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볼
타자들이 가장 겁내는 구질이 커브 볼(Curve Ball)입니다. 커브볼은 무회전이므로 타자입장에서 보면 직구와 똑같이 보이다가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실밥이 선명하게 보이며 뚝 떨어집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뛰어난 커브 볼을 던질 줄
알면 그보다 큰 무기는 없습니다. 그것도 빠른 커브볼, 중간 빠르기의 커브 볼, 느린 커브 볼을 구사하면 아무도 제대로 쳐낼 수 없습니다. 커브는 다른 구질과는 다른 팔 동작이 필요하고 완전히 익히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사용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신 슬라이더가 대중화되고 있지요. 하지만 오히려
이 점이 현대 야구에서 커브 볼의 이점을 더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젊은 타자들일수록 커브 볼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 입니다. 커브 볼은 타자의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휘어지는 공이 아니고 쭉 들어오다가 그냥 떨어지는 공입니다. 마치 테이블 위에서 떨어지듯이, 요즘 투수들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바깥쪽으로
휘게 던집니다.
변화가 심할수록 타자에게는 치기 어려운 공이 될 테니까요. 커브 볼은 홈 플레이트 150cm 앞에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흔히 폭포
물이 떨어지는 듯한 커브 볼을 던지는 투수들도 있습니다. 커브를 던질 때 팔의 회전을 자전거 바퀴를 연상하면 됩니다. 팔꿈치가 바퀴의 축이 되고 팔꿈치
아랫부분은 바퀴의 살이 되는 것입니다. 중심 역활을
하는 팔꿈치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공을 쥔 손을 축을
따라 회전시킵니다.
어린 투수들에게는 팔꿈치를 의식적으로 조금 들어올리라고 말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지만, 그렇게 하면 팔꿈치가 제자리에서 이탈하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아랫쪽으로 강한회전을 줄 수도
있습니다. 팔의 회전이 다른 것처럼 손목에서 공을
놓은 것도 다릅니다. 손목은 손목 아랫부분에 비해 5도 에서 10도 정도 치켜올립니다. 또한 다른 구질이
대부분 손끝으로부터 빠져 나가는 데 비해 커브는 엄지와 검지 사이로 빠져 나갑니다. 동작이 이처럼 다르기 때문에 타자들은 커브 볼을 던지는 순간까지 다른 공을 던질 때와 차이가 없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커브 볼은 보통 직구보다 속도가 시속 16km 정도 느립니다. 그러면 커브 볼을 잡는 법을 알아봅시다. 가운데손가락을 실밥과 나란히 잡고 집게손가락을 곁에
놓습니다. 또 마지막 순간까지 강한 회전을 주기 위해 공은 꽉 쥐는 게 좋습니다. 엄지손가락은 투수에
따라 다르게 놓습니다. 관절에 힘이 들어가게 쥐는
투수가 있는 반면, 엄지 끝에 힘을 쥐는 투수도 있습니다. 엄지 관절에 힘을 주는 쪽이 좋은데, 그것은
더 많은 회전과 날카로운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투수들이 엄지 관절에 힘을
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가장 오래된 변화구이고 그에 따라 가장 보기 쉬운
변화구이기도 하지만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특히 박찬호 선수처럼 빠른 공을 가진 투수가 커브볼을 잘
던진다면 대단히 위력적입니다.
커브볼은 익히기가 약간 어려운데 그것은 다른 구질의 공을 던질 때와는 팔의 동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던지는 방법도 역시 정해지진 않았고 여러 가지
그립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밥의 끝부분에 나란히 둘째 손가락과 셋째 손가락을 대고 엄지 손가락은 대략 회전을 많이 주기 위해서 힘을 바짝 주고 반대쪽 실밥을 잡습니다. (엄지 손가락은 투수들에 따라 차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팔꿈치는 가능한
한 고정시키고 공을 쥔 손은 팔꿈치를 축으로 회전시킵니다.
글로 설명을 하려니 설명이 좀 부실해지는군요. 처음
커브볼을 던져보면 제구가 잘 되지 않긴 합니다. 그리고 손목 동작도 다른 구질과 다른데 손목을 약간
올립니다. 팔꿈치도 대체로 들리는 경우가 많고, 공을 놓는 지점이 엄지 손가락과 둘째 손가락의 사이가
됩니다. 아무튼 말로 하려니 어려운데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군요.
커브볼은 일반적인 직구보다 10mph 정도 그러니까 대강 16km/h 가까이 속도가 느립니다. 투수가 던지는
공이 커브냐 아니냐 하는 것은 대략 궤적으로 알 수가 있는데 우선 약간 휘면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슬라이더와 가장 다른 점은 슬라이더가 횡으로
변하는 개념인데, 커브볼은 종으로 떨어진다는 것이죠. (물론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서 입니다.) 그런데
드롭성 슬라이더나 심지어 포크볼같은 구질과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 TV 중계에서 해설자도 종종 틀리곤 하죠. KBS의 H위원(^^)은 슬라이더와 착각하는 경우만 있는데 비해 MBC의 H위원(^^)은 포크볼과 커브볼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물론 슬라이더나 커브볼은 던지는 투수말고는 누구도
단언할 순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인 차이는 공이
변하는 지점입니다. 슬라이더는 커브볼에 비해 훨씬
늦게 변화가 일어 납니다. 커브볼은 일반적으로 홈플레이트 앞 150cm 정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데, 슬라이더나 너클 커브볼 등은 더욱 타자 가까이 와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만큼 공략하기도 쉽지 않느냐 하지만 빠른 커브, 파워 커브볼과 느린 커브볼, 드롭성
커브볼과 횡으로 변하는 커브볼 등, 다른 종류의 커브볼을 던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의 위력을 떨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인 이대진 선수도 역시
떨어지는 커브를 많이 구사하는 편이지만 제가 확인한 것만 해도 두 종류 이상(?)의 커브볼을 던집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커브볼을 잘 던지는 투수라면 St.루이스의 대럴 카일과 밀워키의 제프 다미코, 예전 보스턴 레드 삭스 마무리 톰 고든 등의 선수들을 꼽을
수 있겠군요.
첨가할것도 없는데 첨가하자면 데이빗 웰스의 커브도
수준급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