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용역경비의 정규직노조 수석부지부장 폭행 사태가 노조의 특근 거부와 사쪽의 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임금협상과 불법파견 특별교섭 초반부터 노사 양쪽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1일 소식지를 내고 "사측이 먼저 비정규직지회 임원과 상집의 자유로운 정문 출입을 보장하기로 한 합의서를 위반했고, 용역경비과장 이범용이 김홍규 수석부지부장이 들고 있던 마이크를 빼앗아 머리와 안면부를 무차별 폭행했다"며 "사측이 자신들의 불법행위와 폭력행위를 감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현장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대차 사쪽은 소식지 '함께 가는 길'에서 폭행 사태가 일어난 지난 17일 시간별 상황을 정리하고 "보안운영팀장이 협의된 비정규직지회 인원 11명에 대해 출입 허가를 확인하는 중 폭력사태가 발생했고, 하청지회 해고자 23명이 무단으로 정문을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장 윤갑한 부사장도 21일 담화문을 내고 "사내 출입금지 가처분된 하청 해고자 23명이 사내 정문으로 무단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울산공장 동호회에서도 호소문을 내 "사내하청 해고자 출입 문제로 촉발된 금번 사태로 인해 고객들과 직원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 가세했다.
현대차지부와 비정규직지회는 "당시 보안운영팀장이 비정규직지회 임원 상집 11명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김홍규 수석부지부장이 단체협약과 합의서에 의거해 비정규직지회 임원, 상집에게 지부 사무실에 가자고 말했는데 용역 경비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폭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비정규직 해고자 23명이 무단으로 정문을 통과했다는 사쪽 주장에 대해서도 "지부 단체협약에 의거, 지부 임원 상집들과 함께 비정규직지회 해고 조합원들이 지부 사무실로 이동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현대차지부는 특히 "폭행 당사자인 이범용은 용역경비과장이라는 직함과 달리 자본이 쥐어주는 돈 몇 푼에 노조 파괴를 일삼는 전문 용역깡패로 밝혀졌다"면서 "17일 당시 마스크로 얼굴과 입을 가린 이범용과 용역경비들에게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사쪽은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2004년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정문, 4공장문, 5공장문 등을 제외한 나머지 출입문의 경비 업무를 GNFM이라는 용역경비업체에 몰아주고 있다. 지난 17일 김홍규 수석부지부장을 폭행한 이범용 경비과장도 바로 이 GNFM 소속이다.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웰비스를 내세워 전 경찰청장 허준영이 회장으로 있던 CQ어넷과 계약을 맺었고, 2010년부터는 현대엠코를 내세워 GNFM이라는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며 "웰비스에서 현대엠코로, CQ어넷에서 GNFM으로 경비 계약이 바뀌어도 이범용과 용역경비들은 동일하게 계속 근무해왔다"고 밝혔다.
또 "2006년 현대차지부가 문화회관에서 성과금 문제에 대해 항의할 때도, 지난 3월 30일 명촌주차장문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대자보를 가로막을 때도, 그리고 이번 폭행 때도 현대차는 이범용 등 용역경비들을 불법 동원해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했다"고 성토했다.
지회는 특히 "용역경비업체 과장 이범용은 자신의 근무지도 아닌 본관정문에 용역경비들을 데리고 나타나 김홍규 수석부지부장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현대?M 용역경비업체는 '노동조합 업무방해를 위한 사설 구사대'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경비업법상 시설경비업무 범위를 벗어나 현대차의 구사대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노조 간부 13명 고소고발
지난 17일 폭행 사태 이후 현대차는 정규직지부 김홍규 수석부지부장과 엄길정 주간2교대팀장, 강병태 비정규직부장, 김익중 노동안전부장, 서진률 조직부장, 최찬준 문화부장 등 6명과 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 김응효, 김성욱, 구정득, 최상하, 이수진 해고자 등 7명을 무더기 고소고발했다.
현대차지부는 "사측은 폭력 사태에 대한 사과 대신 고소고발이라는 2차 도발을 강행했다"며 "노동조합의 특근 거부는 사측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측이 진정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면 폭력 사태의 주범인 이범용을 더 이상 비호해서는 안된다"며 "노동조합의 요구인 공개 사과, 비정규직지회 출입 보장 수용은 물론 이범용과 용역경비업체 GNFM에 대한 계약을 즉각 해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현대차지부는 사쪽이 지난 17일 폭행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와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지회의 조합활동 보장 등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3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번 주말에도 특근 거부를 이어갈지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