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9월… 갈수록 높이 뛸 ‘2022 우상혁’
세계선수권 이어 아시아경기 예정
도쿄 금메달 탐베리 이미 넘었고 월드스타 바르심도 이젠 겨룰 만
사진 출처 우상혁 인스타그램
이제 또 다른 도약이 남았다.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에게는 올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남았다. 이미 한국 육상의 역사를 바꾼 우상혁으로선 더 많은 족적을 남길 기회다.
먼저 7월 미국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세계선수권. 실외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올림픽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메이저 대회다. 우상혁이 이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다시 한번 한국 육상에 큰 획을 긋게 된다. 그동안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경보 20km 동메달리스트 김현섭(37·은퇴)이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김현섭은 대회 당시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도핑 양성 반응으로 3명의 자격이 박탈되면서 8년 만에 메달을 수령했다. 우상혁이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역대 최고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9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아경기가 열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m28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으로선 명실상부하게 선배인 이진택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다. 금메달을 딴다면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진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위로 이진택(1996 애틀랜타 올림픽 8위)의 육상 트랙·필드 종목 올림픽 최고 성적을 넘어섰고 이진택에게는 없는 세계실내육상선수권 금메달까지 있기에 더 빛날 수 있는 장인 셈이다.
우상혁이 넘어야 할 맞수는 도쿄 올림픽에서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월드스타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이다. 바르심은 이번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엔 불참했지만 우상혁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 유일한 아시아 금메달리스트였다. 이에 따라 이 대회에서 금 맛을 본 ‘유이한’ 아시아 선수들이 아시아경기 무대에서 ‘원 톱’을 다투는 명장면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상혁의 상승세로 볼 때 충분히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우상혁은 ‘1997년’에 멈춰있던 한국 육상의 시계를 바꿨다. 이진택이 그해 전국 종별선수권에서 2m34를 넘어 24년간 멈춰 있던 한국 남자 높이뛰기 기록을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2m35로 경신했다. 지난달 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WA) 실내투어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6을 기록하며 자신이 올림픽 때 세운 한국기록을 불과 6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우상혁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세계선수권과 아시아경기에서도 한국 육상은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김배중 기자