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분열한다. 이 세상은 보수가 다수이다. 특히 한국에서 진보는 매우 소수이다. 그런데 그 소수인 진보가 분열한다. 작은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갈라선다. 그러니 더 약해진다. 등을 돌릴 때에야 이유도 있고, 명분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만의 이유이며, 자신을 위한 명분이다. 세상을 위하고 민중을 위하는 대국적 통찰이 없다. 자신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진보는가 분열하는 것은 배부른 투정일 뿐이다. 전략적 사고없는 속좁은 아집일 뿐이다.
진보는 혼자 나아간다. 스스로 가는 길이 바르기에 앞장만 서면 민중이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 천만에. 민중의 생각은 다르다. 민중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이며 그다음에 생활이다. 저만치 앞에 나아간 진보를 따르기엔 벅차다. 민중의 눈높이에 맞는 비젼도 없고, 눈높이에 맞는 홍보도, 교육도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민중의 옆으로 찬바람을 일으키며 혼자 고고하게 나아간다.난 아직 민중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연설하는 진보주의자를 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실패하면 민중에게 실망한다. 이에 비추어 보수는 얼마나 쉬운가? 잘 살게 하겠다. 규제 풀겠다, 다리를 놓아주마, 아파트값 올려주마, 범죄와의 전쟁이닷.
진보는 도덕적으로 취약하다. 보수의 부정을 비판하며, 정의를 앞세우기에 작은 잘못도 치명적이다. 보수라면 그냥 넘어 갈 일도, 사람이니 그럴 만한 일도, 사람이 많아지면 생기는 일도 치명적인 결함이 된다.
이런 단점으로 진보가 보수를 앞질러 정권을 잡기는 단 한가지 길뿐인데 그것은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 같은 인간이 나와서 어리석게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실권의 교훈을 배워서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지역을 분열 시키고,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며, 법으로 포장해서 진보를 탄압하고, 언론으로 민중을 속이고, 교육을 장악해서 미래 세대를 오염시키며, 자본을 동원해서 민중이 딴 생각을 못하게 할 것이다. 그들은 천년왕국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약은 것이지만 진보는 어리석다. .
세상은 진보나 보수 하나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서로가 장점을 주고 받으며, 단점을 보완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한쪽 날개만 거대하고, 더 튼튼해진다. 이래서야 진보가 그 가치관을 세상에 어떻게 펴며, 보수가 자신의 잘못을 고칠 필요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가. 이것이 천년을 갈 일이야 하겠는가마는 내 죽을 때까지는 지속할 것이다.
내 예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절대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울하다
첫댓글 평화님이 중도보수시라니 반갑네요. 저는 타고난 보수입니다. :-) 성격 검사도 그렇게 나오더군요. 새 것이나 변화를 왠만하면 싫어하는 골수 보수...
"전략적 사고"의 부재... 급진적인 사상/의견/생각을 가진 분들이 대체로 가지는 약점인가 봅니다.
고 이오덕 선생님과 "우리 말글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관해서 논쟁 아닌 논쟁을 잠깐 벌일 영광스런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이런 약점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오! 제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분 중에 한 분이 이오덕 선생님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평화님이 "보수"로 보이시나요? 의외로군요.
"도덕적으로 취약하다"라는 말뜻을 오해하고 계십니다. 원문에 이어지는 글만 잘 읽어보셨더라도 평화님의 의도가 쉽게 파악되었을 테지만, "취약"이라는 말의 뜻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고 계신 듯합니다. 여기서 "도덕적으로 취약하다"는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라거나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 하다"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소위 꼴통들이 진보를 공격할 때 "진보의 도덕"을 걸고 넘어진다는 뜻입니다. 즉, 여기서 "취약"은 나쁘다라는 뜻이 아니라 "공격 받기 쉽고 깨지기 쉽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꼴통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라는 사실/신념은 진보의 마지막 보루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것입니다.
타인의 생각을 너무 쉽게 공격하는 것은,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참으로 쉽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쓸 때 좀더 명확히 부연해야 하나 하다가 길게 쓸 정신력이 없어서 넘어갔더니 그예 탈이 나네요.
좀더 분명하게 적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춘추필법, 머리로만 이해했지 실천을 못했네요.ㅠㅠ
@평화(전현배) 충분히 부연설명 하셨습니다. 그 표현 바로 다음 글을 보세요: "보수의 부정을 비판하며, 정의를 앞세우기에 작은 잘못도 치명적이다. 보수라면 그냥 넘어 갈 일도, 사람이니 그럴 만한 일도, 사람이 많아지면 생기는 일도 치명적인 결함이 된다."
워낙 사회적, 정치적인.. 진보적 말씀들이라..
'지금은 욕하는 사람보다 안아주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라면서 그게 적용이 안되고 있군요
역시 진보는 분열하고 그래서 또 분열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덕분에 나같은 사람도 위글을 찬찬히 읽어 볼수있었으니 이걸 분열의 미덕이라 해야하나요,
근데..
진보를 설명하는 글은.. 역시 어렵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