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충남집
연탄창고 뒤
한간 블록집 충남집
신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희석식 소주에
간도 배도 절여진 콜록이는 남편의
눈이 연탄보다 더 까맸다
어머니 찌개좀 끌여주세요
야학을 마치고
교사도 학생도 벗어버린
청년들이 마지막 노래를 불렀다
의정부 가는 막차가 쇠 마디 소리를 내며 지나면
내시들의 무덤이 많다는
신창동을 지나 어둠 속을 하염없이 걸었다
무노동무임금가를 부르며
호기롭게 주먹질하던 선배들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내 인생이 너무 부끄러웠다
술에 절은 할아버지도 작은아버지도
역사라는 말을 몰랐다
콜록이며 장지문을 열던 남편처럼
까만 눈빛을 가졌다
이것이 역사일까
새벽에 도착한 집에는 등이 켜있고
찬 호박죽이 있었다
첫댓글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