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제2대 성남대리구장 조원규(야고보) 신부의 은퇴 감사미사가 11월 28일 성남대리구중심 분당성요한성당에서 봉헌됐다.
오후 2시 대성전에서 거행된 감사미사는 조원규 신부 주례, 최덕기(바오로) 주교를 비롯한 10명의 동창 사제 및 교구·수도회 사제단 공동으로 집전됐으며, 수도자와 평신도 등 1000여 명이 참례했다.
미사에 이은 환송식 중 조원규 신부가 41년 전 자신이 선택했던 ‘사제 수품 성구’인 시편 제23장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 23,1) 첫 구절을 굵고 우렁찬 목소리로 천천히 읊조렸다.
‘강론’은 조원규 신부의 동창인 춘천교구 총대리 겸 죽림동주교좌본당 주임 하화식(베드로) 신부가, ‘감사의 인사’는 동창 대표로 최덕기 주교와 아들 사제 대표 곽진상(제르마노·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 그리고 성남대리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김장기(토마스) 회장이 각각 맡았다.
하화식 신부는 강론을 통해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사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동창 사제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창회 이름인 ‘둘둘회’(22명)를 소개하며 “오랜 기간 신학교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긴 세월이 서로의 관계를 진하게 만들었다.”면서, “가장 편안하고 친근한 동창 신부들이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며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원규 신부가 원로사제의 자리에 입성하게 되는 이즈음에, 남은 여정을 하느님의 축복에 힘입어 ‘아쉬울 것 없는’ 성인 사제로서 사시도록 주님께 청원한다.”면서, “막중한 일을 수행해야하는 성남대리구장의 직무를 흠 없이 수행한 것을 보면 ‘조 대감’이라는 별칭이 잘 어울린다.”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하화식 신부는 덧붙여 “‘대감’이라는 호칭은 자신의 안위보다 아랫 사람을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이기에 붙여졌다.”며, 또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게 처리하는 분”이라고 전했다.
최덕기 주교는 ‘송사’를 통해 “지난 41년간 사목자로서 주님의 길을 열정적으로 훌륭히 걸어오신 조원규 신부님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특히 故김남수(안젤로) 주교님이 총재로 계셨던 한국외방선교회의 총장직을 6년 동안 훌륭히 수행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교구가 대리구제도를 도입할 때 조원규 신부님이 나서서 그 산파 역할을 하신 바 있다.”고 말하며, “6개 대리구를 지역적으로 어떻게 나눌지, 대리구중심 본당을 어디에 둘 것인지 등을 고민하면서도 용인대리구청 건립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덕기 주교는 “주님의 종으로서 교회의 사제로서 지난 세월 동안 땀을 흘리셨으니 이제는 조용한 시간을 가지시며 건강을 돌보고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기도 많이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들 사제 대표로 조원규 신부에게 큰 절을 올리기도 한 곽진상 신부는 “저를 신학교에 추천해 주시고, 어렵고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돼 주신 아버지 신부님, 오늘 은퇴 미사를 드리게 되니 한편으로 서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과 신부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고 서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1983년 지동본당에서 첫 신학생이 된 저에게 ‘신학교 생활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면서 ‘나태와 유혹 등으로부터 벗어 날 것’을 환기시키셨다.”고 회상했다.
곽진상 신부는 “은경축을 몇 해 앞둔 저에게 조원규 신부님의 그때 그 덕담은 사제 생활의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아버지를 일찍 여읜 저에게 신부님은 든든하고 자상하신 아버지가 돼 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후배 사제들에게 ‘열정’을 가르쳐 주셨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린이로부터 어르신까지, 가진 이나 없는 이나, 성격이 모난 사람이나 반듯한 사람이나, 누구와도 대화하는데 열정과 성의를 다하셨다.”면서, “군종을 마치시고 가난한 지동본당에서 사목하시던 팔팔한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고 전했다.
평신도를 대표한 김장기 대리구 평협회장은 ‘감사의 인사’를 통해 “조원규 신부님은 신자들과 ‘함께 같이 더불어’ 하는 사람 중심의 사목활동을 펼치심으로써, 교우들에게 아버지·아빠·삼촌과 같은 소탈한 성품을 가지신 분이셨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원규 신부는 ‘답사’를 통해 “그동안 하느님의 은총과 사제·수도자·교우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늘 기도 속에서 만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은퇴 소식을 들은 한 할머니가 “신부님 은퇴하시면 결혼하셔도 되겠네요! 제가 배필을 소개해 드릴게요!”라고 제의했다고 소개해 성전 안을 웃음바다가 되게 한 조원규 신부는, “한 번 사제는 영원한 사제”라고 강조했다.
조원규 신부는 “은퇴 후 거주할 곳이 수원시 영통지역”이라면서, “그곳의 ‘이편한 아파트'인데, 이는 ‘103위 성인들의 전구하심과 천사들의 보호하심에 이 편한 세상에 살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바다를 이뤘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혀 지혜로우며, ‘사람 냄새나는 사제’로 살겠다.”고 말했다.
성남대리구 사무국장 겸 복음화국장 윤민서(미카엘) 신부가 진행한 ‘환송식’에서는, 성남대리구 여성연합회 김순화(마리아) 회장과 성남대리구 축구선교연합회 박찬혁(프란치스코) 회장의 ‘감사의 꽃다발 증정’이 있었다.
성남대리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전연수(베드로) 회장의 ‘영적 예물 증정’ 후에는 성남대리구 청소년국장 김영빈(요한 세례자) 신부의 ‘약력 소개’로 이어졌다.
조원규 신부의 은퇴일은 오는 12월 15일이다.
성기화 요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