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에세이
11월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쓸쓸히 떨어지는 가을비가 낙엽의 눈물처럼 포도 위를 적시며 마음은 어느새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플라타너스를 떠난 낙엽들은 고난의 행군을 떠나고 있다
문득 차갑게 내리는 비처럼 가슴이 시려온다 낙엽이 되어 떠나던 마음처럼 낙엽은 그렇게 떠나고
있다 울지도 못하고 몆날 며칠을 내던져져 지새우던 그날들을 차라리 꿈이기를 바랐던 날들처럼 아마도 낙엽은 꿈을 꾸듯 그렇게 떠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꺼이꺼이 목 노아 울고 싶어도 울지도 못하는 것은 너무도 많은 슬픔을 견디어 내야 된다는 것을 낙엽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벗들과 함께 떠나가는 슬픔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생각할 겨를이야 있었을까. 왼 통 들어내어진 몸뚱이는 차가운 포도 위로 내던져져 무정한 발끝에 어디로 가나. 모든 것은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잊힐 것이지만 그 기억 속에서 아주 멀어질 것이라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가을비 속으로 쓸쓸히 떠나는 낙엽. 지금 이순간도 누군가는 떠나면서 누군가는 다시 만날날을 기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남과 이별을 동시에 안고 오는 무정한세월.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
Yesterday, When I was young - Roy Clark (한국어 자막)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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