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합천으로 귀농한 새별입니다.
귀농을 실행에 옮기면서 제대로 된 땅, 옮겨갈 집도 구하지 않고,
덜컥 합천이란 곳에서 농사 지으면서 살겠다고 회사를 그만둔 것이 작년 1월이였습니다.
그리하여 합천으로 옮겨오기까지 7개월이상이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도 만나 뵙기도 했었는데, 도로에 허비한 시간도 많았었네요.
풀천지 선생님 댁을 방문했을때, 귀농지를 정하는데, 집중집중해서 도로에 허비하는 시간과 돈을
아끼라고 하셨던 말씀을 떠올리면서도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점 많이 반성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합천으로 이사온 지 어느덧 만 4개월이 넘어섰습니다.
현재 빈집을 무상임대로 살고 있구요.
밭은 아직 매입하지 못했고 마을어르신들이 빌려주신 땅으로 농사를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습 사진으로 담아 봤습니다.
7월말에 첨으로 청소하러 왔을때 모습입니다.
마당 곳곳에 옥수수가 많이 있었지요.
푸세식 화장실을 '똥살리기 땅살리기'책을 참고해서 거름 생산용 변기랑 퇴비간을 만들었습니다.
풀천지님처럼 거름을 스스로 만드는 농부가 될려구요. ^^
첨에는 화장실 문도 없어서 얼렁뚱땅 만들어 달았는데, 아직 잘 쓰고 있습니다.
풀천지님 댁 방문했을때 밭 한 켠에 높이 쌓여있던 거름 더미가 참 부러웠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귀농하면 꼭 자가 퇴비를 만들기로 마음 먹었었는데요.
막상 할려고 하니,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왕겨, 미광(쌀겨), 깻묵, 한약찌꺼기, 쌀뜬물 등을 창고에 모아놓고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라 아직 창고에 쌓아뒀는데요.
곧 따뜻해지면 한번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우선은 지난 가을부터 화장실을 비우면서 왕겨랑 깻묵들을 쌓아가며
올 가을이나 내년에 사용할 퇴비더미를 만들고 있구요.
아래 퇴비간도 화장실 비울때 새로 쌓을려고 만들어 봤습니다.
몇 년 비워 있던 집인데다가 구들방은 안 쓴지 오래되어 벽이 갈라진 곳이 많이 있어
주변에 있는 흙을 구해다가 틈을 막는 모습입니다. 첨에 이 구들방을 창고 비슷하게
사용할려고 했었는데, 겨울이 되니 저희 가족들에게 아주 좋은 생활 공간이 되었습니다.
집 담벼락에 자생한 율무를 수확했습니다. 귀농 후 첫 수확이네요.
돌 보지 않아서 그런지 쭉쩡이가 많아 내년 씨로 쓸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습니다.
전체 학생 수가 36명인 가회초등학교에 큰 아이가 다니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가 속한 4학년은 전부 8명이구요.
아래 사진은 9월 학예발표회때 3~4학년 아이들이 준비한 카드섹션 장면입니다.
마을 어르신이 부치시던 밭을 저희에게 넘겨 주셨는데,
150평 남짓이구요. 빌린 집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틈만 나면 가는 곳입니다.
지금은 사진의 거름포대 있는 부분에서 부터 마늘이랑, 양파랑, 밀을 심어 놓았습니다.
첨으로 하는 손쟁기에 땀 삐질흘려가며 골을 탔는데, 삐뚤빼뚤입니다.
같이 따라간 둘째 새연이는 마냥 좋기만 합니다.
양파를 심는 모습입니다. 아직 손쟁기가 손에 익지 않고, 아이 엄마랑도 호흡이 맞지 않아 혼자서 했습니다.
내년 저희 먹거리용으로 조금 밀을 뿌렸습니다. 둘째놈 아토피도 있구 해서요.
마늘, 양파, 밀 심고 남은 자리에는 산에서 해 온 깔비랑, 왕겨로 흙을 덮어주긴 했는데,
왕겨는 바람에 날려 흙이 많이 드러나더군요. 깔비는 왕겨보다는 흙 위에 잘 남아 있었습니다.
