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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NOT SHORT
필자는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로, 로마제국 네로 황제의 스승이자 고문이다. 몽테뉴가 평생 곁에 두고 살았다는 책이다. 1부 곡식은 세고 시간은 세지 않은 사람들부터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당신은 지금, 살고 있는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과, 살고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다. 55편의 작은 글을 읽고 바로 다음 편으로 가지 말고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보란다. 이 글이 나의 무엇을 건드렸는가? 그 멈춤이, 이 책의 진짜 가치다. 삶은 짧지 않다, 당신이 짧게 만들 뿐이다. 문제는 시간의 양이 아니다, 쓰임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잘 쓸 줄 아는 사람에게 인생은 적당히 넉넉하다. 우리는 금고의 돈이 새어, 나가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런데 시간은 매일 새어나가는데, 아무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시간에는 곳간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오늘을 어떻게 다르게 보낼 것인가. 내일도, 모래도 이대로 흘리겠는가. 다음 달의 그 자리에도 그렇게 앉아 있겠는가. 내년의 그 약속 앞에 똑같은 얼굴이겠는가. 우리는 시간이 무한하다는 거짓말을 믿고 있을 때만 시간을 함부로 쓸 수 있다.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당신이 하루, 진짜 당신에게 속해 있었던 시간이 몇 분인가? 아마 없을 것이다. 탐욕에 사로잡혀, 쓸모없는 일에 매달린다. 술에 절어 있기도 하고, 나태함에 마비되어 있기도 한다. 타인의 환심을 사느라 지쳐 있고, 돈 욕심에 이끌려 온 세상을 돌아다닌다. 남의 돈을 탐하거나, 자기 재산에 대해 불평하느라 바쁘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격지만, 아무도 자기 이야기인 줄 모르는 비극, 평생을 남에게 봉사하면서, 정작 자기에게는 단 하루도 봉사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당신은 누구에게나 시간을 내주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 그것이 당신의 삶이 짧은 진짜 이유다. 타인에게 무시당하면 분노하면서, 자기 자신을 무시하는 데는 둔감하다.
그러니 돈은 지키면서 시간은 흘려보낸다. 잠깐만 시간을 내줄 수 있나? 에 한나절을 내준다. 타인이 당신 시간의 시간, 위에 올라타는 것을 허락한다. 당신이 삶을 결산해 보라. 후원자에 바친 시간, 채권자와 다툰 시간, 노예를 다스리는 데 쓴 시간, 아내와 말다툼한 시간, 스스로 초래한 질병에 누워있던 시간, 아무 쓸모없이 멍때린 시간, 그러면 당신이 세는 것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살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오래 달려온 사람이 어느 날 멈춰 서면, 진실에 가슴을 친다. 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시간을 흘려보낸 것이었구나. 처리한 일은 많은 데, 산 날은 며칠 되지 않는구나. 지금껏 30년을 일 처리하면서 보낸 사람과, 조금이라도 자기 것을 살았던 사람은 30년 후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당신이 쓰는 말 중에 바쁘다가 아닌 나중에란 말이 가장 많을 것이다. 나중에 몸을 단련하지, 나중에 아이가 크면 여행을 떠나지, 이 일 끝내고 나중에 쉬지, 퇴직하고 한가하면 책을 읽지,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이 말 속에, 삶 전체가 조용히 삼켜지고 있다. 나중 그때까지 당신이 살아 있을 거라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우리는 마치 시간이 무한히 있는 것처럼 60세, 70세까지 반드시 살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그 가정 위에 삶의 모든 진짜 부분을 미뤄둔다. 진정한 삶의 가장 큰 장애물은 기대다. 기대는 내일에 의존하면서 오늘을 잃게 만든다. 운명의 손에 달린 것을 계획하면서, 자기의 손에 달린 것은 놓아버린다. “불쌍한 인간의 날 중, 가장 좋은 날은 가장 먼저 달아나는 날이다.” 우리의 후회 중 가장 큰 것은 “그때 그것을 해야 했는데”가 아니고, “그때 미루지 말아야 했는데”이다. 미룬 일은 영영 하지 못한 일이 되었고, 미룬 사람은 영영 만나지 못한 사람이 되었고, 미룬 말은 영영 하지 못한 말이 되었다.
눈을 뜨면서 의무가 있는 날에는 의무가 끝나는 날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 자체가 고백이다. 지금 이 순간이 당신 것이 아니라는 고백을. 당신을 놓아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직위, 명예, 이름, 책임감, 누군가의 기대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매일 조금씩 당신의 삶을 대가로 받고 있다. 매일 아침 의무가 끝나는 날만 기다리는 것이, 그 증거다. 쉬고 싶다는 말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그것은 게으름의 증거가 아니다.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살아있는 사람만이 쉬고 싶어 한다. 살기를 포기한 사람은 쉬고 싶다는 말조차 잊는다.
바쁜 사람은 사는 법을 모른다. 이유는 사는 법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는 법은 평생을 바쳐야 배울 수 있기 때문
이다. 결론은 단순하면서도 잔인하다.
바쁜 것이 사는 것이 아니다. 사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바쁜 것
이다. 사는 법을 모르니까 일정을 채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
니까 가장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자기 안에 방향이 없으니
까, 바깥의 모든 자극에 끌려다닌다. 바쁨은 게으름의 반대가 아니
다. 바쁨은 방향을 잃은 사람의 몸부림이다.
