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것을 간혹 정확하게 파악해 내는 것이 미국의 언론인가 봅니다. 이번에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보도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나 고양이를 태우는 끌차인 이른바 개모차 판매가 아이를 태우는 유모차 판매를 앞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언론이 한국의 현실을 매우 신랄하게 꼬집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출산률이 최저인 나라로 이미 알려질 데로 알려진 한국이어서 출산률 보도로는 성이 차지 않은지 이제 에둘러 다른 방법으로 초저출산률을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아이 낳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개나 고양이를 키우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한국에는 유모차보다는 개나 고양이를 태우고 다니는 개모차가 더욱 많다는 것으로 한국의 초저출산률의 심각한 상황을 거론하고 있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9월 8일자 보도에서 한국은 신생아 수는 급격히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개 개체 수는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출산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한국의 정부가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개선될 상황은 보이지 않고 대신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젊은이들은 더욱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처음으로 개모차 판매량이 아이들의 유모차 판매량을 넘어섰으며 이런 양상은 올 상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유모차 판매 업소에 따르면 반려견 개모차 판매가 2019년 이후 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한국에서 개모차가 주변의 눈총을 받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아주 익숙한 광경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에서 어린이 금지 구역 즉 노키드존은 늘어나는 반면 식당과 카페에서 반려동물 동반 장소는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사회의 아이 불선호 풍조의 현실을 보는 것같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조사에서 20~49세 한국 여성 2명 중 한 명은 아이를 낳을 의사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자녀 양육에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한국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젊은 세대에게 반려동물 대신 아이를 선택하라고 호소하고 있고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지만 정작 한국의 대통령 내외도 아이가 없이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내 모 신문에서는 그 기사를 인용하며 대통령이 개를 껴안고 누워 있는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이제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는 지적 수준을 넘어 비아냥 거리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시간안에 한국은 지구상에서 소멸하는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세계 인구학자들의 경고에도 한국인들은 눈과 귀를 막고 있습니다. 아이는 낳기 싫고 대신에 개나 고양이는 키우고 있는 상황에 대해 외국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깔봄의 시각이 이 월스트리트 저널기사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어쩌다 한국의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4년 9월 1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