가 왜 고향으로 갔는지...<중략>
어른도 읽는 동화라는 각오로 쓸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서
꾸준하게 동화를 쓰고 싶다.
*작품 제목 이하 내용을 제대로 옮긴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안미란: 등단한 지 20년이 넘었다. 근래에 책과 아이들에서 내 전작품을 읽은 독자와 만나는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에 하지 못한 것들도 많다. 쌓인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역사동화는 다소 걱정스런 부분이 있다.
자칫 애국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에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평화와 국경 없는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재밌게 쓰고 싶다.
은영: 늦게 등단해서 좋은 점은, 나이가 들었어도 신인, 젊은 작가로 불린다는 점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1년 반이 지났는데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발표한 다섯 편의 단편은 대부분 어릴 때 친구나 주변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담아온 것들이다.
내가 왜 이 장면을 그토록 오래 담고 있었나 생각하면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이다.
그 또한 지금은 모두 소진하고 없다. 생각이 정리되면
기억하고 있는 장면 말고 생소한, 내 모습과 전혀 다른,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려보면 어떨까 싶다.
<추가 질의응답>
-안미란 작가님, 전혀 다른 곳에서 봉사를 통해 재충전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 *세 분 작가님은 어떻게 캐릭터 구체화하는지
- 은영 작가님은 심리적 묘사가 탁월하다.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
- 배익천 작가님께 동화는 아이가 꼭 주인공이어야만 하는지
안미란: 이주민과 함께한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활동했다.
중간에 쉴 때도 있었지만 그 인연으로 지금은 이주민들의 소식지 편집을 맡고 있다.
처음 그분들을 심층 인터뷰를 할 때는 두려움도 있었다. 자꾸 하다 보니 내공이 쌓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시야가 넓혀진다.
*작품 캐릭터는 주변에서 모델을 삼는다. 역할에 따른 캐스팅인 셈이다.
만약 동물이 주인공이라면 배우 중에서 그 느낌과 비슷한 인물로 캐스팅 한다.
원고를 퇴고하면 그 인물만 나오는 장면을 몰아서 살펴보기도 한다.
은영: 성격적으로 예민한 부분이 있다.
가까운 지인은 나를 두고 아이들의 심리를 스펀지처럼 흡수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단편을 주로 써왔는데, 캐릭터를 마음에 오랫동안 두는 편이다.
그때는 걸을 때도 캐릭터를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이 온전히 그 아이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때 글로 옮긴다.
배익천: 동화라고 해서 꼭 아이가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
어른이 읽든 어린이가 읽든 누구를 대상으로 하든 간에 상관없다.
주변에 있는 것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화’와 ‘동화’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중략>
그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 독자에게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주변 인물이나 자연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어떻게 하면 개조시킬 방법이 없을까 하고 관찰한다.
<사회자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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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 작가님의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던 봄밤이었습니다.
배익천, 안미란, 은영 선생님과 김나월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덧붙이거나 정정할 내용은 덧글로 알려주십시오.
*정정할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크랩은 나중에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나월작가님~ 멋진 작가님들의 토크콘서트 내용을 꼼꼼히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많은 도움 받고 갑니다 ~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올린 모임 후기입니다.
마치 그 자리에 제가 있는 듯 생생한 묘사에
감동합니다.
우리 모두 이렇게만 산다면,
이토록 작가의 혼을 하나 놓치지 않고
알려 주기 위해 애쓰는 마음이 있다면,
그 일렁이는 불꽃에 가슴이 뛴다면
그 기쁨은 오롯이 감동하는 자의 몫이 될 겁니다.
전자윤 시인님, 김나월 작가님
고맙습니다.
좋은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늦게 도착해서 별미만 얻어 먹었답니다.^^ 이렇게 정리해서 올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뒤늦게 읽고 댓글 답니다.
진짜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후기네요.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 날, 그 공간으로 날아간 기분입니다.
멋진 작가님들과 좋은 사회자님과 또 함께했던 모든 분들.
알토란 같던 시간이었어요. ^^
어찌 이리 생생하게 후기를 작성하셨나요?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