이사온지 약 2달 만에 가족들과 근처 황매산에 올랐습니다.
저희 가족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비는 맘으로...
집 마당 텃밭에 뿌렸던 무우를 수확해서 부산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드렸습니다.
무우를 받으신 어머니께서 눈물어린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더군요. 무우를 받고 우실 뻔 했다고...
이사 전에 집 수리때문에 다녀가면서 심은 배추는 신경을 많이 못 쓴 탓에 속이 차지 않았지만,
결혼 후 첨으로 아이엄마와 함께 김장을 담아 봤습니다.
주변 산에서 봐 뒀던 나무를 트럭에 싣고 가져왔습니다.
땔감용으로도 쓰고, 앞으로 지을 흙집의 자재로도 쓸려구요.
흙집 벽체용 나무입니다.
산에서 가져온 나무를 잘라서 말리는 중입니다.
12월에는 이곳 합천에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우체부 아주머니(?)가 우체통하나 있으면 좋겠다하셔서(마당이 넓어서 불편하신 모양이더군요)
제가 집에 있는 나무로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시골 생활이 있으면 있는데로 쓰고 없으면 주변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 쓰게 되더군요.
우체통을 달아놓으니, 씩 한번 웃으시면서 우편물을 넣어주시더군요.
아이들이 대구 아파트 생활하다가 불편한 시골 집에 살게 되어 낯설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개를 한마리 분양 받았는데,
이놈 팔자가 상팔잡니다.
지난달 추위에 무척 힘들어 하더니, 설 이후 따스한 날씨에 퍼져 누워버렸습니다. ^^
올해부터는 봄 농사부터 첫해 농사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아이엄마랑 아이들과 밭에 뭘 심을지 막 생각해 내고,
키울 작물에 대해 주변분들에게 묻기도 하면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땅과 하늘을 믿고 자연의 순리대로 욕심부리지 않고
땅을 살리는 농부가 되어 보고자 합니다.
첫댓글 귀농을 축하드립니다.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저도 전원에 살면서 60평정도 텃밭을 가꾸고 있지만 좀더 넓은 밭을 늘 동경하며 부러워 합니다.재래식 변기의 깜짝 변신 잘 봐 두었다가 지방으로 귀농하면 구들방에 재래변기 꼭 만들 겁니다
배추 무우 첫농사가 저렇게 잘돼네요. 저는3년차인데 무우가 아직도 달랑무우 수준입니다. 올해부터 산위의 낙엽 긁어 덮어주고 퇴비 만들기 극성을 부려 봅니다.저는 직업이 있어서 시간이 넘 없네요. 얼른 은퇴 하길 기도합니다.직장이 은퇴도 없는 직장이라...
블레싱님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조금씩 배워가면서 무리하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는 삶을 만들어갈려고 합니다.
퇴비도 만드시고 열심이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좋은 정보 서로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뭉클한 반가움으로 안겨오는
새별 가족의 소박한 귀농 일기는
아릿한 감동이었네.
하나하나 얘기하고 싶은것이 많지만
주변 농부님들께 하나 하나 물어보고
천천히 해나가야 될테니 응원하는 마음만 함께 할 뿐이네.
보고싶은 민경이랑 귀여운 세연이의 모습도
너무 반갑기 그지 없는데
자신의 집과 땅을 장만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가 없는것 같네.
이것저것 궁금한점이 많을텐데
가끔 전화도 주고
가끔 이렇게 반가운 소식도 전해주게.
제수씨에게도 풀천지의 안부를 전해주고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즐거이 노는 일부터 천천히 시작하시게.
좋은 모습 올려주어 너무 고맙네.
부족한 글에 힘이 되는 말씀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집과 땅이 없어 아쉬운 것이 많지만,
즐겁게 즐기면서 하나하나 만들어갈려고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닿는 좋은 땅이 생길거라 믿으며
서두르지 않으려구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
가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새별네 가족도
행복한 가족의 힘으로
귀농의 세월을 잘 헤쳐나가리라 굳게 믿는 바이네.
자주자주 소식 올려주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