큰돈과 한 시간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돈은 다시 벌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돈을 지키고 시
간을 그냥 준다. 이 모순을 직시하라. 시간은 달라고 할 때 아무것
도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시간을 줄 때 아무것도 주지 않
은거처럼 보인다,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
다. 그런데 병이 나면 의사에게 살려달라 하고, 사형선고를 받으면
살기 위해 모든 재산을 내놓겠다고 한다.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세
상에서 제일 비싼 것이 된다. 건강할 때는 시간을 흙처럼 버리고
죽어갈 때는 전 재산을 바쳐서라도 시간을 사려 한다. 이 모순이
인간이다. 당신이 가장 후회할 일을 미리 알려주겠다. 10년 후, 20
년 후, 죽음이 가까워질 때, 당신이 가장 아쉬워할 것은 벌지 못한
돈도, 오르지 못한 자리도, 이루지 못한 명예도 아닐 것이다. 그것
은 함부로 흘려보낸 시간이다. 그때 그 사람과 더 오래 있었으면
그때 그 일을 이루지 않았으면, 그때 그 자신에게 좀 더 정직했으
면, 이런 후회가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교묘한 도둑이 있다. 그는 당신의 지갑을 노리지 않
는다. 그는 더 귀한 것을 훔친다. 그런데 그 도둑을 당신은 매일
환영한다는 것이다. “그 도둑의 이름은 ‘내일‘이다.” 더 잘 살기 위
해 애쓰면서, 삶을 대가로 치르고 있다. 이것이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큰 명예를 위해 오늘을 태우고, 노년을 위해 오늘을
저당 잡힌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힌다. “이번만 참자. 이번
일만 끝나면, 이번 달만 지나면“이 말을 몇 번이나 했는가? 그 말
할 때마다, 당신은 도둑에게 문을 열어준 것이다. 그리고 도둑은
한 번도 빈손으로 돌아간 적이 없다. 여행자가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듯 바쁜 사람들은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깨닫는다. 머리가 희
끗해지고, 몸이 욱신거리고, 자식들이 나보다 커진 어느 날, 그제야
고개를 들고 이렇게 묻는다.” 언제 이렇게 되어버렸단 말인가?.“
언제가 아니다. 매일이었다. 매일 조금씩 지나고 있었는데 당신이
보지 않았을 뿐이다.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무서운
진실이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진실이기도 하다.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믿는 사람만이, 오늘을 진짜로 산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는 말은 아니다. 오늘이 유일한 날인 것처럼 살라는 말
이다. 이제는 의미 없고, 내일은 아직 없다, 당신에게 진짜 있는 것
은 오늘뿐이다.
”현재는 찰라고, 미래는 불확실하다. 과거만이 확실하다. “세상에서
빼앗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돈, 건강, 가족, 명성, 운명 모두
빼앗을 수 있지만 운명도 신도 황제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이 ’과거
‘다. 과거는 운명이 권리를 잃은 영역이다. 이미 일어난 일은
, 이미 일어났기에 영원하다. 문제는 바쁜 사람이 이 유일한
재산을 잃는다는 것이다. 첫째는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살아온
흔적이 머릿속에서 매일 지워지고 있다. 둘째는 돌아보기
가 불편해서 잠깐이라고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와 부끄러움이 먼
저 떠오른다, 그래서 외면한다. 외면하면 없어지는 줄 안다. 멍에
아래 놓인 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린 사람은, 고개를 돌릴 수 없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돌아보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70년을
살았는데 70년이 텅 비어 있다. 반면 고요하게 살아온 사람은 과거
는 축복이다. 잘 보낸 하루의 기억, 친구와 나눈 의미 있는 대화,
혼자 한 산책, 이 순간은 부를 때마다 나타나며, 몇 번이고 음미한
다. 그래서 과거가 아름다운 사람은 오늘을 아름답게 산 사람이다.
2부 폭풍이 아니다. 멀미일 뿐이다. “나는 아프지도 건강하지도 않
다. “건강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건강한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거친 치료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어떤
때는 억제하고, 어떤 때는 꾸짖고, 어떤 때는 다그치는 것이 아니
다. 필요한 것은 하나,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이는 가장 어려운
처방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믿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을
더 어려워한다. 다른 사람의 칭찬은 받아들이면서, 자기 자신의 칭
찬은 의심한다. 마음의 평정은 마음이 항상 고르고 잔잔한 흐름을
유지한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한다. 주변을 바라본다. 이 기쁨이 끊
기지 않는다.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평화로운 상태에 머무른
다. 이것이 마음의 평정이다.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는 사람을 보라.
무언가를 시작하면 다른 것이 끌리고, 다른 것을 시작하면 버린 것
이아른거린다. 손에 든 것은 항상 시시하고, 놓아버린 것은 항상
빛난다. 이들의 문제는 선택이 나빴던 것이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의욕도
없고, 불만도 없고, 그저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낸다. 진단명은 하나
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 여기서 치료가 시작해야
한다. 자기 자신과 화해하라. 자기 자신을 믿어라. 가는 길이 맞
다고 확신하라. 흔들림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흔들리면서도 그 길
에서 벗어나지 마라. 그것이 평정이다.
2026.07.30.
LIFE IS NOT SHORT
SENECA 지음
하와이 재저택 편역
논픽션 간행
첫댓글 시간을 세는 삶...
Life is not long, too.;;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시원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