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가장 행복하려면
오래전에 들은 얘기이다. 의사인 그는 자기 전공 분야에서 꽤 이름이 나 있었고 교회 출석하며 신앙생활도 잘 했다. 더구나 나와 함께 성경공부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그의 아내도 의사이니 부부가 둘 다 고소득자여서 형편은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어서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고 나하고 가까이 지내기에 안심하고 편하게 말했을 수도 있겠다.
“선교사님, 남자가 가장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내 입에서 나올 말은 뻔하다는 듯 씩 웃는다. 선교사 입에서 하나님 외에 무슨 말이 더 나오겠는가!
“뭔데요?”
“모르시겠습니까?”
“그러니까 뭔데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일주일에 한 명씩 바꿔가며 데리고 사는 것입니다.”
그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물론 자기도 들은 얘기고 또 그렇게 살아보자고 해도 살지 않을 사람이지만 생각 자체가 기상천외했고 충격적이었고 또 무지 음란했으나 타락한 인간의 속성에는 대단히 적당한 말이기도 했다.
“그럼 일 년만 해도 52명의 여자가 필요한데 그 많은 여자를 어디서 다 구하며 어떻게 그렇게 데리고 살 수 있습니까?”
“돈만 많으면 됩니다!”
배시시 웃는 그가 웃긴다고 해야 하나 귀엽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다윗이 신하 우리야의 아내를 탐하였고 또 수많은 여인을 곁에 두었던가. 그 아들 솔로몬은 또 어떠했는가. 두 아내와 그들의 여종 둘, 모두 네 여자를 데리고 산 야곱은 다윗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테고.
사도 바울은 일평생 혼인하지 않고 홀로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따랐는데.
여자가 그렇게 많으면 정말 행복해질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그럼 여자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일주일에 마음에 드는 남자 하나씩 바꿔가며 살면 여자도 행복해질까. 아마 오히려 딱 지겹다는 여자가 많을 것 같다. 여자 때문에 고생하는 남자보다는 남자 때문에 고생하는 여자가 훨씬 더 많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