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는 봄을 땅에 심었고
봄은 땅속에서 가을을 불러오고
산은 첩첩이 쌓여 길을 막아도
임향한 애틋한 마음은 막지못하고
인고의 세월 한으로 승화시킨 나락은
속으로는 결실을 잉태했구나
김해 벌판을 뒤덮은 뭉게구름이
태풍 견디어낸 그대에게 미소를 보내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아무일 없었다는듯 너는 시치미를 뚝 띠는구나
마이삭으로 쫄은 밤이 원망 시럽다
아침 출근하면서 사무실 둘러보니
쓰래기만 날라갔다 이거 왠 재수?
천성이 농부인지라 김해벌판이 걱정이라 한바쿠 ~~
내것도 아닌데 주지넓다는 생각에
쪼글랑 시럽지만 우짜누 농부의 아들인데 ... ...
시치미 뚝 띠고 내것맨쿠로 둘러보니
염려한대로 큰 피해는 없는것같다
다행이다 근데 불청객이 또 온다칸다
미친척하는긴지 시치미 뚝 띠는긴지 ... ...
공부항개 합시다
시치미의 유래 ... ...
시치미는 매의 꼬리 깃털 12개 가운데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중앙의 깃털 2개에
매다는 이름표를 말하는데
납작하게 깎아 만든 쇠뿔에
매 소유자의 주소와 이름을
새겨 넣은 다음 방울과 하얀 거위 깃털로
치장을 했다고 한다
시치미를 매다는 이유는
사냥에 성공한 매가 먹이를 다 먹기전에
방울 소리와 퍼덕이는
하얀 깃털로 자기 매를 찾기 위함인데
시치미를 빨리 찾지 못하면 사냥감으로
배를 채운 매는 주인에게
돌아오지 않고 멀리 날아가 버린다나...
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매는
자기 주인에게 먹이를 얻어먹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민가로 돌아오는데
이때 남의 집으로 간 매의 시치미를 떼고
슬쩍 가로채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
시치미를 떼어버리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게 되므로 알면서도 모른척한다는 뜻의
‘시치미 떼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
이웃의 매를 시치미까지 떼어내며
가로챈 이유는 사냥매 한마리가
말 한필하고 맞먹었다니
요즘으로 치면 승용차한대하고 맛먹는다고 하니
굴러들어온 복에 시치미떼기는
서서 식은죽먹기지요 ...
누서 먹으면 언치니까 ㅎㅎ
사진은 마이삭 후의 김해벌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