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해상 국립공원의 해안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곰소'라고 불리는 아주 자그마한 항구가 나온다.
동해안의 깊고 푸른 바다와는 맛이 틀리지만
기암 괴석으로 이루어진 친근감 드는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산과 바다가 같이 어우러진 주홍색 저녁노을을 잔잔한 눈길로 바라 볼 수 있는
서해안의 전형적인......... 참으로 군침이 도는 곳이다.
서해안에서 많은 해산물 양식장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곰소도 역시 그 일대 해안선 전부가 대하(왕새우)양식장으로 바다를 메우고 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부터 초겨울인 11월까지가 대하의 수확철인데
이 무렵쯤 그 쪽 지역으로 가다보면 대하 양식장에서 직판장을 설치 해놓고
바다를 찾는 사람들의 발목을 여지없이 잡아당겨 왕새우 요리의 참 맛을 느끼게 한다.
찾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대하 양식장 수가 많은 것과 비례해서 길가에 늘어선 양식장 직판의 '대하소금구이'집이 즐비하다.
일년중 대하의 수확철에만 구경할 수 있는 냉동되지 않은 왕새우 요리의 참 맛을 보겠다고
해마다 이맘때 이 곳에는 사람들이 바글 바글 댄다.
몇해전부터
곰소뿐 아니라 변산반도 부근의 왕새우 양식장들이 바다수온의 급변화와 바다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양식장의 대하가 폐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그런 곰소의 양식장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곰소에 있는 왕새우 직판장은 여전히 성업이었다.
그 곳 양식장 직판장에서 팔고 있는 새우들은 목포나 서산등 다른 곳에서 공급되어 온 것들인데도
이상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시내에서 사 먹지 않고
곰소까지 일부러 가서 새우를 사먹는다는 것이다.(가격도 별 차이 없음)
물론 바람도 쏘일 겸 겸사겸사 해서 그 곳까지 가기도 하겠지만
"역시 왕새우는 곰소에서 먹어야 제 맛이라니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왕새우 수확철에는 새우 한 마리 나지 않는 곰소 근처가 서울 남대문 옷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 사람들에게는 어디에서 나온 새우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디에서 먹는 새우이냐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한창 대하의 수확철이지만 올해 역시 안타깝게도 대하 양식이 거의 전멸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 역시 콘크리트와 욕심냄새에 쩌들은 포장만 번지르한 도회지의 왕새우보다는
부드럽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있고
진짜 바다냄새가 물씬 배어있는 곰소의 대하소금구이를 먹으러 가게 될 것이다.
심지어 음식의 맛조차도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좌우를 하는데
우리가 얻고자 하는 행복의 맛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남기고 싶은 한마디 말.
"왕새우가.... 왕새우다워야... 왕새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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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맛있겠다,,,,,좋은 날 되세요
쩝~~~
올해는 자연산대하가 풍년이어서 양식장은 울상이랍니다... 새우좋아하시는분들 많이드세요...^^*
헛~ 새우.....아픔이.....
조위에 새우 가 맛있게 생겼네요. ....ㅎ 입맛맛 .. 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