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듯 갑진년 3월 물오름달이다. 낮과 밤이 만남과 헤어짐 반복하고 계절 또한 만남과 헤어짐 반복하니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타인과 자신과의 만남을 반복한다.
봄은 삶의 희망이라 맑은 봄볕에 신성한 의식처럼 깨어나는 춘삼월 물오름달의 촉수가 인간의 영혼을 맑게 밝히고 돋우는 달이다.
시공간이 동면에서 각성으로 깨어나 날개를 펴고 차오르는 봄 거침없이 물오르는 그 오름 소리의 여운에서 삶은 먼 지평선을 바라보고 세상의 소리를 듣는것이다.
아름다움과 천박함의 간극은 극히 좁고 희망과 절망의 인식도 극히 짧고 애정과 애증의 분별도 어려운 것이 인생이라 감정의 흐름 따라 희노애락이 엇갈리고 연둣빛 고운 잎새가 인생의 숲에서 피어날 때 우리는 서로를 가까운 연인처럼 다정스레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산과 산 강과 강 바다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살았던 존재의 저편에서 의식의 가까운 곳으로 마음이 옮겨와 하나라는 감정을 소유한 우리들의 영혼이 맑은 희망을 품은 봄볕같이 살가운 것이기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그 깊은 심연의 내막을 느낄 수 있다.
3월은 겨울넘은 계절의 생동감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무수한 상념의 생명체를 길러내는 생명의 요람이기에 우리는 그 찬란한 봄의 묘미 속에서 싱그러운 사랑을 담고 피어오르는 꿈과 희망을 간직하고 연둣빛 잎새 하나에도 그 어떤 진실이나 진리가 움트는 것이란 확신을 가지며 한 걸음 한 걸음 생의 길을 가는 것이다.
별리! 사는 것은 어제와의 결별이자 오늘과의 만남이듯 우리들의 사랑 또한 어제의 외로움과의 이별이자 오늘의 새로움과의 만남이니 끝없는 헤어짐과 만남의 연속에서 이어지는 우리들의 인연을 위해 3월에 더러는 봄시샘이 깊다해도 따스한 봄볕에 봄꽃이 피어나듯 우리 또 그렇게 춘삼월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