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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프리즘]단막극 살아야 연속극 산다 | ||||||||||||||||||||||||||||||||||||||
[헤럴드경제 2005-04-08 12:17] | ||||||||||||||||||||||||||||||||||||||
MBC `베스트 극장`이 8일을 끝으로 6개월간 중단된다. 이미 지난해 SBS가 `오픈드라마 남과 여`를 폐지한 상태여서 이제 지상파에서 단막극은 KBS `드라마시티`뿐이다. 단막극은 개편 때마다 시청률을 이유로 편성시간은 물론이고 이름까지 바뀌는 판이다. 단막극이 존재하는지 모르는 시청자도 많다. 단막극을 홀대하면 그 피해는 결국 연속극을 비롯한 드라마 전체에 돌아온다. TV의 단막극은 영화의 단편영화와 같다. 젊은 감독이 단편영화에서 실험을 거쳐 장편 극영화에 진출하듯이(`말아톤`의 정윤철 감독도 단편영화 감독을 거쳐 이 영화로 장편에 데뷔한 것이다) 단막극은 신인 PD와 신인 작가, 신인 연기자를 키우는 드라마의 젖줄이요, 청정구역이다. MBC가 `다모`, `앞집여자`, `옥탑방 고양이` 등 당시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드라마로 시청률과 작품성을 확보한 것도 `베스트 극장`이라는 젖줄을 통해 단련된 작가들 덕분이다. KBS `낭랑 18세`와 MBC `앞집여자`는 애초에 단막극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신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일컬어진 `베스트 극장` 중단 소식으로 드라마 작가 지망생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스타가 된 지진희가 연기자로 발견된 곳도 MBC `베스트 극장`이다. 한때는 단막극을 하려고 드라마 연출에 지원한 PD도 많았다. 단막극에서 작가주의 작품도 많이 나왔다. 서정미가 물씬 풍기는 단막극을 연출한 황인뢰 PD는 `베스트셀러 극장`이 배출한 걸출한 영상파 감독이었다. MBC의 한 중견 PD는 "지금 당장 무인도로 쫓겨간다면 어떤 작품을 가져가겠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연출했던 `베스트셀러 극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건 구세대 PD 얘기다. 요즘 PD들은 단막극에서조차 미니시리즈의 트렌드를 의식한다. 처음 한두 작품은 자기 색깔을 보여줬는데 시청률이 안 나오면 세번째부터는 스스로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 `드라마공화국`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연속극 얘기다. 드라마만 가지고서도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선진국은 단막극과 한편마다 완결 구조를 갖춘 시추에이션 드라마를 선호하는 데 반해 후진국 시청자들은 연속극 위주로 시청한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원용진 교수에 따르면 연속극은 기다림을 미학화한 장르다. 기다림의 즐거움을 못 느끼는 시청자는 일일, 주말연속극 같은 연속극을 즐길 자격이 없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며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 나온 것이 16부작 안팎의 `미니시리즈`나 `드라마 스페셜`이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시청률 싸움이 불가피하다. 주인공을 불치병으로 죽여서라도 시청률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시청률의 엄격한 잣대를 단막극에까지 적용하는 현행 평가시스템은 개선돼야 한다. 단막극은 다양한 소재의 개발과 실험이 불가능한 연속극의 단점을 보강해주기 때문이다. 단막극을 없애고 드라마의 수준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순수미술은 외면한 채 디자인을 발전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한류를 겨냥한 연속극들이 오히려 드라마를 망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드라마가 동아시아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끌려면 완성도 높은 단막극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드라마 폐인`들이 단막극 살리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 때인 것 같다.
요즘은 이런 글들이 눈에 띄네여... 그래서 올립니다. 보라색 부분의 이야기가 맞는 듯 싶어요... |
첫댓글 난 50부작이 넘는 연속극은 정말 지쳐서 못 보겟던데,,,하루이틀 드라마를 빼먹어도 내용에 전혀 지장도 없구,,,전 한국도 미국처럼 영화같은 단막드라마들이 많았음 좋겟어요..
공감 만땅이이에요.. 안타깝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근시안적이고 눈앞의 이익만을 따지는 방송국...정말 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