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사랑하는 성도님들 가운데 충만히 임하시길 소망합니다. 중앙교회에서 열린 제 53회 정기 총회를 하나님의 은혜로 잘 마쳤습니다.
사실 좀 힘들었습니다. 교단이 지난 6월 22일 제52차 1회 임시총회에서 여러 사유로 김은섭 총회장을 해임시켰습니다. 그러나 해임된 김은섭 총회장 측은 루터대학교에서 별도의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교단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67명의 총대(해임된 김은섭 목사측 총대 포함한 전체인원)중 44명이 중앙교회에서 열린 정기 총회에 참석했고 위임한 두 총대를 더하면 46명입니다. 68.65%의 총대가 참여한 것입니다. 여러 사정으로 양쪽 총회에 참석 안하신 분들을 빼면 루터대학교에 모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정상적인 총대들은 몇 안될 것입니다.
쟁점은 김은섭 전총회장이 총대 과반수 이상의 서명 요구로 ‘총회장 해임안’을 상정한 임시총회를 열 수 밖에 없게 되자, 전날인 6월 21일 총회장 직권으로 그동안 여러 이유로 실행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되고, 제52차 정기총회에서 징계가 추인된 분들을 사면 복권 시킨 것입니다. 어떤 모임과 기관에서도 이렇게 중대한 일을 총회장 단독으로 직권 사면 복권시키는 예는 없습니다. 사면 복권된 분들 중 다수를 임시총회에 참여케 했고, 총대로 받아들여 임시총회가 파행된 것입니다.
정기총회는 교단의 모든 총대들이 모여 기도하며 논의하고 최종결의의 권위를 갖는 교단 최고 의결기구입니다. 그 기본은 총회가 정한 자격을 갖는 총대들이 모이고 결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총회헌법에 따라 운영되어야 합니다. 총회가 징계한 분들에 대해서는 징계가 정한 규정에 따라 총회 참석과 발언이 제한됩니다. 총회장 1인 마음대로 실행위원회가 확정하고 정기총회에서 추인된 징계를 사면 복권시키는 일은 세상 어느 교단에서도 없는 일입니다. 총회장 마음대로 사면 복권시켜 총대로 참여케 할 수 있다면, 선거관리위원회나 실행위원회, 정기총회 결의도 다 필요없게 될 것입니다.
물론 대다수 총대들은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당시 임시총회 장소였던 루터대학교 대강당 옆에 있는 팔복교회로 임시총회 장소를 옮겨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회원점명, 총대 확정 등 총회법규에 따라 임시총회를 진행했고, 김은섭 목사를 총회장에서 해임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난 10월 5일 – 6일 각각 총회가 열린 것입니다.
금번 정기총회에서 총회장 해임을 다시 추인했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선거를 통해 총회장 홍택주 목사(베델교회) 부총회장 김진환 목사(부산신일교회) 서기 박상태 목사(왕십리교회) 영문서기 최태성 목사(대조동교회) 회계 박정기 목사(대전제일교회) 실행위원 곽원상 목사(제자들교회) 김영삼 목사(전주교회) 김호진 목사(서울베델교회) 김태훈 장로(팔복교회) 노승팔 장로(평택교회) 백승일 장로 (왕십리교회) 감사 송창민 목사 (빛고을교회) 박종열 장로(예수사랑교회)가 선출되었습니다. 물론 해임 총회장 측도 실행위원과 감사를 선출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아직 징계 중인 분들도 있습니다.
한편 그동안 해임된 총회장이 임시총회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아 ‘총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해임 총회장 측은 가장 변호사 수임료가 비싸다고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의 법무법인 000을 변호인으로 구성했고, 우리 측은 중앙루터교회 장로님이 속한 00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구성했습니다. 무엇이 그리 두려워 수임료가 우리나라 최고로 비싸다고 알려진 법무법인을 썼는지는 생각해 보시면 알 것입니다. 해임된 총회장 측에서는 우리가 000법무법인을 썼으니 이길 것이라 확신에 차서 교단 총대들을 회유하려는 분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000법무법인이면 다 된다는 마치 000법무법인을 하나님으로 여기고 섬기는 듯한 태도에 씁쓸했습니다. 아쉽지만 정기총회 도중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역시 000법무법인의 힘이 좀 가벼운 가처분 결정에서는 힘이 막강하긴 한 가 봅니다. 예전 재단법인과 총회가 독립된 기관이라고 법리다툼을 할 때도 가처분에서 졌고, 본안 1심도 졌지만 상급법원은 명확하게 판결해 주었습니다. 가처분 기각 결정에도 참석한 총대들은 전혀 동요되지 않았고, 회무를 잘 마쳤습니다. 물론 즉시 항고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하여 항고 예정입니다. 어떤 분들은 답답한 마음에 우리도 최고의 법무법인에 맡기자고 했으나,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맡기고 나갈 것입니다.
해임된 총회장이 보낸 메일을 보니 중앙교회에 참여한 총대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저는 종교개혁의 후예로 불의와 부정에 맞선 루터란임을 늘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우리 루터교단이 어찌이리 되었는지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하지만 선하신 하나님께서 교단을 회복시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제 개인과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는 총회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교단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주님이 가라고 하시는 길을 걷고자 합니다. 말도안되는 총회장 단독 직권으로 불법으로 사면 복권된 총대들과 이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수 천명이 모여 저를 징계한다고 해도, 저는 교단을 바로잡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고 기도하며 나갈 예정입니다.
제가 얼마전 설교에서 에스더 이야기에서 깨달은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에스더가 페르시아의 왕후가 되었을 때, 유대인들을 진멸하려는 하만의 계략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사촌 모르드개는 네가 왕후이니 유대민족을 위해 왕에게 간절히 구하라고 전갈을 보냈습니다. 그때 에스더는 왕의 부름이 없이 함부로 나갔다가 금규를 받지 못하면, 자신이 죽을 수 있고, 왕이 자신을 부른지 30일이 넘어 어렵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때 모르드개가 다시 회신합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이 말을 듣고 에스더는 기도부탁과 함께 ‘죽으면 죽으리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왕앞에 나아갔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사역을 저 편하자고 회피하면, 누군가 다른 사람을 세우실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멸망할 자가 되는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입니다. 앞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자면 힘든 일들도 있겠지만, 무거운 멍에와 십자가는 사실 주님이 곁에서 함께 다 져 주실 것입니다. 선하게 돌보시는 예수님이 늘 함께 동행하며,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삶은 이 땅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천국 소망가운데 구원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대한 기쁨과 감사의 마음만 가지고 함께 어두운 터널을 격려하며, 헤치고 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은혜 주실 것입니다. 정말 세상에 빛과 소금처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루터교단이 되기를 함께 성도님들이 기도해 주시길 감히 청원드립니다.
2023년 10월 7일 대조동루터교회 최태성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