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값은 똥값인데 / 한병석
충남 아산시 염치읍내에
때깔 고운 한우가 득실거린다는 소문이 있어
지나는 길에 일부러 들렀다
소문은 과장이 아니었다
거리 이곳저곳에
저마다 한껏 멋을 부린 한우들이
지나가는 손님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이것도 꼴깍, 저것도 꼴깍
그중에 젖가슴이 제일 실해 보이는 한우 집에
꼴깍거리며 들어갔다
자리에 좌정하고 메뉴판을 살피는데
똥값에서 금값으로 변해있는 고깃값에
시선이 갈 데가 없다, 어쩌랴
젖가슴이 탱탱한 한우를 아무 때나 구경할 수 있나
가까스로 정신 차린 눈이
꽃으로 데코레이션한 것은 언감생심,
그냥 등심을 시켰는데 불판이 별로 할 일이 없다
군침만 겁나게 삼킨 뿌루퉁한 배를
공깃밥 하나로 간신히 달래고,
황망하게 읍내를 빠져나오는데
"염치읍내" 안내표지판이 그제야 제대로 보인다.
"염치없네"
첫댓글 정말 염치 없는 곳이군요. 어제 뉴스에 소값이 조금 올랐다고 합니다. 또 메뉴판 가격이 바뀔 것 같습니다. 염치없이...ㅎㅎ
소고기는 비싸야 맛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그래서 .....ㅎㅎ
기분은 별루지만, 염치읍내가 이채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