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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대표 후보로 자리잡은 김문수
한국 정치가 특정 인물 위주로 변화해온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70, 80년대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3김 시대 때는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 세력간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3김의 리더십이 그만큼 중요했다는 이야기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까지는 어느 정도 리더십이 통했던 편이다.
최근 들어 예외가 생겼다. 윤석열과 이재명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정치 리더십을 오랫동안 대중 속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경우가 아니다. 윤석열은 정치 신인으로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은 배후에 경기동부연합이 있고 ‘개딸’이란 팬덤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리더십의 기초는 허약한 편이다.
지금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대에 올라있고, 이재명은 거센 탄핵 역풍을 맞으며 정치적 추락이 막 시작됐다. 조만간 대통령 출마 불가의 법적 심판까지 받게 되면 이재명이 아웃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상 한국 정치의 빅뱅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최근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집중되고 있다. 23일 나온 시사저널의 설 특집 여론조사 결과는 놀랍다. 향후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 김문수가 양자 대결할 경우 이재명 41.8%, 김문수 46.4%가 나왔다. 김문수가 이재명을 4.6%p 앞서는 결과다. 지금까지 여야를 통틀어 어느 후보도 이재명을 앞서는 조사가 없었다. 이번에 김 장관이 처음이다. 다자 구도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지지율 1위인데, 1대1 대결에서 이재명을 꺾는 확실한 후보는 김문수다.
특정한 1건의 결과를 보편화하기는 물론 어렵다. 다만 이번 시사저널의 조사 결과는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던 ‘대중 정치인’에 대한 소환이라는 측면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최근 여러 조사에서도 김문수는 홍준표·오세훈·한동훈·이준석보다 늘 앞서 있다. 물론 12·3 계엄사태 이후 김 장관이 보여준 꼿꼿하고 원칙에 충실한 모습에서 보수 세력의 선호도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의 인식 속에 김 장관이 다른 후보들보다 대중 정치인으로서 더 깊이 각안돼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중 정치인’이란 대중의 검증을 누구보다 오랫동안 많이 받아온 정치인이라는 뜻이다.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과 미움(애증) 속에서 국민과 함께 살아온 정치인이란 이야기다. 이 때문에 대중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부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김문수의 부활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때를 만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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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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